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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되돌아가는 여행

섬섬(纖纖)

【정견망】

송대(宋代)의 대문장가이지 시인이었던 소식(蘇軾 동파)의 사(詞) 《임강선(臨江仙)•전목보를 보내며(送錢穆父)》에 보면 “인생이란 되돌아가는 여행과 같다”고 했다. 이 사는 읽으면 읽을수록 색다른 맛이 난다. 원래 진정으로 인생은 이러한 것이다.

도성을 떠난 지 세 번 불이 바뀌어
천애에서 홍진을 다 겪었건만
따스한 봄은 의연히 미소 짓네요.
그대는 오래된 우물처럼 파란(波瀾)이 없고
가을 대나무처럼 절개가 있네요.

서글프고 외로운 배 밤을 도와 떠나면
희미한 달과 엷은 구름 배웅할 터이니
술 앞에서 눈썹 찌푸릴 필요 없어요.
인생이란 되돌아가는 여행으로
나 역시 나그네랍니다.

一別都門三改火,天涯踏盡紅塵。
依然一笑作春溫。
無波真古井,有節是秋筠。

惆悵孤帆連夜發,送行淡月微雲。
尊前不用翠眉顰。
人生如逆旅,我亦是行人。

“도성을 떠난 지 세 번 불이 바뀌어
천애에서 홍진을 다 겪었건만”

고인(古人)은 계절에 따라 사용하는 장작이 달랐다. 때문에 삼개화(三改火 세 번 불을 바꾸다)란 말은 계절이 세 번 바뀐 것을 의미하니 1년이 되었다는 뜻이다. 일설에는 한식(寒食)에 불을 껐다가 다시 붙이는 것을 개화(改化) 해석해 삼개화를 3년으로 풀기도 한다. 그런데 두 설에 담긴 내함(內涵)에는 큰 차이가 있다. 고인은 삼(三)을 아주 큰 것으로 여겼고 또 삼을 쓰길 좋아했다. 우리는 흔히 “한번 헤어지면 3년”이란 말을 자주 사용하는데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여기서는 시인의 벗이 멀리 떠나 홍진의 온갖 고생을 겪는다는 뜻이니 여기서는 사실 여러 해를 가리킨다고 보아야 한다.

“따스한 봄은 의연히 미소 짓네요.
그대는 오래된 우물처럼 파란(波瀾)이 없고
가을 대나무처럼 절개가 있네요.”

여기서 시인은 자신의 친구를 진정한 군자이자 고사(高士)로 표현하는데 온갖 고난을 겪은 후에도 여전히 낙관적이고 활달하다는 뜻이다. 옛 우물은 어떤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는 벗의 마음을 말하고 가을 대나무는 벗의 절개를 표현한 것이다.

“서글프고 외로운 배 밤을 도와 떠나면
희미한 달과 엷은 구름 배웅할테니
술 앞에서 눈썹 찌푸릴 필요 없어요”

시인은 아주 오랜만에 벗을 만났지만 벗은 또 먼 길을 떠나려 한다. 밤늦게 멀리 떠나는 것은 원래 시의(時宜)가 적절하지 않은 일인데 게다가 물길로 떠나는 것을 보면 뭔가 말 못할 사연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귀양을 떠나거나 또는 급한 공무(公務)가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상황 하에서도 시인은 여전히 아주 낙관적이다. 소동파는 일찍이 여러 차례 쫓겨나 숱한 고생을 겪은 적이 있는데 아마 시인의 벗 역시 이와 같을 것이다. 두 사람은 또 운명을 같이 한 것이다.

“인생이란 되돌아가는 여행으로
나 역시 나그네랍니다.”

이 구절은 인생에 대한 시인의 깨달음이자 이 시의 화룡점정(畵龍點睛)에 해당한다. ‘역려(逆旅)’란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한데 ‘역경의 여행’으로 해석해 고난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는 ‘여행을 끝낸 후 되돌아가는 여행’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여기서 ‘역(逆)’은 되돌아간다는 뜻이다. 시인은 마지막 행에서 “우리 역시 나그네랍니다”라고 했는데 이는 자신 역시 먼길을 떠나는 벗과 마찬가지로 모두 일종의 고난 속에 있다는 뜻이다.

수련인의 이해에 따르면 사람은 본래 천상(天上)에서 온 것으로 인간세상은 일종 거쳐 가는 과정이다. 천상에서 좋지 못하게 변했기 때문에 인간 세상에 와서 각종 겁난을 거치며 자신을 깨끗이 씻으려고 온 것이다. 그렇다면 인생이란 자연히 한 차례 고난의 여정이다. 사람이 이곳에 온 목적은 바로 언젠가 되돌아가기 위한 것이다. ‘역려’란 바로 되돌아간다는 뜻이다.

인생이란 마치 한차례 고난의 여행과 같으니 인간세상의 집착을 내려놓아야지만 비로소 하루 빨리 아름다운 경계(境界)로 돌아갈 수 있다.

“인생이란 되돌아가는 여행으로 나 역시 나그네랍니다.”

 

원문위치: http://zhengjian.org/node/2825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