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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 오류의 배후

소약(小躍)

【정견망】

처남이 우리 집에 오면서 몇 가지 세면용품을 가져왔다. 그중에는 샴푸 몇 병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아내가 그 샴푸를 쓰고 나더니 머리에 비듬이 가득 생겼고, 결국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아내의 마음은 늘 무언가 막힌 것처럼 얹혀 있었다. 어떻게 우리에게 이런 저질 제품을 주며 사람을 속일 수 있느냐는 생각 때문이었다.

나중에 아내는 마음을 고쳐먹고 ‘어쩌면 그들도 스스로 이런 저질 제품을 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일부러 준 것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자 아내의 마음도 훨씬 밝아졌다. 샴푸를 그대로 두자니 쓰지 않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어제 내가 한 번 시험 삼아 써보았다. 그런데 결과가 매우 좋았다. 원래 나는 비듬이 많았는데, 이 샴푸를 쓰고 나니 오히려 비듬이 사라지고 머리카락이 아주 깨끗해졌다.

그제야 나와 아내는 사람마다 모발 상태가 달라 샴푸의 효과도 제각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 머리카락은 건성이라 이 샴푸가 딱 맞았던 반면, 아내의 모발은 지성이라 도리어 비듬이 더 생겼던 것이다. 이렇게 보니, 우리가 이전에 가졌던 인지(認知)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안으로 찾으, 왜 내게 이런 잘못된 인식이 나타났는지 자문해 보았다. 그것은 우리가 문제를 바라볼 때 흔히 자신의 기점(基點)에 서서 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나에게 이로우면 좋은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나쁜 것이라고 여긴다. 이 몇 병의 샴푸처럼, 자기가 써서 좋으면 좋은 샴푸라 생각하고 나쁘면 나쁜 샴푸라고 여긴다. 아내가 써서 좋지 않으니 모두가 그것을 나쁜 샴푸라고 치부해 버린 것이다. 내가 써보고 나서야 비로소 샴푸 자체는 좋은 것이며, 단지 적합한 모발의 종류가 다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법 사부님께서는 《각지 설법 2》 〈2003년 캐나다 밴쿠버 법회 설법〉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이렇게 법을 실증하는 중에서 당신들이 이용한 것이 속인사회의 어떤 방식이든지 간에, 당신들은 모두 수련하고 있는 것이고, 무엇을 하든지 당신들은 모두 제고하는 과정 중에 있는 것으로, 무엇을 하든지 당신들은 여전히 모두 수련인의 상태에 근거해 해야 하며, 속인의 기점에서 이런 일들을 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우리가 자아의 각도, 사심(私心)의 각도에서 문제를 바라본다면, 당연히 정법(正法)이 빨리 끝나서 더 이상 고생하지 않고 원만(圓滿)해서 복을 누리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중생의 각도, 정법의 각도와 기점에서 문제를 바라본다면, 아직도 구도받지 못한 사람이 많고 우주가 아직 완전히 원융(圓融)해지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너무 일찍 끝내버리면 많은 사람이 구도받을 기회를 잃게 되고 우주에도 결함이 남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전히 정법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야 하는가?

샴푸에 대한 인지 오류는 작은 일이지만, 그 배후에 투영된 것은 문제를 바라보는 나의 잘못된 기점이다. 대법제자가 결속을 기대하는 마음은 큰 문제다. 그렇지 아니한가?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302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