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운개(雲開) 정리
[정견망] 고대에 녹강(淥江-녹수 상강의 지류) 곁에 성이 적(翟)인 붓을 만드는 장인이 있었는데 솜씨가 좋아 사람들은 그를 ‘적필사(翟筆師)’라고 불렀다. 그는 도를 좋아하여 늘 도사와 교제하기를 즐겼다. 어느 날 먼 곳에서 온 운유(雲遊)도사가 그 이름을 듣고 그를 찾아왔다.
적필사는 또 운유도사에게 자기 집에 머물라고 하면서 다방면으로 잘 돌봐주었다. 이때부터 이 도사는 이 집에서 일년 이상 왕래하며 지냈다. 적필사는 여전히 환영했으며 도를 존경하는 성의를 나타냈다. 어느 날 도사가 적필사를 불러 강변으로 놀러가자고 했다. 그는 붓 한자루를 입으로 깨물어 두 쪽으로 만든 뒤 강물에 띄웠다. 그리고 그 중 한쪽 위에 밟고 서서 적필사에게 다른 한쪽을 밟아 그처럼 따라 해보라고 했다. 그러나 적필사는 두려워 감히 대나무 쪽을 밟고 설 수 없었다. 도사는 하하 웃으며 반대편 언덕으로 날아갔으며 언덕에 닿자 곧 모습이 사라져 종적이 없어졌다. 적필사는 이제야 그가 보통사람이 아님을 보았다.
열흘 후 운유도사는 또 적필사 집에 나타나 어떤 음식물을 갖고 와서 적필사에게 먹으라고 했다. 적필사는 그 음식이 전부 부패하고 냄새나는 것이어서 손으로 코를 막으며 고맙다고 말하면서도 먹지 않았다. 도사는 탄식하며 말했다. “당신이 이런 썩은 음식을 먹을 수 없으면 절인 고기를 두 단지 드리지요.” 하면서 단지 두 개를 남겨놓고 일어나 가버렸다. 도사 떠난 후 적필사는 단지를 열어보니 그 속에는 모두 금 부스러기가 있었다. 이 때야 적필사가 비로소 신선과의 인연을 놓친 줄 알았다. 부패한 음식은 반드시 신단(神丹)이 변한 것이 분명했다. 이후에 도사는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운유도사는 붓 반쪽을 딛고 녹강을 건넜으니 불교에서 달마가 일찍이 갈대 하나로 강을 건넜다는 일과 유사한 기적이다. 적필사는 두려움 때문에 도사를 따라 강을 건너지 않아 한번 도를 얻을 기회를 놓쳤다. 두 번째는 사람의 관념으로 도사가 준 음식을 썩은 음식이라고 생각해 두 번째 도를 얻을 기회를 지나쳤고 마침내 세간에서 약간의 재물을 얻을 뿐이니 매우 애석하다. 이로서 알 수 있는 것은 1. 수련인은 반드시 두려움을 없애야 하며 2. 세상 사람의 관념이나 이념에 상관없이 무릇 사람을 구도하는 사람이 하는 일은 좋고 옳은 것이다.
발표시간: 2012년 7월 30일
정견문장: http://www.zhengjian.org/node/112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