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夫民有好惡之情而無喜怒之應則亂. 先王惡其亂也 故修其行正其樂而天下順焉.
부민유호오지정이무희노지응즉란 선왕오기란야 고수기행 정기악 이천하순언
故齊衰之服 哭泣之聲 使人之心悲, 帶甲嬰冑 歌於行伍 使人之心傷,
고재최지복 곡읍지성 사인지심비 대갑영주 가어행오 사인지심상
姚冶之容 鄭衛之音 使人之心淫, 紳端章甫 舞韶歌武 使人之心莊.
요야지용 정위지음 사인지심음 신단장보 무소가무 사인지심장
故君子耳不聽淫聲 目不視邪色 口不出惡 此三者 君子慎之.
고군자이불청음성 목불시사색 구불출악 차삼자 군자신지
대저 백성들에게 좋아하고 미워하는 감정만 있고 기뻐하고 노여워하는 대응이 없다면 곧 어지럽게 된다. 선왕께서는 그 어지러움을 싫어하시어 고로 그 행실을 닦고 그 음악을 바로잡으니 천하가 순조롭게 되었다. 고로 상복을 입고 곡하는 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슬프게 하고,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쓰며 대열을 지어 노래하면 사람들의 마음이 아파진다. 요염한 얼굴로 정나라와 위나라 음악을 연주하면 사람들의 마음이 음란해지고, 단정한 예복을 입고 관을 쓰고 순임금의 소와 무왕의 무를 노래하고 춤추면 사람의 마음이 장중해진다. 고로 군자는 귀로 음란한 소리를 듣지 않고 눈으로는 삿된 색을 보지 않으며 입으로는 악한 말을 하지 않으니 이 세 가지는 군자가 신중히 하는 것이다.
凡姦聲感人而逆氣應之 逆氣成象而亂生焉 正聲感人而順氣應之 順氣成象而治生焉
범간성감인이역기응지 역기성상이란생언 정성감인이순기응지 순기성상이치생언
唱和有應 善惡相象 故君子慎其所去就也.
창화유응 선악상상 고군자신기소거취야
무릇 간사한 소리가 사람을 감동시키면 거스르는 기운(逆氣)이 응하며 거스르는 기운이 형상을 이루면 어지러움이 생겨난다. 바른 소리가 사람을 감동시키면 순응하는 기운이 응하고 순응하는 기운이 형상을 이루면 다스림이 생겨난다. 노래하면 화답함이 응하고 선과 악이 서로 형상을 이뤄 춤이 된다. 고로 군자는 그 거취를 신중히 하는 것이다.
君子以鐘鼓道志 以琴瑟樂心 動以干戚 飾以羽旄 從以磬管
군자이종고도지 이금슬악심 동이간척 식이우모 종이경관
故其清明象天 其廣大象地 其俯仰周旋有似於四時
고기청명상천 기광대상지 기부앙주선유사어사시
군자는 종과 북으로 (사람들의) 뜻을 인도하고 금과 슬로 마음을 즐겁게 한다. 방패와 도끼로 움직이고 깃털과 소꼬리로 장식하며 경(磬)과 관악기로 따른다. 고로 그 맑고 밝음은 하늘을 상징하고 그 넓고 큼은 땅을 상징하며 그 몸을 앞뒤도 젖히고 빙빙 도는 것은 사시와 흡사한 것이다.
故樂行而志清 禮脩而行成 耳目聰明 血氣和平 移風易俗 天下皆寧 美善相樂.
고악행이지청 예수이행성 이목총명 혈기화평 이풍역속 천하개녕 미선상락
故曰樂者樂也 君子樂得其道 小人樂其欲, 以道制欲則樂而不亂 以欲忘道則惑而不樂
고왈악자락야 군자락득기도 소인락기욕 이도제욕즉락이불란 이욕망도즉혹이불락
故樂者所以道樂也 金石絲竹 所以道德也 樂行而民鄉方矣 故樂也者 治人之盛者也
고악자소이도락야 금석사죽 소이도덕야 악행이민향방의 고악야자 치인지성자야
而墨子非之
이묵자비지
고로 음악이 행해지면 뜻이 맑아지고 예가 닦여지면 행실이 이루어지며 귀와 눈이 총명해지고 혈기가 평화롭게 되며 풍속이 바로 잡혀 천하가 모두 편안해지고 아름답고 선량한 사람들이 서로 즐기게 된다. 고로 가로되 음악이란 즐거운 것이라고 말한다. 군자는 그 도를 얻음을 즐기고 소인은 그 욕망을 즐긴다. 도로써 욕망을 제어하면 즐겁되 어지럽지 않게 되며 욕망으로써 도를 망각하면 미혹되어 즐겁지 않게 된다. 고로 음악이란 이로써 즐거움으로 이끄는 것이다. 금석사죽은 이로써 덕으로 인도하는 것이다. 음악이 행해지면 백성들의 말과 행동이 바른 곳으로 향한다. 고로 음악이라는 것은 사람을 다스리는 성대한 것인데 묵자는 이를 부정했다.
단어) 재최(齊衰): 제사지낼 때 입는 상복의 일종
갑주(甲冑): 갑옷과 투구
신단장포(紳端章甫): 신은 예복에 매는 큰 띠이고 단은 예복이며 장포는 관이다.
소무(韶武): 소는 순임금 시대의 악무이고 무는 무왕의 악무이다.
창화(唱和): 창은 선창하는 것이고 화는 따라서 화답하는 것을 말한다.
우모(羽旄): 우와 모는 문무를 출 때 사용하는 것으로 우는 깃털, 모는 꼬리털이 긴 소의 일종이다.
향방(鄉方): 말이나 행동이 바른 곳으로 향하다
7.
且樂也者 和之不可變者也, 禮也者 理之不可易者也, 樂合同 禮別異 禮樂之統
차악야자 화지불가변자야 예야자 리지불가역자야 악합동 예별이 예악지통
管乎人心矣. 窮本極變 樂之情也 著誠去偽 禮之經也.
관호인심의 궁본극변 악지정야 저성거위 예지경야
墨子非之 幾遇刑也 明王已沒 莫之正也 愚者學之 危其身也.
묵자비지 기우형야 명왕이몰 막지정야 우자학지 위기신야
君子明樂 乃其德也 亂世惡善 不此聽也 於乎哀哉 不得成也 弟子勉學 無所營也
군자명악 내기덕야 난세오선 불차청야 어호애재 부득성야 제자면학 무소영야
또한 음악이란 것이 화합하는 것은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이며 예란 바꿀 수 없는 이치이다. 음악은 함께 화합하게 하며 예는 따로 구별한다. 예와 악의 법통은 사람들의 마음을 주관한다. 근본을 궁리하고 변화를 다하는 것은 음악의 정신이고 성실함을 드러내고 거짓을 제거함은 예의 도리이다.
묵자가 이를 부정함은 거의 형벌을 받아야 하나 명철한 왕이 이미 없어 바로잡을 수 없었다. 어리석은 자들은 따라 배워 그 몸을 위태롭게 한다.
군자가 음악을 밝게 함은 바로 그 덕이나 어지러운 세상에 선을 싫어해 이를 듣지 않는다. 오호라 슬프도다, 이룰 수 없구나. 제자들은 열심히 공부해 미혹되지 말아야 한다.
영(營): 다스리다. 여기서는 미혹될 혹(惑)의 의미로 사용.
8.
聲樂之象 鼓大麗 鐘統實 磬廉制 竽笙簫和 筦籥發猛 塤篪翁博 瑟易良
성악지상 고대려 종통실 경렴제 우생소화 관약발맹 훈지옹박 슬이량
琴婦好 歌清盡 舞意天道兼.
금부호 가청진 무의천도겸
鼓其樂之君邪 故鼓似天 鐘似地 磬似水 竽笙(簫和)筦籥 似星辰日月
고기악지군야 고고사천 종사지 경사수 우생소화관약 사성신일월
鞀柷拊鞷椌楬似萬物
도축부액강갈사만물
노래와 음악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북은 소리가 크고 다른 악기들이 따르며, 종은 여러 악기들을 통솔해 충실하게 하며, 경은 소리가 산뜻해 음악을 절제하며, 우(竽 피리의 일종)와 생(笙 생황)은 엄숙하며 조화시키고, 관과 약은 맹렬한 소리가 나며, 훈과 지는 은은해 음악을 부드럽게 하고 슬은 점잖아서 부드러운 소리가 나며 금은 여자처럼 부드럽고 음악을 아름답게 하며 노래는 맑아서 음악의 뜻을 다하고 춤의 뜻은 하늘의 도를 겸한다.
북은 그 음악의 임금이라 고로 북은 하늘과 같고 종은 땅과 같으며 경은 물과 같고 우생과 관약은 일월성신과 같으며 도고와 축, 부액, 강갈은 만물과 같다.
曷以知舞之意 曰目不自見 耳不自聞也 然而治俯仰詘信進退遲速 莫不廉制
갈이지무지의 왈목불자견 이불자문야 연이치부앙굴신진퇴지속 막불렴제
盡筋骨之力 以要鐘鼓俯會之節 而靡有悖逆者 眾積意謘謘乎
진근골지력 이요종고부회지절 이미유패역자 중적의지지호
어찌 춤의 뜻을 아는가? 가로되 눈은 자신을 보지 못하고 귀는 자신을 듣지 못하지만 그러나 부앙과 굴신, 진퇴와 지속을 다스림이 산뜻하고 절제되지 않는 것이 없으며 근골의 힘을 다해 종과 북의 소리가 서로 합해지는 절도를 요구하여 거스르고 어긋나는 것이 없고 여러 가지가 쌓여 춤의 뜻이 빈틈없이 잘 표현된다.
단어)
대려(大麗): 북은 소리가 크고 다른 악기들이 붙어서 따라온다는 의미
통실(統實): 통솔하여 충실하게 한다.
렴제(廉制): 렴은 청렴하다, 바르다는 의미 여기서는 소리가 산뜻해 절제한다는 뜻.
소화(簫和): 원래 소는 퉁소라는 의미이여 여기서는 엄숙할 숙(肅)의 의미.
발맹(發猛): 소리를 발하여 맹렬하게 한다.
옹박(翁博): 소리가 은은해 부드럽게 한다는 의미.
도(鞀): 도고(鞉鼓)의 일종으로 작은 북을 말함.
축(柷): 음악의 시작을 알리는 절구통 모양의 악기.
부액(拊鞷): 악기 이름인데 현재는 미상.
강갈(椌楬): 어(敔). 음악의 끝을 알리는 악기로 호랑이 모양.
갈(曷): 어찌, 언제
굴신(詘信): 굴신(屈伸)과 같은 의미
패역(悖逆): 어그러질 패, 거스를 역.
지지(謘謘): 원래는 말이 느리고 둔하다는 말인데 여기서는 정성을 다해 빈틈이 없는 모양을 의미.
9.
吾觀於鄉 而知王道之易易也. 主人親速賓及介 而眾賓皆從之 至於門外
오관어향 이지왕도지이이야 주인친속빈급개 이중빈개종지 지어문외
主人拜賓及介 而眾賓皆入 貴賤之義別矣.
주인배빈급개 이중빈개입 귀천지의별의
공자는 “내가 향음주(鄕飮酒)를 보니 왕도를 실천하는 것이 아주 쉬움을 알겠다.” 주인이 친히 주빈과 수행원을 초빙하고 뭇 손님들이 모두 따른다. 문밖에 이르면 주인이 주빈과 수행원에게 절을 하고 뭇 손님들이 모두 들어가니 귀하고 천한 뜻이 구별된다.
三揖至於階 三讓以賓升 拜至獻酬 辭讓之節繁 及介省矣 至於眾賓
삼읍지어계 삼양이빈승 배지헌수 사양지절번 급개성의 지어중빈
升受坐祭立飲 不酢而降 隆殺之義辨矣
승수좌제립음 불초이강 융쇄지의변의
(주인과 주빈이) 세 번 읍하면서 섬돌까지 오는데 세 번 사양하며 주빈을 모시고 당으로 올라온다. 주인은 주빈에게 절을 하고 술잔을 주빈에게 따라 올리고 주빈이 마신 후 다시 주인에게 술을 따라주는데 사양하는 절차를 번거롭게 한다. 수행원들은 간단히 한다. 뭇 손님들은 당에 올라와 잔을 받고 자리에 앉아 고수레를 하고 서서 마시는데 주인에게 반배하지 않고 내려가니 귀한 사람은 존중하고 아래 사람은 간단히 대하는 융쇄의 뜻이 변별된다.
工入 升歌三終 主人獻之 笙入三終 主人獻之 間歌三終 合樂三終
공입 승가삼종 주인헌지 생입삼종 주인헌지 간가삼종 합악삼종
工告樂備 遂出 二人揚觶 乃立司正 焉知其能和樂而不流也
공고악비 수출 이인양치 내립사정 언지기능화악이불류야
악공이 들어와 당에 올라와 세곡을 다 부르고 나면 주인이 악공에게 술을 준다. 다시 생을 연주하는 사람이 들어와 세곡을 연주하고 나면 주인이 술을 준다. 당위와 당 아래에서 번갈아가면서 세곡을 연주하고 합해서 세곡을 연주한다. 악공이 음악을 다 연주한 것을 고하고는 드디어 나간다. 두 사람이 술잔을 들어 올리고 이에 사정을 세우니 이에 향음주례가 화평하게 잘 진행되어 빗나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賓酬主人 主人酬介 介酬眾賓 少長以齒 終於沃洗者 焉知其能弟長而無遺也.
빈수주인 주인수개 개수중빈 소장이치 종어옥세자 언지기능제장이무유야
降說屨升坐 脩爵無數 飲酒之節 朝不廢朝 莫不廢夕 賓出 主人拜送
강설구승좌 수작무수 음주지절 조불폐조 모불폐석 빈출 주인배송
節文終遂 焉知其能安燕而不亂也
절문종수 언지기능안연이불란야
여수(旅酬)에서는 주빈이 주인에게 술잔을 따르고 주인은 수행원에게 반배하며 수행원은 뭇 손님들에게 반배한다. 나이에 따라 잔을 따르는데 잔을 씻는 사람에게서 끝난다. 이에 향음주례가 어른을 공경하면서도 빠짐이 없게함을 알 수 있다.
당에서 내려와 신을 벗은 후 올라가 자리에 앉아 술잔을 주고받는데 수의 제한이 없다. 그러나 음주의 절도는 아침에는 아침 일을 폐하지 않고 저녁에는 저녁 일을 폐하지 않는다. 주빈이 나가면 주인이 절하면 전송하는데 예절과 형식이 끝까지 잘 갖추어져야 한다. 이에 편안하게 잔치를 벌이면서도 어지러워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貴賤明 隆殺辨 和樂而不流 弟長而無遺 安燕而不亂 此五行者 足以正身安國矣
귀천명 륭쇄변 화악이불류 제장이무유 안연이불란 차오행자 족이정신안국의
彼國安而天下安 故曰 吾觀於鄉而知王道之易易也.
피국안이천하안 고왈 오관어향 이지왕도지이이야
귀하고 천함이 분명하고 높고 낮은 예우를 분별하며 화합하고 즐기면서도 빗나가지 않고 어른을 공경하면서도 빠짐이 없고 편안하게 잔치를 벌이면서도 어지럽지 않다. 이 다섯가지는 족히 몸을 바로하고 나라를 편안히 할 수 있다. 저 나라가 안정되면 천하가 안정될 것이다. 고로 공자께서는 “내가 향음주(鄕飮酒)를 보니 왕도를 실천하는 것이 아주 쉬움을 알겠다.”라고 하신 것이다.
단어) 속빈(速賓): 주빈을 초청한다는 의미 개(介)는 주빈을 수행하는 사람.
배지헌수(拜至獻酬): 배지는 주인이 빈에게 절을 하는 것이고 헌이란 주인이 손님에게 술잔을 따라 올리는 것이고 수란 손님이 따라준 술을 주인이 마신 후 다시 손님에게 술을 따라 주는 것을 말한다.
제(祭): 고수레 하는 것.
작(酢): 잔을 다시 올리는 것. 반배.
융쇄(隆殺): 융숭할 융과 간단히 줄일 쇄.
간가삼(間歌三): 당 위와 당 아래에서 번갈아가면서 노래하는 것.
사정(司正) : 여수(旅酬 여럿이 술잔을 돌리는 것)의 예에서 주인을 돕는 사람.
옥세(沃洗):잔을 씻는 것.
설구(說屨): 신을 벗다
수작(脩爵): 잔을 주고 받으며 술을 마시는 것.
절문(節文): 향음주례의 예절과 형식
10.
亂世之徵 其服組 其容婦 其俗淫 其志利 其行雜 其聲樂險 其文章匿而采
란세지징 기복조 기용부 기속음 기지리 기행잡 기성악험 기문장특이채
其養生無度 其送死瘠墨 賤禮義而貴勇力 貧則為盜 富則為賊 治世反是也
기양생무도 기송사척묵 천례의이귀용력 빈즉위도 부즉위적 치세반시야
어지러운 세상의 징후는 다음과 같다. 그 옷이 사치스럽고 그 차림이 여자 같으며 그 풍속이 음란하고 그 뜻이 이익만 추구하며 그 행동이 난잡하고 그 노래와 음악이 바르지 않으며 그 무늬와 장식이 간사하고 화려하며, 그 생활에 법도가 없고 그 죽인 이를 장사지냄에 각박하고 불경하며 예의를 천하게 여기고 용기와 힘을 중하게 여겨 가난한 자는 도둑질을 하고 부유한 자는 남을 해친다. 잘 다스려지는 세상은 이와 반대이다.
단어)
조(組): 사치하다.
험(險): 바르지 않다
특이채(匿而采): 匿=특(慝)의 의미이며 간사하고 사특한 것. 채는 화려하다.
척묵(瘠墨): 여윌 척은 여기서는 각박하다는 의미이고 묵은 불경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