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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나무, 마음속의 뿌리

하북 장가구(張家口) 대법제자

【정견망】

2012년 새 집으로 이사 왔을 때, 어머니는 뜰 안에 기어이 나무 두 그루를 심으려 하셨다. 한 그루는 산사나무, 다른 한 그루는 해당화 나무였다. 그때 어머니는 일흔세 살, 아버지는 일흔네 살이었다. 우리는 모두 어머니를 보며 웃었다. 집 뜰이라곤 손바닥만 한데, 나무를 심어서 뭘 하시려는 걸까? 하지만 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삽을 들고 한 삽 한 삽 고향의 흙을 새 땅의 구덩이에 채웠다.

나무는 아직 작고, 집은 새것이며, 사람 역시 늙지 않았다.

십삼 년이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갔다. 어머니는 여든일곱, 아버지는 여든여덟이 되었지만, 두 나무는 이미 담장을 훌쩍 넘었다. 산사나무에 열매가 열릴 때면, 빨간 열매들이 가지를 아래로 휘어지게 매달려, 마치 남쪽 나라의 남천촉처럼 가득했다. 해당화가 필 때면, 구름처럼 피어난 꽃잎들이 아름다운 노을 같았고,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가느다란 눈처럼 꽃잎 비가 내렸다.

나중에 어머니는 사람을 불러 해당화나무에 향과(香果) 가지를 접붙이게 했다.

생명과 생명의 이어짐은 이토록 기묘하다. 이듬해 봄, 그 외부에서 온 가지는 정말로 해당화의 몸통에서 깨어나, 다른 종류의 꽃을 피우고 달콤한 열매를 맺었다. 한 나무에 두 가지 피가 동시에 흐르며, 두 가지 맛을 선사했다.

세 아들 내외는 주말마다 반드시 아이들을 데리고 돌아왔다. 뜰은 순식간에 4대의 시끌벅적한 소리로 가득 찼다. 아이들의 목표는 언제나 나무였다. 산사나무 열매는 너무 시큼해서, 하나 맛보면 눈살을 찌푸리고 이를 드러내며 “할머니가 속였죠!” 라고 외쳤다. 그러곤 다시 더 높은 가지에 햇볕을 잘 받아 익은 향과를 노렸다.

이때가 온 가족이 총동원되는 순간이다.

아버지는 반들반들하게 닳은 낡은 등나무 의자를 들고 나오시더니, 휘청거리며 그 위에 올라서려 했다. 어머니는 꼭 옆에서 의자 등받이를 꽉 붙잡고, 입으로는 “노인네가 뼈가 부러질까 겁도 없어요!” 하며 핀잔을 주셨다. 큰아들은 눈치가 빨라 재빨리 ‘지휘권’을 넘겨받고, 둘째 아들은 사다리를 가져왔으며, 셋째 아들은 나무 아래에서 양팔을 벌렸는데, 열매를 받는 동시에 사다리 위에 있는 형을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며느리들은 웃으며, 흔들려 떨어진 알차고 풍성한 선물들을 대나무 바구니로 받았다. 햇빛은 겹겹이 쌓인 나뭇잎을 뚫고 부서지는 금가루처럼 모든 사람의 웃는 얼굴에, 바구니 속 동그란 열매들에 쏟아졌다.

그 순간, 뜰 안에는 ‘4대가 한자리에 모였다’는 추상적인 개념은 없었다. 오직 열매가 바구니에 떨어지는 ‘바스락’ 소리, 아이들의 환호, 그리고 그 두 그루의 침묵하는 나무가 드리워주는 한 조각의 안온한 그늘만 있었다.

나는 문득 어머니의 그 고집을 이해했다.

어머니가 심은 것은 나무가 아니라, 이 집의 미래의 좌표였다. 어머니는 이 새로운 집의 뿌리가 너무 얕아 수십 년간 비바람을 함께 맞은 기억을 담아낼 수 없을까 걱정하셨다. 이 매끄러운 타일 벽이 너무 차가워서, 옛집 마당의 훈훈한 인정을 비춰주지 못할까 염려하셨다.

그래서 어머니는 나무를 심었다.

나무의 뿌리가 우리 가족을 대신하여 흙 깊숙이 박히게 하고, 나무의 해마다 맺는 꽃과 열매가 돌아오는 자식들을 부르는 변치 않는 깃발이 되게 했다. 그리고 그 접붙인 향과 열매가 이 가족의 가장 생생한 은유가 되게 했다. 서로 다른 가지라도 결국 하나의 흙에 뿌리내려 함께 살고 함께 번영하며, 달콤함을 함께 나눈다는 은유 말이다.

나무는 뜰의 깃대이며, 4대가 한자리에 모인 기쁨은 그 위에 펄럭이는 깃발이다. 그리고 이 여든일곱 살의 총사령관인 어머니는 깃발 아래 서서, 당신의 아들, 며느리, 손자들과 증손들을 바라보며, 십 년 전에 미리 설계하셨던 이 생명의 성대한 잔치를 바라보며, 마침내 향기로운 사과처럼 고요하고 달콤한 미소를 지으셨다.

가장 깊은 그리움은 지나온 길을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한 그루 나무의 모습으로 새로운 땅 위에 서서, 뒤따르는 모든 자손들을 위해 미리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나무 가득 달콤한 열매를 맺어주는 것이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9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