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명고(明古)
【정견망 2010년 5월 3일】 명나라 말년 강서에 이름이 팽원(彭遠), 자가 망조(望祖)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단정하고 조용해 사람들과 우스갯소리를 하지 않았다.
청년 시기에 서산 암자에서 공부를 하며 과거를 보아 벼슬길로 나아가려고 했다. 그해 겨울 삼베옷을 입은 도사가 큰 눈을 무릅쓰고 찾아와 함께 묵자고 부탁하자 팽원이 허락했다. 뜻밖에 그는 발에 병이 생겨 일어나지 못했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그들 싫어했다. 오로지 팽원만이 그를 불쌍히 여겨 매일 자기가 먹을 것을 나누어주며 그를 세심하게 돌보았다.
삼년 후 어느 날 도사의 병이 나았다. 그는 일어나 품에서 수도하는 책 세 권을 팽원에게 주면서 말했다. “이 책을 읽으면 신선이 될 수 있다.” 하고는 사라졌다. 팽원은 책을 얻은 후 열심히 읽었다. 나중에 명나라가 망하자 팽원은 아예 과거를 포기하고 집을 떠나 떠돌이 생활을 했다.
청나라 순치(順治) 연간 그는 장행정(張行貞)이란 사람을 알게 되었는데 장행정은 그를 자기 집 가정교사로 초빙했다.
한번은 장행정과 대화중에 복건성의 민월(閩粵)이라는 곳의 신선한 여지(荔枝)가 매우 맛있는데 먹어볼 기회가 없다고 했다. 팽원이 이 말을 듣자 웃으며 말했다. “그건 어렵지 않습니다.” 장행정이 매우 놀라며 어떻게 천리 밖의 여지를 얻을 수 있는지 물었지만 팽원은 묵묵부답이었다.
그날 황혼 무렵 장행정이 방에 돌아간 후 팽원은 동자에게 서재를 청소한 후 법단(法壇)을 설치하게 했다. 동자가 일을 마치자 그는 또 잠이 들었다. 동자는 매우 이상하게 여겨 잠을 자지 않고 몰래 엿보았다. 그러자 해가 완전히 진 후 팽원이 법당으로 가서 상자 안에서 풀을 꺼내어 용 모양으로 묶었다. 팽원이 풀로 만든 용을 타고 법술을 시작하자 용이 즉시 살아 일어나더니 팽원을 태우고 날아갔다.
한밤이 지나자 동자는 팽원이 용을 타고 돌아온 것을 보았는데 용의 뿔에는 신선한 여지가 잔뜩 걸려 있었다. 팽원은 내린 후 법단을 철거하자 용은 원래 상태로 변해서 상자 속으로 들어갔다. 이 때 동쪽 하늘이 희미하게 밝아왔다.
날이 밝은 후 팽원은 장행정과 함께 여지를 맛보았다. 동자는 어젯밤 몰래 본 일을 주인에게 알렸다. 장행정은 크게 놀라 팽원이 도인임을 알고는 그때부터 그를 매우 공경했다. 1년 후 팽원은 또 용을 꺼내 타고 날아갔는데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자료출처 : 《우초신지(虞初新志)》
발표시간 : 2010년 5월 3일
정견문장 : http://www.zhengjian.org/zj/articles/2010/5/3/6590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