섬섬(纖纖)
【정견망】
고인(古人)들은 대부분 도(道)를 추구하려는 마음이 있었는데 문인(文人)들이 특히 그랬다. 당조(唐朝) 시인 두목(杜牧)의 시 《변하저동(汴河阻凍) 변하가 얼어 뱃길이 막히다》는 바로 시인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이 시는 칠언절구 스물여덟 자로 되어 있다.
“강이 천리 길 초입에 얼면 옥과 요패가 뒤섞인 소리를 낸다. 떠다니는 생명은 얼음 밑의 물과 같아서 밤낮으로 아무도 모르게 동쪽으로 흐른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천 리 운하가 막 얼어붙을 때
옥가(玉珂)와 요패(瑤珮) 소리 달그랑
떠도는 인생은 오히려 얼음 밑 물과 같아
밤낮 동으로 흘러도 아는 이 없어라
千里長河初凍時
玉珂瑤珮響參差
浮生恰似冰底水
日夜東流人不知
“천 리 운하가 막 얼어붙을 때 옥가(玉珂)와 요패(瑤珮) 소리 달그랑”
시인이 여기서 “막 얼어붙을 때”라고 한 것은 날씨가 추울 때 얼음이 얼면 마치 물 흐름이 끊어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대자연은 아주 신기한 일면이 있다. 특히 호수 등은 표면에는 얼음이 얼어도 그 아래에서는 여전히 어류 등이 살고 있다.
물론 여기서 시인이 말하려고 하는 건 이런 뜻이 아니다. 긴 운하가 막 얼어붙어 뱃길이 끊길 때 얼음 아래로 물 흐르는 소리가 옥가(玉珂 주로 말 목에 다른 옥 장식)와 요패(瑤珮 주로 말 허리에 다는 옥 장식)처럼 맑고 낭랑해서 마치 대자연이 연주하는 음악처럼 듣기 좋다는 것이다.
사실은 이것이 오히려 시인의 진실한 감수인데 확실히 얼음이 얼 때 수면 아래로 흐르는 물이 얼음에 부딪치면서 아주 듣기 좋은 소리를 낸다. 이를 통해 시인이 말하고자 한 것은 바로 설령 얼음이 얼어도 강물이 동(東)으로 흐르는 것은 가로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떠도는 인생은 오히려 얼음 밑 물과 같아 밤낮 동으로 흘러도 아는 이 없어라”
여기서 ‘떠도는 인생[浮生]’이란 마치 부평초처럼 아무런 의지할 곳이 없는(특히 마음속의 그런 고독감) 인생을 말한다.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남들이 보기에 자신의 인생이 방탕하고 아무데도 얽매이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자신의 진심은 오히려 밤낮없이 동으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즉, 도(道)를 향하는 견정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수련계에서는 역대로 “부처는 서쪽에 있고 도는 동쪽에 있다”는 말이 있다. 가령 《서유기》는 서쪽으로 향하기 때문에 부처수련을 뜻하고 《동유기(東遊記)–역주: 오원태 원작의 중국고전 소설. 서유기의 영향을 받았으며 ‘상동팔선전’이라고도 한다》는 동쪽이라 바로 수도(修道)를 가리킨다.
수련계에서는 종종 표면만 보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내심이 어떠한지, 즉 심성의 제고를 더욱 중시한다. 마치 우리가 사는 사회처럼 겉으로 보면 모두 하는 일이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다르다. 어떤 사람들은 줄곧 부처를 향하고 도를 향해 마음을 닦지만 어떤 이는 오히려 온갖 악행을 저지르지 않는 것이 없다.
가장 분명한 사례가 바로 오늘날 대법제자(大法弟子)들의 수행방식이다. 이들은 세간에서 수련하기 때문에 가장 착실한 것으로 또한 보다 높이 수련하기 쉽다. 두목의 상황은 이와는 좀 다른데 마치 ‘도를 닦지 않아도 이미 도(道)속에 있는’ 방식과 비슷하다.
우리가 어디에 있든 늘 남을 많이 배려하고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마음속에 선념(善念)을 가지는 것만이 생명이 마땅히 가져야 할 진정한 상태다. 좀 더 명확히 말하자면 매 사람마다 모두 마땅히 부처를 향하고 도를 향하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82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