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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님께서는 바로 내 곁에 계신다

요범(了凡)

【정견망】

아침에 아이를 등교시키려 집을 나선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이가 갑자기 말했다.

“엄마, 물통을 잊고 안 가져왔어요.”

내가 “다시 돌아가서 가져올까?”라고 묻자, 아이는 “가져오지 마세요. 집에서 나올 때 벌써 7시 45분이었어요.”라고 답했다.

아이는 8시 전까지 학교에 가야 하는데 가는 길에 10분이 소요된다. 아이는 “그냥 학교 앞 문구점에서 물 한 병 살까요?”라고 했으나, 생각해보니 휴대폰과 돈을 모두 챙겨오지 않았는데 어떻게 사겠는가?

아이는 “됐어요, 지난번처럼 학교 옆 학원에 가서 종이컵 하나 빌려 쓸게요.”라고 말했다. 이전에도 두 번 이런 일이 있었는데, 그 두 번 모두 내가 제안했던 것이라 딱히 부적절하다고 느끼지 못했다.

그렇게 우리는 계속 학교를 향해 걸어갔다. 걸으면서 나는 아이가 매번 이렇게 덤벙대게 내버려 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갖가지 질책을 하기 시작했다. 말하면 할수록 더 말하고 싶어졌고, 입을 제어할 수 없어 힘주어 몰아붙였다. 아이는 오늘 심성(心性)을 잘 지켜서 말대꾸하지 않고 묵묵히 있었다.

아이가 말이 없자 나는 “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겠니?”라고 물었다.

아이는 “알겠어요.”라고 답했다.

나는 여전히 물러서지 않고 “말만 알겠다고 해서는 안 되고, 실행해야 해.”라고 말했다. 이때 내 팔이 가볍게 몇 번 통증이 왔다. 나는 즉시 사부님께서 나의 선(善)하지 못함을 일깨워 주시는 것이며, 적당한 선에서 그쳐야 한다는 것을 의식했다. 나는 곧바로 말을 멈추었다. 남을 얕잡아보고 질책하기 좋아하며, 일이 생기면 자신을 닦지 않고 남을 닦으려 하는 마음이 또 올라왔음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다른 사람의 종이컵을 하나 빌려 학교에 보냈다. 돌아오는 길에 교차로에서 빨간불을 만나 멈춰 섰다. 이때 곁에 있던 아이를 데려다주던 학부모 한 명도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전화를 꺼내 아이 엄마에게 전화를 걸더니 아주 평온한 말투로 말했다.

“아이가 물통을 잊고 안 가져갔으니, 당신 나갈 때 아이에게 좀 가져다줘요.”

내가 일부러 남의 통화를 들으려 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왜 하필 그가 내 곁에 서서 내가 듣게 되었을까? 게다가 발생한 일도 나와 똑같지 않은가? 나의 첫 반응은 ‘내가 또 잘못했구나’였다. 함부로 남의 물건을 가져다 쓰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번거로움을 주는 일이다. 다시 한 번 가져다주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었고, ‘잃음이 있으면 얻음이 있다(有失有得)’는 법리(法理)를 또 소홀히 한 것이다.

‘에휴, 심성이 이 정도라니(자책)’. 다행히 오성이 조금 남아 있어 사부님의 자비로운 점화(點化)를 제때 깨달을 수 있었다. 제때 바로잡아 너무 빗나가지 않게 되었다. 사부님께서 우리를 제도하시는 것이 정말 쉽지 않으시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많은 제자의 온갖 마음 상태와 심성을 세세한 부분까지 보살펴 주시니, 이 얼마나 큰 자비와 포용인가!

‘불은호탕(佛恩浩蕩)’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나타났고,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사가 마음속에서 일어났다. 이때 “사제는 정을 따지지 않나니 부처의 은혜 천지를 녹이네(師徒不講情 佛恩化天地)”(《홍음2》〈사도은〉)라는 법리가 머리에 들어왔다. 나는 기뻐서 소리 내어 웃었다. 다행히 마스크를 쓰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행인들이 나를 이상하게 보았을 것이다. 나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사부님, 사부님, 당신께서 보살펴 주시니 정말 좋습니다!

대법(大法)을 수련하니 정말 좋습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302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