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简体 | 正體 | English | Vietnamese

원매의 《복숭아 꽃을 말하다》: 첫꽃과 초심이 가장 아름다워

섬섬(纖纖)

【정견망】

원매의 시 《복숭아 꽃을 말하다》는 첫꽃으로 초심(初心)을 비유했으니 모두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2월 비바람 속에 봄이 돌아오니
복숭아꽃 아래서 세월을 한탄한다.
삼천 그루에 아직 붉은 꽃잎 남아있지만,
처음 핀 꽃의 싱그러움에는 미치지 못하네.

二月春歸風雨天
碧桃花下感流年
殘紅尚有三千樹
不及初開一朵鮮

청나라 시인 원매(袁枚)는 진사에 합격했지만, 벼슬은 겨우 현령(縣令)에 머물렀다. 조정의 인간관계에 익숙하지 않았던 그는 일찍 사직하고 고향에 돌아와 수원(隨園)이란 개인 장원을 만들어 자재하게 살았다. 수원이라는 이름은 아마도 “인연에 따른다(隨緣)”는 개념이 있는 듯하다.

“2월 비바람 속에 봄이 돌아오니
복숭아꽃 아래서 세월을 한탄한다.”

음력 2월에 봄이 돌아와 비바람을 만나지만, 복숭아꽃 아래에서 세월의 흐름을 한탄한다. 이때 시인의 나이는 이미 황혼에 접어들었기에 이런 한탄을 했을 것이다. 비바람이 불었으니 복숭아꽃은 자연스럽게 땅바닥에 흩어진다. 어쩌면 더는 온전한 복숭아꽃를 보기 힘들지 모른다.

비바람에 시달린 복숭아꽃은 완전히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누구나 젊은 시절에는 큰 꿈을 품고 살지만, 시간이 흐르고 삶의 혹독한 현실을 마주할 때면 우리의 꿈은 종종 이루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는다.

“삼천 그루에 아직 붉은 꽃잎 남아있지만,
처음 핀 꽃의 싱그러움에는 미치지 못하네.”

비바람이 지나간 후 삼천 그루에 복숭아꽃이 피었지만 처음 핀 한 그루 꽃만큼 아름답지는 않다. 이때 복숭아꽃은 자연히 만신창이가 되어, 처음 핀 복숭아꽃만큼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진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완벽주의와도 같다.

시인은 자신의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특히 그 시절 그가 지녔던 초심(初心)과 선념(善念)을 더욱 되새긴다. 사람들의 초심은 흔히 다 선량한 것으로 구함이 없지만,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애초 있었던 선념조차 종종 이익지심(利益之心)과 뒤섞이는 경우가 많다. 비바람이 지나간 후의 복숭아꽃처럼, 겉으로는 여전히 생생하고 아름다워 보이지만, 상흔은 여전히 눈에 띤다.

납란성덕(納蘭性德)은 일찍이 자신의 사(詞)에서 “인생이 그저 첫 만남과 같다면[人生若只如初見]”이라고 썼다. 그렇다, 사람이 만약 영원히 늘 그렇게 선량하고 그렇게 순진(純真)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만약 한 사람이 비바람 속에서도 초심을 견지할 수 있다면 정말로 대단한 것이다. 시인은 아마도 해내지 못했겠지만, 그렇다면 우리는 해냈는가?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93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