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宇麗)
【정견망】
수련의 길에서 우연한 일이란 하나도 없다.
사부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대법제자는 수련한 그날부터 시작하여 당신의 일생은 이미 새롭게 배치되었다. 다시 말해서 당신의 이 일생은 이미 수련인의 일생이고 어떠한 일도 우연한 것이 아니며, 또 우연한 일이 나타나지 않는데, 인생길의 일체는 모두 당신의 제고와 수련에 직접적 관계가 있다.” (《로스앤젤레스 시 법회 설법》)
최근에 사람마음을 건드리는 많은 일들이 발생했기에 여러분들과 교류하고자 한다. 의도는 이를 통해 우리가 닦아 버릴 필요가 있는 각종 집착과 욕망을 찾아내고, 자신을 깨끗이 씻어 생명의 승화에 도달하기 위함이다. 이에 나 자신의 경험과 깨달음을 써 내어 동수들과 교류하고자 하니 여러분들이 귀감으로 삼아 공동으로 제고하고 최후 정법의 길을 잘 걸어가기 바란다.
〇 사건 1
며칠 전 A동수 집에 가서 법을 공부하는 김에 B동수가 원하는 진상자료를 가져갔다. 지난번에 갔을 때, A동수가 프린터를 장기간 사용하지 않아 프린터 헤드가 막히지 않도록 B동수가 A에게 한 장짜리 자료를 인쇄하도록 배치했다. 원래 B는 전부터 A에게 자료를 출력하게 하고, 나와 D동수가 출력을 돕게 했다. 우리는 둘 다 인쇄용지가 많지 않았는데, A가 자신에게 용지가 있으니 필요하면 가져가도 된다고 했다.
나는 오늘 법 공부를 끝내고 가는 김에 인쇄용지 한 묶음을 가져오려고 생각했다. 내가 이 생각을 A에게 말하자 A는 반투명지 반 묶음을 꺼내주었다. 내가 전단지를 인쇄할 일반용 A4 용지가 필요하다고 하자 그녀는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난번에는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에 나는 심성(心性)을 지키지 못했고 화가 좀 났다.
그녀의 방에 들어가 보니 책상 위에 A4 인쇄용지가 한 무더기 놓여 있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그녀가 이들 종이를 이용해 법을 베껴 쓰고 있었다. 한 장에 겨우 십여 줄만 베꼈는데 글씨가 크고 뜨문뜨문했다.
이렇게 《전법륜》 한 권을 베끼려면 얼마나 많은 종이가 필요하겠는가? 아울러 이는 법(法)에 대해서도 엄숙하지 못한 것이다. 이것은 너무 낭비하는 게 아닌가?
이때 D동수가 왔는데 내가 하는 말에 비난과 불만이 가득 찬 것을 본 D동수가 말했다.
“당신이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니 우리 모두 닦아버릴 사람마음이 있습니다. 우리 일단 먼저 법을 공부합시다.”
법 공부를 끝낸 후, 나는 마음이 편안하고 차분해져서 A와 함께 교류했다.
“내 생각에 법을 베낄 때 공책이나 루스 리프 식(바인더에 종이를 자유롭게 넣고 빼는 방식 )을 사용하고 종이 위에 줄이 있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내 생각에 인쇄용지에 법을 베끼는 것은 그다지 적합하지 않습니다. 한번 생각해 보세요.”
그러나 그녀는 아무 말도 없었고 이 일은 이렇게 지나갔다.
집에 돌아온 후, 자신의 내심과 행동을 자세히 살펴보니 많은 부족점과 착실하지 못한 수련이 반영되었다. 내게 표현된 사람마음은 다음과 같다.
1. A동수가 신용을 지키지 않자, 나의 사람마음이 즉시 솟구쳐 올라왔다. 이는 자신의 수련이 착실하지 못하고, 정력(定力)이 부족하며 상대방의 입장에서 고려하지 못하는 것을 설명한다. 또는 자신이 필요한 것을 만족시키지 못했을 때 격렬한 사람마음이 반응되어 나온 것은 나를 위주로 한 것으로 기점이 틀렸다. 사부님께서는 《전법륜》에서 “나한은 마땅히 무위(無爲)이며, 마음이 움직이지 않아야 하는데, 그는 떨어졌으며 수련이 헛되었다.”라고 말씀하셨다.
2. A동수가 종이가 있다고 했을 때 나는 종이를 사러 나가지 않아도 되니 힘을 아낄 수 있다고 여겼다. 이는 의존하는 마음과 게으른 마음이다. 이는 또 위사(爲私)한 것이니 역시 기점이 옳지 않다.
3. A동수가 자원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에서 나는 자신에게 물건을 아끼는 마음이 있는지 확인해보았다. 나는 때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몹시 아끼는데, 그 어떤 일이든 아무 이유 없이 닥치진 않는다. 그렇다면 동수는 내게 이런 연기를 보여줘 종이를 낭비하는 것이 아깝다고 느끼는 나의 사람마음을 반영하게 만들어 그것을 제거하라고 한 것이 아닌가?
4. 나와 맞지 않는 A의 모든 행동을 보고, 또 비난하는 마음과 나만 옳다고 여기는 마음이 생겨났는데, 이는 자신의 관념을 남에게 강요한 것이다. 이것이 어디 수련인의 상태인가? 마땅히 즉시 발정념(發正念)으로 그것을 제거해야 한다. 우리가 닦는 것은 선(善)이니 마땅히 자비롭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동수를 대해야 한다.
〇 사건 2
요즘 남편이 내가 하는 일에 만족하지 못하는데 그가 한 말마다 모두 내가 닦아 버려야 할 사람마음이 있었다. 하나는 쌀죽을 한 번에 많이 만들어 여러 끼를 먹는데 이는 게으르고 수고를 덜려는 마음이 반영된 것이다. 또 노점에서 싸고 작은 포도를 사는 것은 싼 것을 좋아하는 마음을 반영한 것이다. 또 곰팡이가 핀 만두(饅頭)를 사서 며칠 동안 먹은 것은 내가 일을 진지하게 하지 않고 또 이득을 보려는 마음이 있음을 반영한다.
이 몇 가지 일에서 모두 나의 이익심(利益心)을 폭로하는데 싼 것을 탐하는 마음이 아주 심하다. 앞으로는 주의해서 닦아버려야 한다. 또한 안일한 마음도 적지 않은데 특히 몸이 좀 피곤하면 연공을 하고 싶지 않다. 이것은 사람마음에 좌우지된 것이 아닌가? 진정한 수련인은 고생을 낙으로 여기는 법인데 나의 수련은 차이가 나도 한참 차이가 나니 정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〇 사건 3
어느 날 어머니한테 전화가 걸려왔다. 이틀 전 밤에 꿈을 꿨는데 꿈에서 우리 집이 작고 비가 샌다면서 집에 무슨 일은 없냐고 전화로 물어보셨다. 나는 별일 없다고 말씀드렸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만난 것 역시 우연이 아니다. 나는 꼼꼼히 분석해보았다.
‘이것은 나더러 용량을 확대하고 심성을 제고해야 함을 일깨워주는 것 아닌가? 우리 집이 작다고 하셨으니 내 용량이 작고 흉금이 좁은 것이 아닌가? 비가 샌다면 그럼 내 심성에 누락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니 며칠 전, 같은 시에 사는 여동생이 아들 결혼을 준비하는데 가서 도와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내가 가서 진상을 알려 집안 경사에 영향을 줄까 걱정해 내가 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이에 나는 기분이 좀 언짢아졌고 원망심이 올라왔으며 오랫동안 마음을 내려놓지 못했다. 허영심, 쟁투심, 질투심이 잇따라 올라왔는데 확실히 수련인 같지 않았다.
그런데 바로 이때 엄마가 전화를 걸어 일깨워주셨으니 나는 마땅히 자신을 바로잡아야 한다. 이것은 바로 내 심성을 제고할 좋은 기회가 아닌가? 사부님께서는 우리더러 다투는 것은 사람의 것이고 내려놓는 것 역시 사람의 것이니 사람의 것을 내려놓아야만 신(神)의 것이 있을 수 있다고 가르쳐주셨다.
사부님께서는 《정진요지》 〈진수〉에서 말씀하셨다.
“사실 당신들이 속인 중의 명(名)ㆍ이(利)ㆍ정(情)에 해를 입어 괴로워한다면 아직 속인의 집착심을 내려놓지 못한 것이다. 당신들은 기억해야 한다! 수련 자체가 고생스러운 것이 아니라, 속인의 집착을 내려놓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당신들이 명(名)ㆍ이(利)ㆍ정(情)을 내려놓지 않으면 안 될 때, 당신들은 비로소 괴로움을 느끼게 된다.”
내 몸에 발생한 모든 일은 전부 우연한 것이 아니다. 번거로움이 생겼을 때가 바로 우리가 안으로 찾아 심성을 닦고 제고할 좋은 기회다. 우리는 수련인의 표준에 따라 수련하고, 일을 할 때 먼저 남을 생각해야 하며, 기점을 바로 잡고 진정으로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 동수가 말한 것처럼 “사부님과 같은 편에 서야 하고, 대법과 같은 편에 서야 한다.” 이 구절은 우리에게 무조건 법(法)에 동화하고 안으로 찾아야 함을 일깨워준다. 아무리 큰 번거로움과 곤란(困難)에 부닥쳤을 지라도 오직 법에 따라 하기만 하면 늘 원망도 없고 후회도 없으며 집착도 없고 무아(無我)하게 할 수 있다.
사부님의 구도해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이상은 최근 개인적인 경험과 깨달음이니 부족한 점이 있다면 자비로 바로잡아 주기 바란다. 허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851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