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효(唐曉)
【정견망】
우리가 송조(宋朝)를 언급할 때, 아마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는 소식(蘇軾), 육유(陸遊) 같은 유명 인사들일 것이다. 하지만 송조에는 비록 이름 모르는 사람이 없으면서도 정작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지 않는 유명한 재상이 하나 있다. 왕안석의 이름은 우리의 기억 속에서 낯설지 않지만, 정작 그의 사람됨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소씨견문록(邵氏聞見錄)》에는 다음과 같은 작은 이야기가 나온다.
‘왕안석이 첩을 돌려보내다.’
왕안석이 지제고(知制誥)로 승진하자 부인 오(吳)씨가 그를 위해 첩을 하나 사주었다.
왕안석이 그녀를 보고는 물었다.
“너는 누구냐?”
그러자 여인은 “부인께서 나리 곁에서 시중들라고 하셨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왕안석이 “너는 누구 집 사람이냐?”라고 물으니, 여인은 “제 남편은 군중의 관원인데, 쌀을 운송하다가 배가 가라앉아 집안 재산을 전부 털어 배상하고도 모자라 부득이 저를 팔아 보상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왕안석은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부인이 얼마나 주고 너를 샀느냐?”
여인이 “구십만 냥입니다.”라고 하자, 왕안석은 급히 그녀의 남편을 불러 두 부부가 예전처럼 다시 살게 하고, 그 돈을 전부 상으로 주었다.
오늘날의 사람들은 고대의 고관대작들이 모두 첩을 무더기로 거느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며, 많은 이들이 여전히 몸가짐을 깨끗이 지킬 수 있었다. 왕안석을 보면 아내가 사준 첩조차 받지 않았다.
왕안석은 남의 좋은 일을 이루어 준다는 성인지미(成人之美)의 도리를 알았기에 남의 사랑을 빼앗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남의 위기를 틈타 이득을 취하지도 않았다. 그가 재상의 지위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다 까닭이 있었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