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대법제자
【정견망】 옛날 산동(山東) 고밀(高密)에 장(張)씨 성을 가진 서생이 있었다. 그는 노산(嶗山)의 어느 도관(道觀)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그곳에는 늙은 도사가 있었는데 생긴 모습이 매우 추했으며 늘 나무를 패는 일을 했지만 평소 말이 없었다. 장씨 서생은 그를 줄곧 가볍게 여겼다. 어느 날 서생이 두 마리 소를 샀는데 자기 집이 노산에서 일백여 리 떨어진 곳에 있었다. 그러나 주변에 소를 자기 집에 보낼만한 사람이 없어 고민에 빠졌다.
이때 늙은 도사가 말했다. “무슨 걱정이 있는 것 같은데 이 두 마리 소 때문이 아닙니까?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내가 보내드리지요.” 장씨는 도사의 말을 매우 이상하게 느꼈으나 잠시 후 두 마리 소가 없어진 것을 발견했다. 서생은 도사의 말을 생각하고 좀 의아해 하고 있었다.
나중에 집에 돌아와 보니 과연 두 마리 소가 집에 와 있었다. 가족들에게 물어보니 “어느 날 모시에 어느 도사가 이 두 마리 소를 데려 왔습니다.”라고 말했다. 서생이 생각해보니 그때는 바로 자신이 도사와 대화를 나눌 때였다. 그는 그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그 도사가 일백여 리 떨어진 곳에 순식간에 소를 보냈구나. 신통력이 대단하구나.” 그때부터 그는 도사를 매우 공경했다.
나중에 어느 날 밤의 일이다. 노산에 갑자기 큰 비가 내리고 천둥이 울렸다. 장씨 서생은 창문을 꼭 닫고 있었는데 마침 창문 틈으로 수백 명의 신령(神靈)을 보았다. 신령들은 모두 도사의 방을 둘러싸고 있었는데 마치 공경하게 예를 올리는 모습이었다. 서생은 이를 보고는 놀라서 감히 숨도 쉬지 못했다. 큰 비는 다음날이 되서야 겨우 멈추었다.
이때 서생이 얼른 도사를 찾아가 보았으나 도사가 머물던 방에는 그저 적막만 남아 있을 뿐 아무도 없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그날 큰 비가 오던 날 밤 노산 근처 백 곳의 도관에서 모두 그 도사를 보았다고 한다. 이 도사가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모른다.
인간세상의 지위로 보자면 도인은 그저 나무꾼에 불과하며 종교계 중에서의 지위와 직책 역시 매우 낮고 또 용모도 추했다. 하지만 그는 진정한 도인(道人)이며 많은 신령들이 공경하게 둘러싸고 있었다. 이로 볼 때 수도의 성취는 수도자의 사회적 지위나 계층, 직책의 높이내지 용모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료출처:《지북우담(池北偶談)》)
발표시간 : 2010년 8월 7일
정견문장 :
http://www.zhengjian.org/zj/articles/2010/8/7/6777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