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여완(餘琬)
【정견망】
청나라 건륭 55년(1790년) 형주(荊州)에 홍수가 났다. 현지에 있던 주왕산(周王山)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이때 박석(옥을 포함한 바위)하나가 홍수에 휩쓸려 내려왔다. 그곳 농부가 이 바위를 발견하고 곡괭이로 부셨다. 뜻밖에 바위 속에 하나의 옥그릇이 있었다. 질은 반질반질하며 윤이 났으며 무슨 문자나 문양이 조각되어 있지 않았으나 약간의 혈심 반점이 있었다(옥은 지하에 오래 매장되면 근처에 있는 붉은 색의 광물이 스며들어 반점이 생긴다). 옥 그릇은 둘레가 6촌정도 되었다. 아쉬운 점은 박석을 부술 때 그릇도 좀 손상되고 말았다.
형주 주민들은 옥그릇이 어떻게 바위 덩어리 속에서 나왔는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어떤 사람이 말했다. 이것은 1천년 전에 그릇이 진흙 속에 떨어졌고 오래 오래되어 진흙이 돌로 변한 것이다. 그래서 그릇을 그 속에 싸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도 처음에는 이 바위 속에 옥그릇이 형성된 것은 그릇이 아마 진흙 속에 떨어진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흙이 마르면 단단한 덩어리가 되지만 절대 바위로 변하지 않는다. 말라서 굳어진 덩어리는 홍수를 만나면 다시 진흙이 된다. 일반적이 지질 조건하에서 암석이 풍화하여 모래, 흙이 되지만 진흙이 바위로 변하기는 매우 어렵다. 일반적으로 고온, 고압의 지질 변화가 있어야 가능하다. 예를 들면 중국 4대 벼루 중 하나인 징니현(澄泥硯)은 진흙으로 만든 것으로 단단하고 마모에 강한데 사람이 인위적으로 굽고 쪄서 만든 것이다.
이 기록으로 보건대 이 돌은 원래 산에서 나온 것이며 산의 일부분이었다가 붕괴되어 발견된 것이다. 형성된 연대는 필경 매우 오래되었을 것이다. 내가 보기엔 이렇다. 옥그릇은 사전(史前)시기에 진흙 속에 떨어졌고 진흙층에 싸여 있다가 지질 변화로 지하에 묻혀 화석처럼 형성되어 마침내 돌로 변했을 것이다. 이 옥그릇은 분명 사전(史前)문명이 존재했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자료내원: 《자불어(子不語)》
발표시간: 2014년 4월 17일
정견문장: http://www.zhengjian.org/node/1295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