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명고(明古)
【정견망 2010년 5월 4일】
청나라 강희제 때의 일이다. 경신년(1700년) 정월 26일 절강성 항주(杭州) 사람 원추(袁樞)가 꿈에 희고 긴 수염을 지닌 한 노 도사를 만났다. 그 도인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공동(崆峒)의 도인인데 자네와 연분이 많네. 자네가 나를 따라 삼년만 입산 수도하면 선적(仙籍)에 오를 수 있고 신선의 반열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네. 이건 기밀이니 누설하면 안되오.”
하지만 원추는 꿈에서 깬 후 이 말을 다른 사람에게 전했다. 다음날 그는 또 꿈에서 그 노인을 보았다. 노인이 말했다. “다시 내 말을 누설하면 벙어리가 될 것이다.”
원추는 그날 일어난 후 밖에 나갔다 꿈속에서 보았던 긴 수염의 도인을 만났다. 도인이 그의 손을 끌고 휙 하자 단번에 항주에서 수천 리 떨어진 동북지방의 관외에 도착해 있었다. 이때 도인은 그에게 산으로 따라 들어가 수도하기를 권했다. 원추는 비록 도인이 펼친 신적을 경험하긴 했지만 도 닦기를 원치 않는다고 거절했다. 도인은 결국 방법이 없어 떠나갔다. 떠나기 전 그는 원추에게 한 알의 단약을 주었으며 원추가 약을 먹자 곧 벙어리가 되어 말을 할 수 없었다.
원추는 혼자서 관외에서 말도 할 수 없어 큰 고생을 겪다가 나중에 친구를 만나 비로소 항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나중에 장중승(張中丞)이란 사람이 이 일을 알고는 원추를 돕고자 했다. 장중승은 강서 용호산의 장천사(張天師)에게 편지를 하나 써서 원추의 입을 열어주도록 부탁했다.
얼마 후 장천사가 장중승에게 회신하며 농아를 고치는 부적 두 장을 부쳐왔다. 한편 장천사는 항주부 성황사에 공문을 보냈다. 장중승은 장천사의 편지에서 말한 대로 항주 성황묘에 가서 공문을 불살라 성황신에게 바치고 또 두 장의 부적을 원추에게 주었다. 아울러 한 장의 부적을 삼키게 했다.
원추가 부적을 삼킨 후 곧 뼈마디에서 소리가 나더니 온몸이 피곤해졌다. 원추가 잠든 후 꿈속에 한 사람이 손에 성황유단(城隍諭單 문서)을 잡고 그를 불렀다. 유단 위에는 “26일 원생원에게 알림”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러자 원추의 원신이 몸을 떠나 그 사람을 따라 성황신 앞에 도착했다.
원추가 성황신을 보니 관대를 가지런히 쓰고 묘의 중앙에 정좌하고 있었다. 성황신이 그에게 말했다. “조금만 기다리시오. 금갑신이 이미 진인을 청했습니다.”
잠시 후 흰 수염의 도인이 금갑신과 함께 왔고 도인은 성황신에게 손님으로서의 예의를 갖춘 후에 앉았다. 성황신은 노도인에게 원추가 농아가 된 일을 물었고 도인은 원추에게 말했다. “자네의 명에 어려움이 있어 내가 1년간 말을 못하게 하여 재난을 소멸시키도록 했다.”
성황신이 또 말했다. “하지만 장천사가 가능하면 원추를 빨리 회복시켰으면 합니다.” 노도인이 말했다. “이왕 장천사가 그렇게 말했다니 그럼 반년만 벙어리 노릇을 하도록 하지요. 자네는 앞으로 말할 때 주의해야 하네. 그래야만 재난을 면할 수 있다네.”
그 후 성황신은 원추를 돌려보냈고 원추는 깨난 후 이 똑똑한 꿈을 단단히 기억했다. 며칠 후 원추는 장천사의 편지에서 부탁한 대로 또 한 장의 부적을 삼켰다. 나중에 원추는 어느 날 밤 꿈속에서 어떤 사람이 말할 수 있도록 하는 꿈을 꾸었고 다음날 깨어나자 말할 수 있었다. 원추는 정상으로 회복된 후 장중승에게 감사의 절을 올렸다. 장중승은 듣고 나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장천사가 나중에 내게 편지를 보냈는데 그가 이미 금갑신을 파견하여 성황신을 도와 당신 문제를 돕도록 하라고 말했소.”
이때 원추는 꿈속에서 본 금갑신이 바로 장천사가 파견한 사람임을 알았다.
자료출처 <우초신지(虞初新志)>
발표시간 : 2010년 5월 4일
정견문장 : http://www.zhengjian.org/zj/articles/2010/5/4/6592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