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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완전히 변화시킨 이야기

홍음(洪音)

【정견망】

매년 열리는 어문(語文) 경시대회는 대만 교육계의 큰 행사이자 학교의 핵심 업무 중 하나다. 관례에 따라 각 학교 별로 예선전을 치르고, 우승자만이 현(縣) 경시대회에 참여해 학교를 대표할 수 있다. 올해 주임 선생님은 나더러 “원주민 낭독 경시대회” 지도교사를 맡으라고 하셨다. 하지만 나는 원주민도 아니고 또 원주민 언어를 전혀 모르기 때문에 분명 큰 도전이었다. 하지만 주임 선생님은 “선생님은 제때 연습만 하시면 되고 발음은 원어민 선생님이 도와줄 겁니다.”라고 안심시켜 주셨다. 이 말씀을 듣고 마음의 짐이 반쯤 줄어 들었다.

대회에 참가할 학생은 친구 반 학생인 은혜(恩惠)였다.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 나는 그녀에게서 고요함과 평화로운 기운을 느꼈다. 사실, 그녀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 처음 시작할 때 나는 은혜에게 문장을 충분히 읽고 또 번역해서 내게 읽어 달라고 했다. 다음 날, 은혜가 큰 소리로 읽는 것을 다시 들어보니 은혜는 종종 생각에 잠겼고, 번역도 뚝뚝 끊겼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건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하지만, 원어민 선생님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고, 겨우 진정되었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나는 은혜에게 감동적인 낭독을 하려면 몇 가지 핵심을 파악해야 한다고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했다. 우선 발음이 명확해야 하고, 문장의 의미를 잘 파악해야 하며, 감정의 변화에 따라 억양도 변화가 있어야 하며, 표정도 문장의 의미에 따라 바꿔야 하고 또 말하는 것도 리드미컬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이야기에 몰입해야 하는데 자신이 감동해야만 다른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은혜에게 이런 핵심 내용들을 기억하라고 한 후 다음 날 다시 읽어보라고 했다.

며칠이 지났지만, 원어민 선생님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고, 휴식 시간에 잠깐 나타나 몇 가지 조언을 해 줄 뿐이었다. 은혜의 낭독은 점점 더 유창해졌지만, 여전히 잔물결이나 파도 없이 잔잔하고 감정이 없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해맑았지만, 마치 제3자처럼 활력이 없었다.

나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그녀에게 물었다.

“이 글은 너희 부족의 이야기란다. 그런데 너는 읽고 나서 아무 느낌도 없니?”

그녀는 차분하게 고개를 저었다.

“없어요.”

“그럼. 네가 어린 시절부터 자라면서 느꼈던 희로애락(喜怒哀樂)의 감정을 이 이야기에 녹여낼 수 있겠니?”

은혜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

“저는 아무것도 느껴본 적이 없어요.”

친구는 은혜가 차분하고 조용하며 책임감 있는 아이라고 했다. 나는 그녀가 감정 기복을 보이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고,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명절이면 온 가족이 함께 교회에 갔지만, 그녀는 평일에는 교회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혼자 조용히 성경을 읽는 것을 더 좋아했다. 문득 나는 그녀의 세계가 얼마나 맑고 깨끗한지 깨달았다. 은혜는 어린 시절부터 이렇게 평화로운 환경에 푹 빠져 있었기에, 마음이 고요하고 산만함이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순수하고 소박하게 지내는 것은 흔치 않은 행복이다! 그렇다면, 대회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내버려두자. 순위는 결국 하늘의 배치가 있을 것이다.

대회 당일, 은혜에게 긴장되는지 묻자 그녀는 가볍게 “별로요.”라고 대답했다. 그리고는 “선생님, 제가 여기서 계속 연습해야 하나요?”라고 물었다.

내가 그럴 필요 없다고 고개를 젖자 그녀가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선생님은, 왜 저더러 반드시 상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으세요?”

나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선생님이 너한테 강요한다고 순위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겠지만, 네 부담만 커질 테니까. 우리가 노력한 것만으로도 충분하단다. 순위야 운명에 맡기자!”

내가 그렇게 말하자마자 그녀의 긴장이 사라진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결과가 발표되었고, 은혜는 1등을 차지했고, 나는 우수 교사상을 받았다. 주임 선생님은 기뻐하며 내게 말씀하셨다.

“이 부분에는 원래 참가자 수가 많지 않아요. 가장 실력 있는 수중(秀中)이 일시적으로 병에 걸렸고, 다른 학생들은 긴장한 탓에 성적이 저조했다. 그래서 은혜가 전국 대회에 순조롭게 진출한 겁니다. 전교에서 전국 대회 티켓을 가진 사람은 당신들뿐이니, 더 열심히 노력하세요!”

원래 현 대회가 끝나면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예상치 못하게 더 큰 도전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은혜의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전국 대회 진출은 분명 갈길이 아주 멀었다. 특히 원어민 선생님은 수업 후 몇 분 동안만 간략하게 지도해 주는 정도였으니,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나는 손에 든 상장을 바라보던 중 문득 영감이 떠올랐고 돌파구를 찾았다. 나는 주임 선생님을 찾아가서 말했다.

“전국 대회 지도교사를 원어민 선생님으로 바꿔 주시겠어요?“

주임 선생님이 당황하며 말했다.

“선생님 그거 알아요? 전국 대회에서 입상하면 지도 교사는 표창과 트로피, 보너스를 받고, 설령 입상하지 못해도 상장을 받고, 나중에 학교에서도 포상이 있으니 혜택이 아주 많아요. 게다가 원어민 교사는 시간제 강사에 불과하니 좀 그렇네요.”

나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저는 원주민도 아니고, 원주민 언어도 모릅니다. 상장이며 트로피는 제게 아무 의미도 없지만, 원어민 교사에게는 시간제 교사로서 중요한 자산이자 영광이 될 겁니다. 기왕에 그의 전문 분야니까 보너스와 표창은 당연히 그가 받아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학생도 좋고, 교사에게도 힘이 되고, 학교에도 좋은 일이에요. 일거삼득이죠!”

주임 선생님이 잠시 망설이다 나를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지금까지 이런 일은 처음 겪어요. 진심이죠? 일단 명단을 올리면 나중에 바꿀 수 없어요.”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곧바로 원어민 선생님께 가서 이 사실을 알렸다. 원어민 선생님은 이 말을 듣고 놀라 눈을 반짝이며 곧바로 훈련 일정을 잡았다.

훈련이 강화되었어도 은혜의 목소리는 여전히 밋밋하고 평범했다. 마치 싱겁고 싱거운 양배추처럼, 맛과 향이 없었다. 나는 은혜가 매혹적인 웅변과 복잡한 반전, 그리고 깊은 감정으로 낭송하여 청중을 눈물 흘리게 할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내가 과도한 기대를 내려놓기로 결심한 순간, 은혜의 인생에서 첫 시련을 맞이했다.

그날 아침 훈련을 하다, 나는 눈 앞에 나타난 은혜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짧고 헝클어진 머리카락, 한쪽 눈썹은 빠졌고, 텅 빈 듯 생기 없는 눈빛이 예전의 모습을 잃어버린 그녀가 조그만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더 이상 대회에 참가하고 싶지 않아요.”

나는 충격을 억누르며 부드럽게 물었다.

“선생님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 수 있니?”

은혜는 고개를 숙인 채 오랫동안 침묵했다. 나는 할 수 없이 이미 대회에 명단을 제출했으니, 정말 참여하고 싶지 않다면 기권할 수 있지만 그럼 학교에서 징계를 내릴 수도 있으니 다시 생각해 보라고만 했다.

나중에 그녀의 담임 선생님께 물어보고 나서야 그녀가 가장 친한 친구와 다투고 나서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며칠 후, 은혜를 다시 만나 마을에 있는 교회로 데려갔다. 한낮 교회는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나무 의자에서는 은은한 온기가 느껴졌고,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쏟아지는 햇살이 바닥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이 고요함은 마치 보호받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

은혜는 무릎을 꿇고 오랫동안 기도를 드렸고, 마침내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나지막이 흐느꼈다.

“선생님, 소애(小艾)가 더 이상 저한테 말을 걸지 않아요… 소애는 제가 학교에서 유명인이 되었다고 했어요. 모두가 저를 주목하고, 제가 자기보다 예쁘다고 생각하고, 전국 대회에 나갈 거라고요. 제가 해명하려고 했지만 제 말을 듣지 않아요. 저는 유명인이 되고 싶지도 않고, 제가 예쁘다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대회는 제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요…”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삼키며 말했다.

“그래서 제가 못생겨지면 친구가 남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녀의 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했지만, 서둘러 위로하는 대신 가볍게 고개만 끄덕였다. 잠시 후, 나는 천천히 그녀에게 물었다.

“머리를 자르고 눈썹을 밀고 난 후 소애가 너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니?”

은혜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나는 다시 물었다.

“어느 날 너와 소애의 입장이 반대가 되어 그 아이가 너보다 돋보이면 너는 어떻게 할 거니?”

은혜는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들고 작은 목소로리 말했다.

“저라면 소애가 잘되면 기뻐할 거예요.”

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진정한 마음의 친구라면 서로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의 성취를 기뻐하며 서로의 실패를 슬퍼해야 해. 그래야지만 진짜 친구라 할 수 있지.”

은혜가 멍하니 나를 바라보는데, 마치 바람에 연기가 흩날린 듯 그녀의 눈빛이 다시 반짝였다.

그녀가 나지막이 말했다.

“선생님, 어쩌면 제가 진정한 친구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아요… 그건 단지 제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었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차분하면서도 부드러운 어조로 대답했다.

“은혜야, 평생을 살면서 우리는 많은 사람을 만난단다. 어떤 사람들은 귀한 손님이라 우리에게 영감과 축복을 가져다주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저 조용히 오가는 행인에 불과할 뿐이지. 그들이 우리에게 찬란한 기쁨을 가져다주든, 깊은 슬픔을 가져다주든, 모두 우리 인생의 영양분이 된단다. 하지만 우리는 줄곧 전진해야 하고 이 사람들이나 이런 일들을 가장 좋은 추억으로 간직해야 한단다.”

은혜가 고개를 끄덕였다.

“또 자신을 해친다고 해서 얻는 건 없어.”

은혜가 대답했다.

“앞으론 하지 않을게요.”

이런 감정의 세례를 경험한 후 은혜는 마치 마음이 열릴 듯 했고 마침내 희로애락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깨달은 듯했다. 이 새로운 깨달음과 힘을 얻은 은혜는 무대에 올라가 맑은 목소리로 낭송했고, 마침내 우승 트로피를 안고 돌아왔다. 이 기쁜 소식이 전해지자 주임 선생님은 기쁨에 넘쳤고, 전교생은 영웅에게 바치는 존경의 마음으로 은혜를 맞이했다. 그녀는 또한 현장(縣長) 표창과 부족 원로들의 축하를 받으며 모두의 자랑이 되었다.

나는 평소처럼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 이른 아침 파룬궁 수련반 아이들을 이끌고 법 공부와 연공을 했다. 고요한 아침 햇살 아래, 우리는 두 명의 신수련생을 맞이했는데 바로 주임 선생님과 그의 아들이었다.

교장 선생님(동수)이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했다.

“오(吳) 주임이 그러는데 파룬궁을 연마하는 사람들은 명예나 이익에 관심이 없고, 기꺼이 남을 위하길 좋아한다고 하더군요. 그는 여기야말로 정토라고 생각해요.”

이 말을 듣자 마음속에서 따뜻한 기운이 은은하게 솟아올랐다. 한 차례 대회가 한 아이를 변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아이들의 마음에도 미묘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9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