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법제자 양범(揚帆)
【정견망】
내가 사는 셋집에는 성에 제거 기능이 없는 구형 냉장고가 한 대 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냉장고 안에 얼음이 잔뜩 얼어붙곤 한다. 얼마 전 너무 바빠서 제때 청소하지 못했더니, 결국 두꺼운 얼음층이 형성되어 있었다.
오늘 시간이 좀 생겨서 성에를 제거하기로 결심했다. 보통은 냉장고 전원을 끄고, 안에 든 물건들을 꺼낸 다음, 문을 열어 천천히 녹이는 방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냉장고 문을 하루 종일 열어 두었는데도 얼음은 별로 녹지 않았다. 나는 얼음층을 칼로 찔러보면서 빨리 녹기를 바랐다. 그러다 문득 기발한 생각이 떠올라 사진을 찍어 남편(동수)에게 보냈다. 냉장고 안의 ‘단단한 얼음’이 얼마나 두꺼운지 보여주려고 한 것이다.
남편이 말했다.
“칼은 사용하지 말아요. 당신도 다치고 냉장고도 상할 수 있으니까 나무 주걱을 써요.”
내가 말했다.
“둘 다 다칠까 봐 걱정되나 봐요?” (웃음)
그가 말했다.
“일단 전원부터 끄고, 위문을 열어 두고 저절로 느슨해질 때까지 기다려요.”
내가 말했다.
“벌써 하루 종일 열어 두었어요.”
그가 말했다.
“서두르지 말아요. 그냥 두고 기다리면 되니까.”
(나는 성격이 조급한 편이다.)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나는 얼음을 빨리 녹이려면 따뜻하게 해줘야 겠다고 생각했다. 문득 헤어 드라이어를 사용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얼음의 온도는 영하니까 헤어 드라이어를 찬 바람 모드로 설정하고 얼음층에 대고 불었다. 손으로 흔들어 얼음이 떨어지는지 확인했다. 나는 얼음과 냉장고가 맞닿는 틈새를 향해 바람을 불었고, 그다음에 단단한 얼음의 가장 약한 부분을 향해 불면서 흔들었다. 잠시 하고 나니 “와르르” 하고 큰 얼음 조각 하나가 떨어져 나왔다. 손으로 다른 부분을 흔들어 보니, 어떤 얼음은 내가 직접 떼어낼 수도 있었다. 십여 분 만에 단단한 얼음들을 다 치웠다.
냉장고를 깨끗이 닦고 사진을 찍어 남편에게 보냈더니, 그가 신기해하며 말했다.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빨리 떼어냈어요?”
내가 말했다.
“제대로 된 방법을 쓰니까 십여 분 만에 끝났어요.”
그가 말했다.
“이런 일은 억지로 하려고 하면 안 돼요.”
(내가 칼을 쓴 것을 말한다.)
내가 말했다.
“단단한 얼음을 녹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따스함을 주는 거에요!”
그리고 헤어 드라이어 사진을 찍어 그에게 보여줬다.
남편이 말했다.
“이거 좋은 방법이네.”
제대로 된 방법을 사용하면 단단한 얼음도 금방 녹일 수 있다. 여기서 나는 사람 마음속의 단단한 얼음은 어떻게 녹일 수 있을까 생각했다.
사부님께서 말씀하신 “慈悲(츠뻬이)는 천지에 봄이 오게 하고 정념은 세상 사람을 구하는도다” (《홍음 2》〈법정건곤〉)가 떠올랐다.
그리고 《각성하라》에 나오는 “慈悲(츠뻬이)는 속인사회 중에서 선의와 사랑하는 마음으로 표현되어 나오는데, 이는 또한 대법제자의 내면이 반영되어 나오는 생명의 상태이다.”라는 말씀도 생각났다.
나의 이해에 따르면, 속인 이 층차에서는 선의와 사랑하는 마음이란, 이런 올바른 방법을 사용하면 냉장고 안의 얼음이 녹는 것처럼 사람 마음속의 단단한 얼음도 금방 녹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것이 단단한 얼음을 청소한 경험을 통해 사부님께서 나더러 깨닫게 하신 것이다. 앞으로 진상을 알릴 때 억지로 힘을 써서는 안 되고, “선의와 사랑하는 마음”에 공력을 들여야 한다. 그러면 아마 적은 노력으로 성과는 배로 될 것이다.
나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음, 이것은 우리에게 좋은 깨달음이에요.”
남편이 말했다.
“내가 생각한 방법은 시간을 들여 녹이는 것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고 효율이 낮았는데, 주동적으로 따뜻함을 보내주는 것이 효율적인 방법이네요. 우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가장 효과적일 듯.”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97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