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길광우(吉光羽)
[정견망] 조선사(稠禪師)는 남북조 북제(北齊) 시기 업성(鄴城-지금 하북성 임장현) 사람이다. 그가 소림사에 가서 출가했을 때 절에는 어린 승려들이 적지 않게 있었는데 한가할 때는 늘 씨름하고 힘을 겨루었다. 당시 조선사는 힘이 약해 씨름을 잘 못했으며 늘 놀림을 당했다. 어린 승려들은 그를 땅에 넘어뜨리고 때렸다.
어린 조선사는 치욕을 참지 못하면 곧 불전(佛殿)으로 뛰어 들어가 문을 닫고 금강 대력사신[金剛大力士神-금강은 금중에 가장 강하다는 뜻이며 굳건하고 예리하며 일체를 다 쳐부술 수 있다는 뜻이다. 금강대력사는 금강저(金剛杵-저는 고대 인도의 무기)를 잡고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천신(天神)이다. 절에는 사대천왕 상이 있는데 보통 “사대금강”이라고 한다]의 발을 끌어안고 맹세했다. “저는 약하기 때문에 늘 친구들의 놀림을 받으니 너무나 견디기 힘듭니다. 이렇게 살면 죽느니만 못합니다. 당신은 유명한 대력사신이니 마땅히 저를 도와주세요! 이렇게 발을 잡고 7일간 있을 텐데 그 때까지도 저에게 힘을 주지 않으면 저는 여기서 죽어버릴 거예요! 맹세합니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그는 맹세를 발한 후 매일 시간을 내어 금강신의 발을 붙잡고 계속 성심껏 기도를 했다. 처음 며칠 밤은 아무 차이가 없었다. 그의 의지는 여전히 매우 확고했다. 6일째, 날이 거의 밝아 올 무렵 금강력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손에는 커다란 바리때에 근육을 잔뜩 들고 와서 어린 조선사에게 물었다.
“힘이 있으면 좋겠느냐?”
“네, 그러고 싶어요.”
“네 성의가 정말이냐?”
“정말입니다”
“너는 이 고기를 먹을 수 있느냐?”
“먹을 수 없습니다.”
“무엇 때문이지?”
“출가인은 고기를 먹으면 안 되니까요.”
금강신은 밥그릇을 받들고 칼을 들더니 조선사에게 쳐다보라고 했다. 동시에 그는 절굿공이 같이 생긴 금강저(金剛杵)를 휘둘렀다. 그 앞에서 번쩍번쩍 휘두르면서 그에게 말했다. “이것을 반드시 먹어야 한다. 그래야 힘을 기를 수 있단다.” 조선사는 그래서 전전긍긍하며 고기를 먹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깨끗이 먹어치웠다.
금강신이 말했다, “네가 근육을 먹어 이미 힘이 증가됐다. 그러나 계속해서 잘 수행해야 한다. 계율을 지키고 자신을 잘 지켜라!”
금강역사가 떠난 후 날이 밝아왔다. 조선사는 잠자리로 돌아오자 다른 어린 승려들이 물었다. “넌 어디에 갔다 왔어?”
선사는 말이 없었다. 잠시 후 밥이 차려졌다. 밥을 다 먹은 후 어린 승려들은 또 그를 놀렸다. 조선사는 말했다. “나는 힘이 있어, 손을 조금만 뻗어도 너희들은 견디지 못할 걸?”
어린 승려들은 시험 삼아 그의 팔을 끌어당겼으나 조선사의 근육이 매우 튼튼해 보통 사람과 전혀 비할 수 없는 것을 느꼈다.
아이들은 매우 의아하게 생각했다. 조선사가 말했다. “내가 할 테니 한번 봐.”
그는 대전에 들어갔다. 조선사는 발끝으로 서서 벽 위에서 나는 듯 달렸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수백 보나 달렸다. 또 평지에서 뛰어오르는데 머리가 거의 서까래에 거의 닿을 정도였으며 수차례나 그렇게 뛰었다. 그러고 나서 천근도 넘는 솥을 들었으며 주먹으로 때리는데 손이 민첩하기가 사람을 놀라게 했다.
종전에 그를 괴롭히던 어린 승려들은 놀라서 땅에 엎드려 온몸에 땀이 흘리며 그를 쳐다보지도 못했다.
나중에 조선사는 각고의 수련으로 무예는 한층 더 뛰어났으며 그를 따르는 제자도 매우 많았다. 그래서 그는 심산을 들어가서 매우 광대하고 화려한 절을 지었다. 이때 그를 따라 불법을 배우는 승려는 이미 수천 명이 넘었다.
북제(北齊)의 문선제(文宣帝)는 간신의 조언을 들었다. 조선사가 심산의 절에서 대중을 모아 경을 강의하는 것은 모반할 의도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문선제는 친히 병사를 이끌고 나아가 토벌하며 선사를 죽이려 했다.
그러나 조선사는 이미 점을 쳐서 알고 있었다. 그는 평소 주방에 잘 내려오지 않는데 이번에 갑자기 주방에 분부했다. “내일 많은 귀한 손님들이 많이 올 테니 반찬을 많이 준비하게.” 날이 밝아 오려 할 때 선사는 혼자 수레를 타고 절에서 족히 20여리는 떨어져 있는 계곡 입구로 도착해 외롭게 서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문선제가 군대를 이끌고 이곳에 도착했다. 황제는 조선사를 보고 이상하게 느껴 물었다.
“대사님, 어떻게 이곳에 혼자 서 계십니까?”
“폐하께서 저를 죽이려 하시니 절에 제 피가 뿌려져 부처님 땅이 더러워질까봐 염려됩니다. 그래서 여기 산입구로 내려와서 공경하게 형을 받으려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조선사는 비굴하지도, 항거하지도 않으며 말했다.
문선제는 그 말을 듣고 크게 놀라 조선사가 이처럼 신묘한 것을 보고 얼른 말에서 내려 땅에 엎드려 후회막급하며 부끄러워했다. 그는 조선사에게 그의 참회를 허락해달라고 청했다. 조선사는 아무 말이 없었다. 나중에 문선제가 사원에 도착하자 조선사는 연회를 열어 황상과 병사들을 초대했다.
음식을 다 먹은 후 문선제가 청했다.
“듣자하니 대사께서는 금강역사에게서 신공을 배웠다고 들었습니다. 오늘 눈요기를 하고 싶은데 한번 보여주실 수 있습니까?”
조선사가 말했다. “나의 예전 힘은 사람의 힘입니다. 오늘은 제가 폐하께 신력(神力)을 한번 시연해 드릴 테니 한번 보시겠습니까?”
문선제는 “매우 보고 싶습니다. 대사께서는 한두 번 간단히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조선사가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즉시 절을 짓고 나머지 남은 나뭇조각들이 구름 위로 날기 시작했으며 공중에서 서로 부딪히며 천둥 같은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어떤 나무는 부딪혀 부서졌으며 나뭇조각이 마치 눈 내리듯이 분분히 떨어졌다. 문선제는 크게 놀랐으며 그를 따르던 관리와 병사들은 모두 놀라 이리저리 뛰며 숨어버렸다. 문선제는 땅에 앉아 머리를 조아리고 대사에게 이 장난을 중지시켜 달라고 했다.
동시에 명령을 내렸다.
“대사는 제자를 받아도 되며 절을 짓고 경을 강의해도 된다. 누구도 간섭하면 안 된다!”
나중에 조선사는 병주(並州)에 절을 지었으며 절이 완성되기 전에 병들어 죽었다. 세상을 떠나기 전 그는 여전히 병주의 절을 짓는 일을 잊지 못해 말했다.
“내가 죽은 후 다음 생에 계속해서 이 절을 짓겠다!”
30년 후 수(隋)나라 문제(文帝)가 병주를 지나다 아직 완성이 덜된 절을 보고 올려다보며 읍을 했다. 그리고 명을 내려 병주의 관리들이 합심하여 빨리 조선사가 미완성한 절을 다 짓도록 했다.
병주의 이 절이 완공된 후 어느 고인의 말이 전해졌다. “수 문제는 바로 그 당시 조선사 대역사가 환생한 것이다!”
– “고승전(高僧傳)”에 근거
발표시간: 2011년 10월 29일
정견문장: http://www.zhengjian.org/zj/articles/2011/10/29/7827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