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도릉(張道陵)이 제자 조승(趙升)을 일곱 번 시험한 이야기
작가:윤선(尹仙)
【정견망 2002년 7월 1일】
편집자주: 이곳에서 발췌한 것은 장도릉(張道陵) 진인(眞人)이 어떻게 제자 조승(趙升)을 고험했는가 하는 이야기이다. 여기에서 일곱 번의 시험이란 다음과 같다.
첫째, 모욕하고 욕을 해도 떠나지 않기.
둘째 미색(美色)에 마음을 움직이지 않기.
셋째, 황금을 보아도 취하지 않기.
넷째, 호랑이를 보아도 두려워하지 않기.
다섯째, 비단 값을 (대신) 치러도 아까워하지 않고 모함을 당해도 변명하지 않기.
여섯째, 구제에 마음 쓰기.
일곱째, 목숨을 버리고 스승을 쫒아가기 등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한편으로 옛사람들이 도를 구하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고 사부에 대한 바른 믿음과 득도의 어려움을 알 수 있다.
世人開口說神仙(세인개구설신선),
眼見何人上九天(안견하인상구천)?
不是仙家盡虛妄(불시선가진허망),
從來難得道心堅(종래난득도심견).
세인들 입만 열면 신선을 말하지만,
구천에 올라간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선가가 모두 허망한 것이 아니라,
종래로 견정한 도심을 가진 사람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라네.
산속의 여러 제자들은 진인 장도릉의 법력(法力)이 광대함을 알고 있었지만 오직 왕장(王長) 한 사람만이 몰래 전수를 받았다. 제자들은 분분히 의론하다가 진인이 편애 하는가 의심하여 진인에게 법을 아끼는 마음이 있는지 물었다. 진인은 “너희들의 속된 기(俗氣)가 제거되지 않았는데 어찌 세속을 버릴 수 있겠느냐? 내년 정월 초이레 오시(午時 11시-13시)에 동방에서 한 사람이 올 것이다. 각진 얼굴에 키는 작고 담비와 비단저고리를 입었다. 이 사람이 바로 진정으로 도 속에 있는 사람이니 왕장에 비해 약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뭇 제자들은 반신반의했다.
정월 초이레가 되자 정오에 진인이 왕장에게 일렀다. “네 사제(師弟)가 왔으니 사람을 시켜 어찌 어찌하거라.” 왕장이 법지(法旨)를 받들어 산문을 나가 동쪽을 바라보니 과연 한사람이 오고 있었다. 의복이나 생김새가 진인이 말씀하신 바와 같아 모든 제자들은 암암리에 신기하다고 했다. 왕장이 제자들에게 몰래 일렀다. “우리 사부님께서 장차 이 사람에게 법을 전하실 터이니 만약 오면 절대 말하지 말고 게다가 심한 욕을 해서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지 말아라. 그럼 그는 반드시 떠나갈 것이다.” 뭇 제자들은 서로 마주보며 계책이 성공할 것이라고 여겼다. 그 사람이 문에 도착하여 자신의 성은 조(趙), 이름은 승(升)인데 오군(吳郡) 사람이라고 하며 진인의 높고 오묘한 도법(道法)을 흠모하여 특별히 배알하고자 왔다고 말했다. 제자들이 대답했다. “우리 사부님께서는 출타 중시이라 마음대로 머물게 할 수 없습니다.” 조승은 공손히 읍을 하고 기다렸고 사람들은 사방으로 흩어졌다. 저녁이 되자 문을 닫고 손님을 들이지 않았고 조승은 할 수 없이 문밖에서 노숙했다.
다음 날 제자들이 문을 열어 보니 조승이 문 앞에서 읍을 하며 스승을 뵐 수 있기를 청했다. 제자들이 “우리 사부님은 매우 까다로우신 분이라 우리가 수십 년을 기다렸어도 아직까지 비결을 조금도 전해주시지 않는데 당신이 온들 뭣하겠소?” 하자 조승은 “전하고 전하지 않고는 오로지 어르신께 달렸습니다. 하지만 저는 먼 길을 왔으니, 단 한번이라도 뵙고 평생 우러러 모시는 것으로서 위안을 삼고자 합니다.”라고 했다. 이에 제자들은 또 “당신이 보고 싶어도 사부님은 여기에 계시지 않습니다. 언제 돌아오실지 모르니 여기서 기다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며 좋은 일이 없을 것이오.”라고 했다. 조승은 “제가 이곳에 옴은 지극한 정성으로 온 것입니다. 만약 진인께서 열흘 안에 돌아오시지 않는다면 열흘을 기다릴 것이고 백일 안에 오시지 않으면 백일을 기다리고자 합니다.” 사람들은 조승이 며칠이 지나도 꼼짝도 않고 있는 것을 보고 더욱 더 싫어했다. 점점 더 업신여기고 이후에는 애걸하다 나중에는 나쁜 말로 욕을 했다. 그러나 조승은 더욱 더 상냥하게 말했으며 전혀 개의치 않았다.
조승은 매일 오전이면 마을에 가서 밥을 한 끼 사먹고 문 앞에서 줄곧 기다렸다. 밤에는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므로 층계 앞에서 노숙을 하며 사십여 일을 지냈다. 여러 제자들이 의논하여 말하기를 “비록 그를 돌려보내지는 못했지만 사부님을 속였으니 좀 지나면 모르실 거야.” 하지만 진인은 법당에 모두들 모이게 하고는 말했다. “조(趙)가 제자가 온지 사십여 일이 되었고 모욕도 많이 받았으니 오늘은 불러서 만나보도록 하자.”
여러 제자들은 깜짝 놀랐고 그제야 사부가 미래를 아는 신통이 있음을 알았다. 왕장은 스승의 명을 받들어 조승을 불러들였다. 조승이 진인을 보자마자 울면서 머리를 조아리며 제자로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진인은 이미 그가 진심으로 도를 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다시 시험하고 싶어 며칠 후 밭에 딸린 농가로 보내 기장을 관리하게 했다. 조승이 명을 받들어 밭에 가보니 단지 작은 초가집 한 채만 있었고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었으며 들짐승들만 왔다 갔다 할 뿐이었다. 조승은 온종일 짐승들을 쫒아버렸고 전혀 나태하지 않았다. 갑자기 어느 날 밤, 달이 대낮같이 밝았다. 조승이 초가집에 혼자 앉아 있는데 미모가 매우 뛰어난 한 여자가 나타났다. 여자는 집으로 들어오더니 복을 빌며 말했다.
“저는 서쪽 마을에 사는 농가의 여식이온데 사람을 따라 달구경하러 왔습니다. 밭에 일을 보러 왔다가 사람을 잃어 찾지 못하고 길을 잃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많이 걸어 다리도 아프고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으니 가엾게 여기시어 하룻밤만 머물게 해주시면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조승은 바로 자리를 밀어 그녀를 바로 그의 침상에 눕게 하고 몸을 거꾸로 하여 잠이 들었다.
여자는 다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신음소리를 내고 몸을 뒤척였다. 조승은 진짜 그런 줄 알고 할 수 없이 그냥 잠이 들었다. 자기의 자리는 헝클어지고 옷도 엉망이 된 채 하루를 잤다. 다음 날, 그 여자는 또 다리가 아프다며 일부러 가지 않으려 했고 어리광을 부리며 차와 밥을 달라고 했다. 조승은 부득불 돌보아 주는 수밖에 없었다. 저녁이 되자 먼저 옷을 벗어 침상 위에 놓고는 조승에게 옷을 입혀달라고 간청했다. 조승은 마음이 철석같아 여자가 그렇게 삿된 것을 보고는 방안에 들어가지도 않고 밭 근처에 앉아 새벽까지 기다렸다. 나흘째 되는 날 그 여자는 보이지 않았고 단지 벽에 4구절의 시만 남아 있었다.
美色人皆好(미색인개호),如君鐵石心(여군철석심).
少年不作樂(소년부작락),辜負好光陰(고부호광음).
미색은 누구나 좋아하거늘 그대의 마음 철석과 같구나.
젊어 향락을 누리지 않으니 아까운 시간만 버렸구나
글씨는 부드러우면서 아름다웠고 먹물을 보니 마침 방금 쓴 것 같았다. 조승은 의미를 간파하고 크게 웃으며 말했다. “젊어 향락을 누리면 언제 시간이 있으랴(少年作樂,能有幾時)?” 하며 신을 벗어 글자를 말끔히 지워버렸다. 밭일을 하다 보니 언제 봄이 가고 가을이 왔는지도 알지 못했다. 조승은 진인의 명을 받들어 땔나무를 패고 나무를 했다. 하루는 우연히 노송을 찍어 넘어뜨렸는데 힘을 세게 썼더니 갑자기 퍽 소리가 나며 뿌리째 뽑혀나왔다.
조승이 두 손으로 나무 뿌리를 뽑아 보니 밑에 황금빛이 찬란한 금덩어리가 나타났다. 갑자기 공중에서 사람 소리가 들리며서 “하늘이 조승에게 내린다.”라고 했다. 조승은 생각하기를 “나는 출가한 사람인데 이 황금을 가져선 무엇 하겠는가? 하물며 아무런 공도 들이지 않은 것이니 어찌 하늘이 내린 것을 탐하랴!” 하면서 그냥 흙에 묻어 버렸다.
조승이 땔나무를 지게에 지고 돌아오던 도중 몸이 좀 피곤하여 바위에 기대어 잠깐 쉴 때, 갑자기 광풍이 크게 불더니 산굴에서 세 마리의 누런 호랑이가 뛰쳐나왔다. 조승은 앉은 채 움직이지 않고 있는데 그 호랑이는 단지 조승의 옷을 물어 잡았을 뿐 몸은 조금도 상하게 하지 않았다. 조승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안색하나 변하지 않으면서 호랑이에게 말했다. “나 조승은 평생 양심에 그릇된 일을 하지 않았고 오늘날 출가인으로 천리를 마다 않고 명사(明師)를 구하여 장생불사(長生不死)의 길을 구하려 한다. 만일 전생에 네게 빚진 것이 있다면 이번 생에 너에게 잡아먹혀 주겠으니 피하지 않겠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빨리 가서 이 사람을 쉬게 하여라.”
호랑이는 이 말을 듣자 함께 머리를 숙이더니 물러났다. 조승은 “이건 반드시 산신(山神)이 나를 시험하는 것이로구나. 살고 죽는 것을 내 어찌 두려워하리오!” 조승은 그날 땔감을 지고 돌아왔지만 동료들에게 황금을 본 일이나 호랑이를 만난 일에 대해서는 언급도 하지 않았다.
또 하루는 진인이 조승에게 분부하여 시장에 가서 비단 열 필을 사오게 했다. 조승이 값을 치른 후 비단을 사서 돌아왔다. 오는 도중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고함치는 소리를 들었다. “비단 도둑아, 게 섰거라!” 조승이 고개를 돌려보니 비단장수가 급히 뛰어오며 조승을 붙잡고 말했다. “비단 값을 덜 치렀는데 어떻게 내 비단을 가져가느냐? 갚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 조승은 그와 논쟁하지 않고 생각하기를 “이 비단은 우리 사부님께서 쓰실 물건인데 그에게 돌려주면 사부님께는 뭐라고 하겠는가?” 하며 입고 있던 담비 옷을 벗어 비단 장수에게 비단 값으로 주었다. 그러나 비단 장수는 그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여겨 그의 저고리까지 벗겨 가버렸다.
조승이 비단을 가져다 진인에게 바쳤다. 진인이 “네가 걸치고 있던 옷은 어디 갔느냐?”라고 묻자, 조승은 “열병으로 더워서 입을 수 없습니다.” 진인은 찬탄하면서 “재물을 인색하게 여기지 않고, 다른 사람과 다투지 않으니 정말 따르기가 어렵도다.” 이에 두루마기 하나를 조승에게 주었다. 조승은 기쁘게 입었다.
또 하루는 조승이 제자들과 밭에서 곡물을 거두고 있는데 갑자기 길가에서 걸인을 보게 되었다. 그의 옷은 남루했고 얼굴에는 때 자국이 흐르고 몸에는 고름이 터져 냄새가 나고 더러웠다. 게다가 두 다리마저 다쳐 걸을 수도 없었다. 다른 제자들은 코를 막고 꺼지라고 호통을 쳤다. 조승만이 유독 마음속으로 안쓰럽게 여겨 그를 부축하여 초가집에 앉히고 얼마나 아픈지 물으며 자신의 밥을 덜어 그에게 먹였다. 또 물을 한통 끓여 냄새나고 더러운 몸을 씻겨주었다. 그 사람이 추워서 옷이 필요하다고 하자 자기 도포의 속감을 뜯어 그에게 주어 추위를 피하게 했다. 밤에는 그가 의지할 곳이 없음 생각하여 스스로 동무가 되기로 했다. 밤중이 되자 그는 볼일을 보아야 한다고 소리쳐 조승은 그 소리에 황망히 일어나 그를 부축해 일을 보고 돌아왔다. 낮에는 음식을 아껴 그를 먹이며 근근이 살았으며 밤에는 진심으로 잘 돌보았다. 이렇게 십여 일 동안 게으르지 않았다. 그 사람은 부스럼이 점차 낫자, 갑자기 온다간다 말도 없이 사라졌다. 그러나 조승은 원망하지 않았다. 후인들이 시를 지어 찬탄하기를
逢人患難要施仁(봉인환난요시인),
望報之時亦小人(망보지시역소인)。
不吝施仁不望報(불린시인불망보),
分明天地布陽春(분명천지포양춘)。
환란 당한 사람 인정을 베풀며
보답을 기대하면 역시 소인이오
아낌없이 베풀고 보답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분명 천지에 봄날이 오리라.
바야흐로 초여름을 맞은 어느 날 진인은 여러 제자들을 모아 천주봉(天柱峰) 정상에 같이 올랐다. 천주봉은 학명산(鶴鳴山) 좌측에 있으며 삼면이 깎아지른 절벽이라 그 모양이 마치 성과 같다. 진인이 제자들을 인도하여 봉우리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게 하니 복숭아 한 그루가 있었다. 나무는 벽에 붙어있었는데 마치 사람의 어깨가 나온 것 같았고 아래로 얼마나 깊은지 측량할 길이 없었다. 그 나무에는 복숭아가 많이 열려 있었는데 불그레한 것이 먹음직스러웠다.
진인이 제자들에게 말했다. “누가 이 복숭아 열매를 얻을 수 있다면 지극한 도(道)의 요지를 알려주겠노라.” 그 때 뭇 제자들은 왕장, 조승 외에 모두 214명이 있었다. 모두들 절벽을 내려다보고는 무서워서 다리가 후들거리며 땀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고 어떤 이는 가만히 서 있지도 못했고 잠깐 보고는 황망히 물러나며 떨어질까 두려워했다. 오직 한 사람만이 앞으로 나섰는데 바로 조승이었다. 그는 사람들에게 “사부님께서 명령하시면 반드시 복숭아를 얻을 방법이 있을 겁니다. 성스러운 사부님께서 여기에 계시고 귀신이 가호하리니 내가 계곡에 떨어져 죽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에 복숭아 나무가 있는 곳을 가늠해 보고 몸을 숙여 아래로 복숭아를 뛰어내릴 준비를 했다. 한번 훌쩍 뛰니 기적같이 비스듬하지도 않고 기울어지지도 않고 딱 알맞는 높이로 양 다리를 복숭아 나무 위에 바로 걸쳤다. 그리고는 열매를 따려고 했다. 바위 위를 바라보니 절벽은 2-3장 높이로 사방에 잡을 것이 없었다. 그래서 딴 복숭아를 위로 던져 올렸다. 진인이 하나씩 손으로 받았다. 던지고 따고 던지고 따고, 아래서는 던지고 위에서는 받고 하여 전체 나무에 남은 열매가 하나도 없게 되었다. 진인이 복숭아를 다 받자 한 개를 먹었고 왕장도 한 개 먹었으며 하나는 조승을 위해 남겨놓으니 214개가 딱 맞았다. 모든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니 정확하게 남거나 모자라지 않았다.
진인이 말했다 “제자들 중에서 누가 재주가 있어 조승을 위로 끌어올릴 수 있겠느냐?” 그러자 제자들은 서로 얼굴만 쳐다보며 누구도 감히 대답하는 자가 없었다. 그러자 진인은 직접 절벽으로 가서 팔을 늘어뜨려 조승을 끌어올렸다. 팔이 갑자기 2-3장 길이로 늘어나 조승에가 닿았던 것이다. 조승이 스승의 팔을 잡고 올라오니 뭇 제자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진인은 남겨 놓았던 복숭아를 주어 먹게 하였다.
진인은 웃으며 말했다. “조승의 마음이 올바라 나무에 몸을 던질 수 있었고 넘어지지도 않았다. 내가 오늘 스스로 시험 삼아 몸을 던질 텐데 만약 마음이 바르면 큰 복숭아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뭇 제자들이 모두 간하길 “사부님께서 비록 큰 도법을 가지고 계시지만 어찌 깊은 절벽으로 뛰어내리는 시험을 하신단 말씀입니까? 방금 조승이 운이 좋아 사부님께서 끌어올리셨지만 만약 사부님께서 떨어지신다면 또 누가 있어 사부님을 끌어올릴 수 있겠습니까? 절대로 안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말리며 권했지만 오직 왕장과 조승만은 아무 말이 없었다. 진인은 제자들의 말을 듣지 않고 공중으로 몸을 날렸다.
제자들이 놀라 급히 복숭아 나무를 살펴보았으나 진인은 종적이 없었고 또 아래를 보니 망망하고 깊은 곳이라 통하는 길도 없었다. 보아하니 진인은 끝이 보이지 않는 깊은 계곡에 떨어져 생사조차 알 수 없었다. 제자들은 모두 놀라 탄식하며 비통해 했다. 조승은 왕장에게 말하길 “사부님은 아버님과 같습니다. 사부님께서 깊은 절벽에 떨어지셨으니 제가 어찌 편안히 있을 수 있겠습니까? 같이 뛰어 내리는 것만 못합니다.” 이에 조승과 왕장 두 사람이 각자 몸을 날리니 곧바로 진인 앞에 떨어졌다. 진인은 반석 위에 단정히 가부좌하고 조승과 왕장이 떨어져 내려오는 것을 보더니 크게 웃으며 말했다. “내 너희 둘은 반드시 따라 내려올 줄 짐작했느니라.”
이 몇 가지 이야기를 소설가들은 “칠식조승(七試趙升 역주; 조승을 일곱 번 시험한다는 의미.)”이라고 부른다. 그럼 일곱 가지 시험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첫째 시험, 모욕하고 욕을 해도 떠나지 않기.
둘째 시험. 미색(美色)에 마음을 움직이지 않기.
셋째 시험, 황금을 보아도 취하지 않기.
넷째 시험, 호랑이를 보아도 두려워하지 않기.
다섯째 시험, 비단 값을 (대신) 치러도 아까워하지 않고 모함을 당해도 변명하지 않기.
여섯째 시험, 구제에 마음 쓰기.
일곱째 시험, 목숨을 버리고 스승을 쫒아가기 등이다.
원래 이 일곱 가지 시험은 모두 진인이 의도적으로 배치한 것이다. 그 황금, 미녀, 독사, 거지 등은 모두가 그가 정령(精靈)을 이용하여 연화해낸 것이다. 비단장수 역시 가짜이다. 이것을 일러 가짜로 진짜를 시험하는 것(將假試真)이라고 한다. 이 일곱 가지 시험을 모두 통과하자 비로소 조승은 칠정(七情)이 조금도 물들지 않게 되었고 속기(俗氣)를 다 제거한 도인이라 할 수 있게 되었다.
때가 되자 뭇 신선들이 내려와 하늘의 음악이 들리는 가운데 진인, 왕장, 조승을 선학에 태우고 백일 승천했다.
자료내원: 풍몽룡(馮夢龍) 《세상을 깨우치는 밝은 말씀(喻世明言)》
발표시간 : 2002년 7월 1일
정견문장 : http://zhengjian.org/zj/articles/2002/7/1/813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