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약 제공의 위치에 있었다면
글/ 워싱턴 대법제자 자군(紫君)
【정견망】
어느 날 법을 공부하면서 제공에 관한 단락을 읽다가 문득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제공이 만약 주지(主持)와 시비를 가렸더라면 어땠을까?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나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고 심지어 웃음마저 터져 나왔다. 나중에 나는 또 진지하게 한번 생각해보았다. 과거에 매번 이 단락을 읽을 때면 단지 마음속으로 아, 이 주지가 바로 질투하는구나, 제공의 신통을 질투해서 막무가내로 제공을 쫓아내는구나! 라고만 생각했다. 이것이 질투심인지 알았지만 더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이번에 생각해보니 제공이 절을 위해 그렇게 큰 좋은 일을 했으니 마땅히 공로(功勞)가 있는 것이고 칭찬이나 상을 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는커녕 도리어 절에서 쫓겨났으니 이 얼마나 억울하고 부당한 대접인가! 제공의 능력이라면, 다른 것은 필요 없고 그저 작은 꾀만으로도, 주지에게 교훈을 한번 주는 그런 일은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왜 제공은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면 아마 이럴 것이다. 첫째 제공은 이것이 자신더러 수련하라고 하는 것임을 알았다. 자신의 업을 없애고 덕을 쌓아 공이 높이 자라게 하라는 것이다. 그는 비록 부원신이 수련했고 또 부원신의 통제를 받고 있었음에도 개인의 이익을 위해 신통(神通)을 사용할 순 없음을 알고 있었다. 그는 또 이는 자신의 업이 초래한 것임을 알았을 것이다.
반대로, 이 주지 역시 아주 가련한데 그는 안으로 찾아 자신을 수련하지 못했다. 다시 말해 그의 좋지 못한 마음과 질투심을 이용해 적어도 제공과 악연을 맺었다. 만약 그가 자신에게 이런 일념이 생겼을 때 안으로 찾고 법으로 자신의 마음 깊은 곳을 가늠해 이 질투심을 발견하고 그것을 제거했더라면 나쁜 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럼 아마 한 층차 제고되었을 것이다.
사찰의 다른 사람들도 어떤 이는 질투심이 우러나와 주지에게 이렇게 하라고 부추기고, 어떤 이는 아마 자기 마음에 꼭 든다면서 속으로 기뻐했을 것이다. 무릇 이런 부류에 속하는 사람들에 대해 상천(上天)은 대체로 모두 주지와 같이 대한다. 물론 이런 대우와 처리는 우리 이 공간에서 표현되지 않고 다른 공간에서 드러난다. 바로 덕(德)과 업(業)이 늘어나거나 줄어들 뿐이다. 이것은 마치 은행에 저금을 하는 것처럼 거래장부에 일일이 기록되어 있다. 분명히 잘못임을 알면서도 공정과 정의를 주장하지 않고 방관한 사람들 역시 대체로 어느 정도 처벌을 받을 것이다.
만약 나 자신이 제공의 위치에 있었다고 가정해보자! 아주 좋은 일을 했음에도 도리어 부당한 대우를 받고 날조된 사건에 엮여 절에서 쫓겨났으니 이런 화를 어찌 참을 수 있는가? 나 같았으면 어찌 되었든 목소리를 내고 사정을 말하면서 도리를 따졌을 것이다. 속인이라면 아마 모두 이럴 것이다. 하지만 제공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럼 우리는 어떠한가? 아마 늘 참아내진 못할 것이다. 왜 그런가? 왜냐하면 아직도 자신이 억울하다고 여기면서 오직 이 공간만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자신을 찾는다면 어땠을까? 내가 이런 좋은 일을 할 때 자신을 과시하려는 마음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이렇게 신통을 크게 나타내서 인간세상의 이런 이치를 파괴한 것은 아닌가? 일을 할 때 좋지 않은 마음이 섞여 들어가 좋은 일을 하면서도 에누리한 것은 아닌가?
아마 이런 것들이 그가 쫓겨난 원인일 것이다. 그렇다면 바로 이런 업(業)을 없애고 이런 집착을 제거할 좋은 기회인데 어째서 여전히 다투고 따진단 말인가? 재난을 없애고 업을 없앨 이런 좋은 기회를 밀어버리는 게 아닌가? 아울러 이런 일이 나타나는 것은 절대 우연한 것이 아니며 반드시 우리 어디에서 문제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여전히 자신을 찾고 법에서 자신을 가늠해보면서 자신을 대조해야 한다.
때로 자신이 일부 법을 실증하고 사람을 구하는 일을 아주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했을 때를 떠올려보자. 상당히 고생스럽고 또 괜찮게 일을 한 후 마음속에서 여러 사람들의 인정을 받거나 적어도 이해받으려 한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이때 나의 결점을 들춰내는데 마음속으로 평형을 이루지 못한다면, 이는 인간세상의 것을 구하는 것이 아닌가? 사람의 이해・승인・찬사를 구하는 것이 아닌가? 또한 여전히 감정적으로 편안하고 인정받기를 원한 것이 아닌가? 그러므로 이런 마음 역시 제거해야 한다. 그렇다면 나의 결점을 들춰내는 것 역시 나더러 제고할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닌가?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1150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