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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마음이 서로 통하는 당부와 격려 —소동파의 《전목보를 보내며》 해독

청평(清風)

【정견망】

임강선(臨江仙) 전목보를 보내며(送錢穆父)

도성에서 헤어진 지 어느 덧 삼 년
하늘 끝까지 티끌세상을 떠돌았어도
따스한 봄날처럼 의연히 웃는구나
마음은 잔잔하기 옛 우물 같고
절개는 가을의 대나무로구나

一別都門三改火,
天涯踏盡紅塵。
依然一笑作春溫。
無波真古井,有節是秋筠。

슬프다! 외로운 배 밤을 도와 떠나면
희미한 달과 엷은 구름 배웅할 테니
술잔 앞에서 찌푸리지 마시게
인생은 여관 같고
나 또한 길 떠난 나그네라네

惆悵孤帆連夜發,
送行淡月微雲。
尊前不用翠眉顰。
人生如逆旅,我亦是行人。

송사(宋詞) 중에 이별을 노래한 뛰어난 작품이 적지 않지만, 이 작품은 층차가 남다르다. 이것은 수련인인 소동파와 또 다른 수련인 사이의 이별을 다룬 것이므로, 그 경계(境界)는 저절로 다른 세상을 보여준다.

상편(上片)은 오랫동안 헤어졌던 벗을 재회하는 것을 묘사한다. 전목보(錢穆父)는 소동파의 친구이자, 도가(道家) 황로(黃老) 수련술을 신봉했다. 비록 조정에서 벼슬하며 관직 생활의 부침(浮沈)을 겪긴 했지만, 그 역시 수련인이었다.

원우(元祐) 3년(1088년) 전목보가 월주(越州) 지주(知州)로 나갔을 때, 소식이 시를 지어 작별했고 이번에 항주(杭州)에서 다시 모인 것은 헤어진 지 세 번째 해가 되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데, 수련인 사이의 소통은 흔히 말이 많지 않고, 대부분 소리 없는 사유 전감임을 우리는 안다.

여기서 “마음은 잔잔하기 옛 우물 같고 절개는 가을의 대나무로구나”는 이것은 속인 층차의 일반적인 칭찬이 아니라, 소동파가 직접 상대방의 수련 경계를 느낌으로 안 것이다. 수련인은 자신과 동등한 경계 또는 그 이하의 사물에 대해 직접 느낄 수 있으므로, 겉으로는 전목보를 말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소동파 본인도 최소한 이런 경계에 도달했다는 뜻이다.

하편(下片)에서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달밤에 벗을 배웅하는 것을 묘사한다. “슬프다! 외로운 배 밤을 도와 떠나면 희미한 달과 엷은 구름 배웅할테니” 구절은 친구와의 이별에 다소의 슬픔이 있음을 표현한다. 그러나 곧 “술잔 앞에서 찌푸리지 마시게”로 변해 슬픔에서 벗어나 활달하고 호방함으로 전환된다. 마지막 구절 “인생은 여관 같고 나 또한 길 떠난 나그네라네”는 아주 유명한 표현이다.

이 구절에는 두 층의 의미가 있다. 하나는 인간 세상은 여관과 같고 우리는 며칠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이니, 세상의 득실(得失)을 따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두번째로 우리는 모두 수련인이기에 모두 반본귀진(返本歸真)에서 걸어가니 끊임없이 세간의 명리정(名利情)을 내려놓는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소동파가 상대방과 수련 깨달음을 교류한 것으로, 실제로는 전목보의 수련 깨달음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그들의 층차가 서로 맞먹기 때문이며, 동시에 수련의 길에서 용맹정진(勇猛精進)하라는 서로의 당부와 격려이다.

시대는 달라도 수련인의 경계는 흔히 서로 통한다. 이백은 《춘야연종제도화원서(春夜宴從弟桃花園序)》에서 “무릇 천지란 만물의 여관(逆旅)이요, 세월(光陰)은 백대(百代)의 과객(過客)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 모든 사람이 천지 사이의 과객인데, 어찌 눈앞의 짧은 모임과 헤어짐에 얽매이겠는가?

소동파는 여기서 상대방에게 더욱 깊은 층의 진의(真意)를 표현하고자 했다. 비록 우리는 잠시 헤어지지만, 최종적으로 수련해서 원만할 수 있다면, 우리는 속인보다 훨씬 높은 층차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속인 층차에서 다시 헤어지고 재회하는 경계를 훨씬 초월한 것이다.

사람들은 종종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심유영서일점통(心有靈犀一點通)을 말하는데, 이것은 사실 타심통(他心通) 공능이 낮은 층차에서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소동파와 전목보는 진정으로 이러한 공능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그들은 진정으로 마음과 마음이 서로 통할 수 있었다.

[역주: 심유영서일점통(心有靈犀一點通)에서 ‘영서(靈犀)’란 전설 속의 코뿔소 뿔을 말한다. 전설에 따르면 코뿔소의 뿔 중심에 흰색 줄무늬가 있는데, 이 줄무늬가 영험해서 두 뿔의 줄무늬를 대면 서로 통한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두 사람이 만나 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서로 통한다는 의미.]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98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