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류풍(劉豐)
【정견망】
공간이 달라지면 시간도 달라진다. 인간세상뿐만 아니라 부지불식중에 다른 시공에 들어가면 그곳의 시공 개념 역시 달라진다.
여공(呂恭)의 자는 문경(文敬)이며 젊을 때부터 양생법을 좋아했다. 한번은 하인들을 데리고 태행산으로 약초를 채집하러 갔다. 그곳에서 우연히 세 사람을 만났다. 그들은 여공에게 “당신이 이렇게 고생을 마다하고 높은 산에 올라온 것을 보니 오래 사는 술법을 구하려는 게 아니요?”라고 물었다.
여공은 “확실히 그렇소만 좋은 약을 구하지 못해 그저 약초나 좀 채집해서 복용하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세 사람이 자기소개를 했는데 한 사람은 동성인 여문기였고, 나머지는 손문양, 왕문상이었다. 세 사람은 원래 천계(天界) 태화부(太和府)의 신선이었다.
여문기는 여공에게 “우리도 이따금 이곳에 와서 약을 채집해 새로 도를 배우는 사람이 편리하도록 합니다. 당신이 기왕지사 나와 동성이고 이름 중에 ‘文’자가 있으니 이는 좋은 인연입니다. 마땅히 장생할 것입니다. 나를 따라 약을 채집한다면 불로장생의 선방(仙方)을 알려주리다.”라고 말했다.
여공이 무릎을 꿇고 절을 올리며 말했다. “오늘 신선을 만나 뵌 것은 정말이지 제 행운입니다. 제가 우둔하여 신선의 좋은 제자가 되지 못할까 두려울 뿐입니다. 저를 거두어 조금이라도 짚어 주신다면 최대의 소원이겠습니다.” 이리하여 여공은 그들을 따라 이틀간 약초를 채집했다. 신선은 그에게 일부 처방을 알려주고는 돌아가서 가족들을 잘 돌보라고 했다. 여공이 세 사람에게 작별을 고하자 그들이 말했다. “당신이 우리를 따라 이틀간 약을 채집했으나 인간세상에서는 이미 200년이 흘렀을 거요.”
출처: <신선전>
원무위치: http://www.zhengjian.org/2016/09/12/15460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