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 정수신(程守信)
[정견망]
사명(四明)지역에 갈정내(葛鼎鼐)라는 사람이 있었다. 학교에서 공부할 때 매일 학교를 갈 때마다 늘 토지신을 모시는 사당(土地廟) 앞을 지나야 했다.
어느 날 묘축(廟祝 신묘에서 향불을 관리하는 사람)의 꿈에 토지신이 나타나 말했다. “갈 장원이 매번 이곳을 지나갈 때마다 내가 일어나서 그에게 인사를 해야 하니 많이 번거롭다. 네가 나를 위해 작은 담을 쌓아 나를 그 안에 가리게 하여 내가 늘 그에게 일어서서 존경을 표하지 않아도 되게 하라.” 하고 부탁을 했다.
묘축은 토지신의 뜻에 따라 작은 담을 쌓기로 하고, 막 일꾼을 모아서 일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또 꿈에 토지신이 부탁했다. “너는 담을 쌓을 필요가 없다. 갈정내가 남의 이혼서류를 쓰는 것을 도와주었고 이 때문에 그의 공명은 이미 하늘에서 지워졌다. 그러므로 내가 그에게 경의를 표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라고 말했다.
알고 보니 당시 향리(鄕裏)에 자기 아내를 버리려는 사람이 하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글을 쓸 줄 모르므로 갈정내에게 대필을 부탁했던 것이다. 갈정내는 즉시 기뻐하며 이혼 문서를 써주었다. 그 사람은 그래서 얼른 갈 곳 없는 본처를 버렸다.
나중에 갈정내는 사당지기가 전하는 말을 듣고는 크게 후회하여 진력을 다해 이혼한 남편을 찾아가서 이혼했던 여인과 다시 재혼을 하도록 하여 혼인을 회복하라고 설득했다. 하지만 나중에 과거시험에서 그는 과연 장원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자기의 행동을 후회하고 뉘우쳤기 때문에 하늘에서는 그래도 향시에는 붙게 해 주어 성에서 거인(擧人)으로 선발되었다. 하지만 관직은 부사(副使)까지만 오를 수 있었다.
출처: 집복소재지도
발표시간 : 2011년 11월 14일
정견문장 : http://www.zhengjian.org/zj/articles/2011/11/14/7863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