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류봉
【정견망】
신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알다시피 어떤 신선은 하늘에 있지만 어떤 신선은 동굴에 살고 있다. 인간세상의 동굴에 사는 사람은 아마 지선(地仙)일지 모른다. 그곳은 바로 우리가 말하는 땅 중심이며 그 속에 무한히 광활한 세계가 있다.
진(晉)나라 때 숭산에 한 노인이 있었다. 전설에 따르면 숭산 북쪽에 큰 동굴이 있는데 얼마나 깊은지 모른다고 했다. 사람들이 숭산에 가서 놀았는데 이 노인이 실족하여 동굴 속으로 떨어졌다. 동굴 위의 사람들은 그가 떨어져 죽지는 않았기를 희망하며 먹을 것을 던져주었다. 동굴 아래의 노인은 이것을 먹고 동굴을 따라 서쪽으로 갔다. 십여 일을 갔는데 갑자기 앞에 밝은 빛이 나타나고 초가집이 하나 있었다. 안에는 두 신선이 바둑을 두고 있었다. 바둑판 옆에 맑은 물이 몇 잔 있었다. 노인은 신선에게 목마르고 배고프다고 했더니 선인은 그 물을 마시라고 했다. 노인이 마시자 온몸에 힘이 무한히 솟아나는 것 같았다.
바둑을 두던 선인들은 그에게 이곳에 남고 싶은지 물어보자 노인은 남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러자 선인이 말했다. “여기서 서쪽으로 몇십 보를 가면 큰 우물이 있소. 우물 속에는 비록 많은 괴물이 있지만 두려워 말고 우물 속으로 뛰어들면 나갈 수 있소이다. 만약 배가 고프면 우물 속에 있는 것을 먹어도 됩니다.”
노인은 선인의 말에 따라 우물 속에 뛰어들었다. 속에는 많은 교룡이 있었는데 노인을 보고는 길을 비켜 주었다. 그래서 노인은 앞으로 나아갔다. 우물 속에 여기저기에 검은 진흙 같은 것이 있었는데 냄새가 아주 좋았다. 배가 고파서 먹었더니 조금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노인이 반년 정도를 우물에서 지내다 나왔는데 보니 사천 청성산이었다. 그리고 낙양으로 돌아왔다. 노인이 장거에게 어찌된 일인지 물었더니 그가 대답했다 “당신이 만난 두 사람은 선관(仙館)의 장부입니다. 그들이 바둑을 둘 때 마신 것은 옥장(玉漿)이며 우물속에서 먹은 검은 진흙은 용혈석수(龍穴石髓)입니다. 아마 당신은 선도(仙道)를 얻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 동굴을 찾아가 선인을 찾으려 했으나 더는 그 동굴을 찾을 수 없었다.
《현중기(玄中記)>에 말하기를 사천 청성산에 동굴이 있다고 한다. 동굴 속에 세 갈래 길이 있으며 서북쪽 길이 곤륜산으로 통한다. 모군(茅君)이 자신의 문장에서 언급한 청성산 동굴이 바로 다섯 번째 동굴이다. 이것은 구선보실(九仙寶室)의 천계(天界)인데 주위가 2천리나 된다. 천계의 십대 동천 중 하나이며 십리를 들어가면 그 동굴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출처: 《신선습유(神仙拾遺)
원문위치: http://www.zhengjian.org/2016/09/27/15484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