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당무(唐武)
【정견망】
정사(正史)의 기록에 따르면 이정(李靖)은 원래 수나라 때 마읍군(馬邑郡)의 관리였다. 이연(李淵 역주: 훗날의 당고조)이 이정을 잡아 참하려 하자 이정이 큰 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의병을 일으킨 것은 본시 천하의 혼란을 제거하려 한 것일 터, 대업을 이루려는 것이오? 아니면 사사로운 원한으로 장수를 베려는 것이오?”
그러자 이세민이 간청하여 이연은 이정을 석방했다. 이세민은 곧 이정의 재목을 알아보고 자신의 진영으로 그를 끌어들였다.
당고조 무덕(武德) 3년, 이정이 소선(蕭銑)을 토벌하러 나섰다. 고조는 이정의 진군이 너무 느리다고 여겨 허소(許紹)에게 이정의 목을 베라는 밀명을 내렸다. 하지만 허소가 그의 재능을 아껴 그를 구해달라고 청해 겨우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이정은 나중에 개주(開州)의 반란을 평정했다. 당고조가 매우 기뻐하며 공경대신들에게 말했다 “짐이 듣자하니 공신을 쓰는 게 허물 있는 사람을 쓰는 것만 못하다고 하더니 과연 이정이 그 능력을 드러냈구려.” 그러면서 직접 칙서를 써주며 말했다. “과거의 허물은 묻지 않겠다, 나는 이미 오래 전에 잊어버렸다.”
무덕 4년 음력 8월, 소선은 가을에 강물이 범람하고 삼협(三峽)의 길이 험해 이정이 진군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군사를 쉬게 하고 방비를 하지 않았다. 음력 9월 당나라 대장은 행군을 멈출 것을 청하고 강물이 물러가기를 기다렸다. 이정은 오히려 소선이 준비가 소홀한 틈을 타서 진군하여 승리했다.
소선이 투항을 청하자 당나라 장수들은 모두 “소선의 장수와 부하들은 죽음으로 항전해 죄가 무거우니 집을 몰수하고 부하들에게 상으로 줍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정만은 “임금의 장수된 자로서 도의상 사망자와 그 고아를 돌보고 토벌할 책임이 있습니다. 백성들은 기왕에 혹사당하고 핍박당해 왔는데, 죽음으로 항거한 것이 어찌 그들 스스로 원해서 한 일이겠습니까? 마땅히 관대히 대하여 민심을 위안해야 합니다. 소선이 이미 투항했는데 그를 제거한다면 장차 각 성(城)이나 진(鎭)이 모두 두려워 버티지 못할 것이니 좋은 계책이 아닙니다.” 그래서 투항한 병사를 죽이지 않았다. 그러자 인근 지역에서 이 일을 듣고 서로 다투어 귀순하지 않는 자가 없었다.
당태종 정관(貞觀) 3년 돌궐의 각 부락이 당나라를 배반했다. 이정은 3천의 정예기병을 이끌고 불시에 출병해 갑자기 돌궐에 다가갔다. 돌궐의 칸은 갑자기 나타난 당나라 군대에 크게 두려워하며 말했다. “당나라 군대가 이렇게 불시에 다가오다니 어찌 이정 혼자 감히 부대를 이끌고 왔겠는가?” 이리하여 하루에도 여러 번 놀라 쓰러졌다. 이정이 승리를 거두자 당태종이 말했다. “과거에 이릉은 보병 5천을 이끌고 적진 깊숙이 들어갔으나 중과부적으로 흉노에 투항하지 않을 수 없었다. 허나 경은 3천의 기병으로 적진 깊숙이 들어가서 땅을 수복하고 북쪽 오랑캐들에게 위엄을 떨쳤으니 이는 고금에 없던 일로 과거 위수의 역(渭水之役)을 복수하기에 충분하도다.”
결국 돌궐의 “힐리” 칸이 당나라에 사신을 보내 사죄했으며 온 나라가 전부 당나라에 복속되기를 청했다.
당태종은 이정이 돌궐의 “힐리” 칸을 이겼다는 말을 듣고 매우 기뻐했다. “짐이 들으니 군주가 근심하면 신하는 욕을 보고, 군주가 욕을 당하면 신하는 죽는다고 한다. 과거에 국가의 기틀을 다질 때 태상황(당고조를 지칭)께서 백성들을 위해 부득이 돌궐의 신하를 칭했다. 짐은 이것이 가슴에 아팠다. 늘 흉노를 멸하고자 했고 편히 지내지 못했으며 맛있는 것을 먹어도 그 맛을 몰랐다. 오늘 부대를 움직여 홀로 적을 치니 지난 치욕을 씻었도다.”
어사대부(禦史大夫) 온언박(溫彥博)이 이정의 공로를 질투하여 그의 부대가 규율이 없었다고 모함했다. 당태종이 이정을 크게 꾸짖었지만 죄를 사면하고 공훈에 대해서는 상을 주었다. 오래지 않아 당태종이 이정에게 말했다. “전에 어떤 사람이 자네를 모함했었네. 짐이 이제 잘못을 깨달았으니 자네는 마음에 두지 말게.” 하면서 거듭 이정에게 상을 내렸다.
이정은 나중에 큰 업적을 이루고 은퇴했으며 79세까지 긴 수명을 누렸다. 그의 아들 역시 관리가 되었다.
http://www.zhengjian.org/2015/08/25/147277.李靖與唐太宗的故事.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