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오국빈(吳國斌)
【정견망】
서도탁(徐道度)은 아들 문백(文伯)을 낳았고 서숙향 (徐叔向)은 사백(嗣伯)과 성백(成伯)을 낳았다. 서씨 가문의 의술은 서문백, 서사백, 서성백 대에 더욱 명성이 높아졌고 성취가 많았다. 다시 말해 서씨 일가가 명의로 이름을 날린 전성기였다.
서문백은 자가 덕수(德秀)다. 《서문백약방(徐文伯藥方)》 3권과 《서문백요부인가(徐文伯療婦人瘕)》 1권을 편찬했다. 《남사 서문백전(南史‧徐文伯傳)》에 따르면 서문백은 집안 대대로 내려온 의술을 계승했는데 의술이 고명하고 학문이 자못 높았다. 그는 성격이 남달랐고 소탈하며 거리낌이 없어 고관대작에게도 굴복하지 않았으며 의료를 직업으로 여기지 않았다.
일찍이 장융(張融)이란 인물이 서문백과 서사백에게 이렇게 말했다.
“과거 왕미(王微), 혜숙야(嵇叔夜)가 학문이 있지만 넘볼 수 없고 은중기(殷仲堪-동진 시기의 의사) 무리 따위는 언급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 미묘함을 얻은 자는 신명(神明)으로 훤히 꿰뚫고 그런 후에야 경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희같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또한 시중 저징(褚澄)은 부귀한 신분으로 사람들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었지만 당신들처럼 이렇게 뛰어나진 못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문백이 대답했다.
“뛰어난 사람만이 이 일을 알고 숭배할 수 있네. 뛰어나지 않은 자들은 대다수 그것을 아주 번거로운 일로 생각하고 비루하게 보는데 어찌 이를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겠는가?”
서문백의 병치료 효과는 서사백과 거의 비슷했다. 송(宋)나라 효무제의 노(路)태후가 병이 났을 때 어의들이 모두 무슨 병인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서문백이 진단하고는 “이는 소장 결석에 불과합니다.”라고 했다. 그가 소석탕(消石湯)을 달여주자 즉시 병이 나았다. 효무제는 그를 파양왕(鄱陽王)의 상시(常侍)로 임명하고 천금을 주었으며 열흘 후 더욱 후한 은혜를 베풀었다.
송 명제(明帝)의 궁녀가 허리 요통이 심해서 병이 발작할 때는 아파서 거의 호흡이 끊어질 정도였다. 뭇 의관들이 이를 육증(肉症 근육 질환)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서문백은 “이는 발작입니다.” 라고 하면서 기름을 잔뜩 먹였다. 그러자 궁녀는 곧 머리카락 같은 것을 토해냈다. 잡아 당겨보니 길이가 삼척이고 머리는 뱀의 모습이었다. 또 움직일 수도 있었는데 문에 걸어놓고 물이 다 빠진 후 보니 한 묶음 머리카락이었다. 궁녀의 병은 이미 다 나았다.
나중에 황제에서 쫓겨나 폐위된 폐제(廢帝) 유욱이 나가서 놀다가 화원에서 아이 밴 부녀를 만났다. 폐제도 진단을 잘했기에 이렇게 말했다. “뱃속의 아이가 딸이군요.”
서백문에게 확인하자 그는 “뱃속에 두 사람이 있는데 1남1녀입니다. 남아는 왼쪽에 있어 청백색이며 형체는 여아보다 작습니다.”
그러자 성질이 급한 폐제는 성질이 급해 사람을 시켜 임신부의 배를 갈라 보고 싶어했다. 서문백이 고민하며 말했다. “만약 칼을 사용한다면 변고가 생길 터이니 침을 찔러 보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태아가 곧 나올 겁니다.” 그래서 족태음 비경의 혈을 사(寫)하고 수양명 대장경의 혈을 보(補)하자 태아가 곧 나왔다. 두 아이가 잇달아 태어났는데 과연 그가 말한 대로였다.
서문백의 아들 서웅(徐雄)도 가업을 이어받았는데 특히 진단을 잘했다. 그의 지위는 봉조청(奉朝請)에 이르렀다. 그는 또 청담(淸談)을 즐겨 많은 고관들과 교류했다. 모친을 모시고 살았는데 효성이 지극했다. 모친이 세상을 떠나자 슬퍼하다가 자신도 거의 죽을 뻔했다. 얼마 안가 형이 죽자 지팡이를 짚고 애도했으며 몹시 슬퍼하다가 따라 죽었다.
【해설】 고대에는 출산하다 난산이 되면 생명이 위태로운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고대 의사들은 난산을 치료할 때 한약뿐만 아니라 침구치료도 상당히 효과적으로 사용했다. 여기서 서문백이 족태음비경과 수양명대장경에 침을 놓은 것 역시 난산을 치료하는 방법의 일종이다. 다만 서문백의 의술이 워낙 고명해 침을 놓자마자 아이가 태어났을 뿐이다.
발표시간: 2014년 8월 10일
정견문장: http://www.zhengjian.org/2014/08/10/134665.%E5%8F%A4%E4%BB%A3%E5%90%8D%E5%8C%BB%EF%BC%9A%E5%BE%90%E6%96%87%E4%BC%AF.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