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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파 시 《어린 아들》: 집에 현명한 아내가 있으면 아무리 힘들어도 힘들지 않아

운희(雲熙)

【정견망】

근심 걱정 모르는 어린 아들,
앉으나 서나 내 옷자락을 잡아끈다.
아이에게 막 화내려는 참에,
철없는 애 아니냐며 마누라가 말린다.
애도 아둔하지만 당신은 더하구려.
즐기면 되지 무슨 걱정이시오.
이 말에 창피해서 돌아와 앉았는데,
술잔 씻어서 내 앞에 내놓는다.
그 옛날 유영(劉伶)의 부인보다 훨씬 낫구나.
구질구질 술값을 따졌다던데.

小兒不識愁,起坐牽我衣。
我欲嗔小兒,老妻勸兒癡。
兒癡君更甚,不樂愁何爲。
還坐愧此言,洗盞當我前。
大勝劉伶婦,區區爲酒錢。

동파가 이 시를 쓴 시기는 아마도 시인의 인생에서 가장 절망적인 순간이었을 것이다. 제목에서 “어린 아들”을 말했지만, 그가 진정하게 표현하고 싶은 것은 아내의 현명한 내조와 자신의 무력감이다.

“근심 걱정 모르는 어린 아들,
앉으나 서나 내 옷자락을 잡아끈다.
아이에게 막 화내려는 참에,
철없는 애 아니냐며 마누라가 말린다.”

아이의 장난은 사실 두 가지뿐이다.

첫째, 장난기가 많아서 아버지와 함께 놀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때 소동파는 아마 마음이 몹시 심란해서 아이와 놀아줄 기분이 아니었을 것이다.

둘째, 식탐인데, 이때 소동파는 경제적으로 아주 궁핍해 아이가 좋아하는 간식을 사줄 형편이 아니었을 것이다.

시인이 막 아이를 꾸짖으려 하는데, 아내가 아이가 철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를 말린다.

“애도 아둔하지만 당신은 더하구려.
즐기면 되지 무슨 걱정이시오.
이 말에 창피해서 돌아와 앉았는데,
술잔 씻어서 내 앞에 내놓는다.
그 옛날 유영(劉伶)의 부인보다 훨씬 낫구나.
구질구질 술값을 따졌다던데.”

아내는 시인에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아이처럼 굴지 말라고 권한다. 즉 더 넓게 생각하라는 말이다. 그러면서 술잔을 씻어 남편이 좋아하는 술을 데워준다.

이 순간, 시인이 표현한 것은 곤경에 처해 어찌할 수 없는 무력감이자 가족의 기둥이 된 든든한 아내다. 그녀는 시인의 고초를 잘 알기에 시름을 달래도록 술을 권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아내의 이러한 행동은 시인에게 분명 깊은 감동을 주었을 것이다.

고인은 늘 책임감이 아주 강했다. 시인은 가족의 어려움을 자신 때문이라 자책했지만, 아내는 깊은 이해심을 보여준다. 남편도 위로하고 또 아이도 달래야 했으니, 정말 쉽지 않았을 것이다.

“유영의 아내”란 위진(魏晉) 시기 죽림칠현의 한 명이자 술꾼으로 유명한 유영의 아내가 남편이 술을 먹지 못하게 하려고 술을 사주지 않았다는 일화다.

오늘날 사람들은 부부 관계에 대해 “같은 숲에 살지만, 큰 난이 닥치면 각자 날아간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진정한 부부 관계는 이런 것이 아니다. 서로 지지하고, 하나가 되어,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것이다.

시인이 선택한 시의 제목 《어린 아들》은 자조적인 의미가 있는데, 고난 앞에서 어린 아이처럼 무기력한 자신의 모습을 부각한다. 반면 아내는 아주 침착하게 상황에 대처한다.

요즘 사람들은 흔히 고대 남성은 가부장적이고 강한 권력을 행사했고, 반대로 아내는 무조건 복종했다고 생각한다. 즉 지금에 와서야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지위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시인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흔쾌히 인정하면서 아내를 존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현대인들의 전통 사회에 대한 견해는 사실 대부분 오해이며 고대 부부들은 서로 돕고 존중하는 의미를 아주 잘 이해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94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