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한풍(漢風)
【정견망】
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예언하는 데는 많은 방법이 있다. 어떤 사람은 주역 괘로 점을 치고 어떤 사람은 드러난 현상으로 추리하는데 모두 가능하다. 그런데 이중 ‘오진(五盡–역주: 진은 다했다, 상실했다는 의미)’ 이라는 것으로 나라의 흥망을 판단할 수 있다.
백규(白圭)가 중산국(中山國)에 갔는데 중산국 군주가 그더러 남으라고 했다. 백규는 단호히 거절하고는 수레를 타고 떠났다. 또 제(齊)나라로 갔는데 제나라 군주도 그더러 제나라에 남아 관리가 되라고 했다. 하지만 역시 거절하고 제나라를 떠났다.
누군가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백규는 “이 두 나라는 망할 것이요. 나는 ‘오진’이란 말을 들었는데 무엇이 오진인가. 바로 아무도 그를 신임하지 않는 것 즉 신의를 상실한 것이고, 아무도 칭찬하지 않으니 명성이 다한 것이며, 그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친인이 다 죽고 없는 상태고, 길가는 사람이 식량이 없고 집에 먹을 것이 없으니 재물이 다한 것이며, 사람을 마음대로 쓸 수 없고 자신의 작용을 발휘할 수 없으니 공업(功業)이 쇠진한 것입니다. 나라에 만약 이런 다섯 가지 상황이 있으면 반드시 망합니다. 중산국과 제나라는 바로 이에 해당합니다.”
만약 그 군주들이 오진에 대해 알아보고 자신의 악행을 고쳤다면 그럼 혹 망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그들의 재앙은 이런 말을 듣지 않거나 설사 들어도 믿지 않은데 있다. 이렇게 볼 때 군주는 노력해야 하고 의견을 잘 들어야 한다. 중산국은 전쟁에 패해 5차례나 조나라에 영토를 뺏겼다.
제나라 활왕은 군사를 이끌고 제수(濟水) 일대에서 연(燕)나라를 우두머리로 하는 5개국 연합군을 막았지만 결국 망국의 신세를 면치 못했다. 이는 그들이 국가를 포기하고 스스로 멸망의 조건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었다.
출처 : 《여씨춘추>
원문위치: http://www.zhengjian.org/2016/09/20/15473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