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가가(佳佳)
【정견망】
어른들 말씀에 따르면 대략 1920년대에 한 할머니가 마을 입구에 살았다고 한다. 처음에 그곳 사람들도 그녀를 아는 사람이 드물었고 단지 성이 풍(馮)씨라는 것만 알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두 풍할머니라 불렀다. 반년이 지나 어쩐 일인지 건강하던 사람이 미쳤다고 했다. 지팡이를 짚고 사방을 다니며 가는 곳마다 노래를 불렀는데 사람들도 무슨 노래를 부르는지 알지 못했다. 때로는 할 일 없는 사람이 놀리면서 노래가사가 무엇인지 물어보거나 비웃듯이 농담을 했다. 나중에 사람들은 점점 그녀가 부르는 것이 무언가를 예지하는 것임을 알기 시작했다. 또한 그것을 아는 사람이 점점 많아졌다. 그녀를 본 사람이 말했다. “보세요, 저 풍노파가 또 와서 노래를 부르네요.” 마을 사람들이 자꾸 따라 부르다보니 ‘미친 할머니’가 되어버렸다.
사람들이 그녀가 미래를 예언하는 것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이런 일 때문이었다. 그 해 여름 마을 어느 부잣집에서 닭을 잃어버렸다. 닭을 훔친 사람은 왕씨 집안의 두 망나니 아들이었다. 형제는 하루 종일 하는 일이 없었는데 그들이 닭을 훔친 일은 누구도 다 알고 있었다. 다만 어른들 사이의 체면 때문에 차마 말을 못했던 것이다. 봉자네 집에서도 별일 아닌 것으로 여겼다. 다음날 아침 그 할머니가 왕씨집 문 앞에 와서 울면서 노래를 불렀다. “바깥 짐승(외금)이 왔으니 식구가 간다” 등등. 그녀가 말하는 것은 문자로 써낸 것이 아니므로 누구도 “외근”이요, “외친”이요 하는 것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 일이 지난 후 어떤 사람은 그때 그녀가 무슨 “외금”이 아니라 “식구”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왜냐하면 당시 사람들은 그녀가 미친 듯이 무어라고 소리 질렀는지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다만 어린 아이들이 재미있어서 그녀를 몇 번 보았고 그녀가 하는 말을 따라하며 놀았을 뿐이었다. 공교롭게도 그날 밤 왕씨집 큰 아들이 목에 닭 뼈가 걸렸다. 본래는 뼈가 걸린 것이 뭐 그리 큰 일이 아니며 삶은 고구마 몇 조각 삼키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바로 고구마 몇 조각에 사람의 목이 막혀 죽어버렸다. 이 사건 후 풍노파의 말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여담으로 말하면 훔친 것은 정말 먹으면 안된다.
또 한 번은 마을의 하(何)노인 집의 지붕에 물이 샜다. 그가 기어 올라가서 집을 수리하는데 풍노파가 보고는 그에게 소리쳤다. “천정이 새는 게 아니라 솥이 샌다.” 하노인은 미친 말이라 거들떠보지 않고 그저 “응, 응” 하고 대답했다 며칠 후 그는 아들이 남몰래 쌀을 퍼가는 것을 보았다. 알고 보니 아들이 몰래 도박을 했는데 빚을 지자 또 집에 돈을 달라고 할 수 없으니 쌀로 빚을 갚으려고 한 것이었다. 이 노파의 말이 진실함이 알려진 것이었다.
어른들의 기억을 들어보면 그녀는 여러 해 왔다갔다 하면서 아래에 적은 이런 몇마디 말을 반복했는데 누구에 대해서 한말인지 모른다. 지금 보기에 좀 예언 같기도 하다. 왜냐하면 그녀의 이런 말은 사람을 보기만 하면 말했고 거리에 다 들리게 했기 때문이다. 어떤 것은 생활하는 중에 나오는 대로 하기도 했다. 그녀가 가리키는 시대가 무슨 시대를 말하는지 말하기 어려워 오랫동안 완전히 기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개 이러했다 (나는 역사를 잘 모른다. 많은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아닌지 나는 모르며 아는 사람이 있으면 좀 해석해주기 바란다. 나는 어른들의 구술을 여기 적을 뿐이다)
“文人立把刀,兄台把弓撑,填了水井,没了平地。”
“문인이 칼을 세우고 귀하는 활을 당긴다. 우물을 메꾸며 평지가 없어진다”
“浊水清,清水浊,旧的变新的,开元换天地。”
탁한 물이 맑아지고 맑은 물이 탁해진다. 낡은 것은 새것으로 변하고 개국하여 천지가 바뀐다.
“马儿没蹄,大雁没羽,百难并至,灾害四起。”
말이 발굽이 없고 기러기가 날개가 없다. 온갖 난이 함께 이르니 재해가 사방에서 일어난다.
“白昼如黑夜,日头变月亮,天昏昏,地暗暗,地动山摇有前因,此处难消停。”
대낮이 흑야같고 태양이 달이 되며 하늘이 어둡고 땅이 컴컴하다. 땅과 산이 흔들리니 이전의 이유가 있으며 이곳에 평온하기 어렵다
“日头东落,火把举起,君臣颠倒,无粮无米。
해가 동쪽에 떨어지면 불이 일어나고 임금과 신하가 뒤집어지며 먹을 양식이 없어진다.
“该退场的退场了,该进来的进来了,四处起烟火,八方动干戈,留下来的走不了,走了的是福德,白云对面不见人,空山背后是灾祸。”
물러갈 것이 물러가고 들어올 것이 들어온다. 사방에 연기와 불이 일어나며 팔방에 창과 방패가 움직이네. 남은 것은 가지 못하고 떠나간 것은 복덕인데 흰구름 맞은편에 사람은 보이지 않고 빈산 배후에 재앙일세.
“红花满园落,黄花遍地开。”
붉은 꽃은 온 정원이 다 떨어지고 노란꽃이 온천지에 피네
“走错江湖路,来人去无回。”
강호의 길로 잘못 걸어오는 사람이 돌아가지 못하네
“行善的不入,作恶的难逃,干酒喝不尽,群雄是英豪,陨星落,是非明,此行一去伴吉星。”
선한 사람이 들어오지 않고 악한 사람은 도망가지 못하네
술을 빚어도 다 마시지 못하네 군웅은 영웅호걸이라
운석이 떨어지면 시비가 가려지리라.
이렇게 한번 가면 길성(吉星)을 동반하네
“犬吠纷争各起,成败物证在京,想毁不知何地,错寻却失良机。山水汇聚地,燕子留证据,错烧天师宅院,祸起周王府邸。”
개가 짖어 분쟁이 각자 일어나고 성패의 물증은 북경에 있으니
부수려 해도 어디인지 모르니 잘못 찾으면 좋은 기회를 놓친다.
산수가 모이는 곳에 제비가 증거를 남기니
천사의 댁을 잘못 불태워 주왕부에 화를 일으키는 구나
“天雷一声惊起,却恨造化游戏,尘起风来水至,火烧败物清洗,恶者在劫难逃,善者不灭神体。”
우레소리에 놀라 일어나니 유희 조화를 한스러워하네
먼지가 일어나고 바람과 비가 오며 불이 패물을 태워 깨끗이 씻으리
악한 자는 겁난에 도망하고 선한 자는 불멸의 신의 몸일세
“群鬼夜出,妖眼迷色,蒙着的先裹着,擦亮了就没了。”
여러 귀신이 밤에 나오고 요귀가 색으로 눈을 홀리네
가리는 것으로 먼저 싸놓았는데 눈을 닦고 보면 없구나
“糖人儿不是面人儿。”
물엿으로 만든 사람은 밀가루면으로 만든 사람이 아니네,
지금은 이만큼만 기억난다! 사실 그녀는 생전에 많은 말을 했지만 많은 경우 한 말의 횟수가 적어서 사람들이 아무도 마음에 두거나 기억하지 못했다. 물론 이런 예언에서 노래하며 말한 것들은 정규적인 예언으로 말한 것은 아니며 모두 각종 크고 작은 이웃의 일들에 대해 겨냥해서 말한 것이다. 이 때문에 많은 말은 다른 예언처럼 중대한 역사적 의미를 이룰 수 없다. 모두 구술한 것이며 문자로 적으면 많은 오류가 있을 수 있으니 많이 양해가 있기 바란다!
예부터 지금까지 이런 예가 적지 않다. 이런 사람은 사람들에게 무엇을 경고하려고 하거나 무엇을 알려주려고 하거나 어쩌면 그들의 하늘이 보낸 천사일 수도 있다. 만일 숙명론이 정말이라면 이 유희는 누가 안배하는 것이며 이것은 이유 없이 우연한 것이 아닐 것이다. 그럼 최종의 의의는 무엇인가? 우리는 깊이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 어쩌면 우리가 내내 무엇을 기다리고 찾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원문위치: http://www.zhengjian.org/node/2410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