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이원(李元)
【정견망】
중국 사람들은 꿈은 천상의 계시라고 줄곧 믿어왔다. 많은 꿈이 결국 영험했기 때문이다. 무엇 때문에 꿈과 현실이 일치하는가? 오늘의 사람들에게는 수수께끼다.
무측천(당나라 측천무후)이 어느 날 꿈에 앵무새 한 마리를 보았다. 새는 깃털이 풍만했는데 두 날개가 부러져 있었다. 꿈에서 깨어난 후 재상 및 대신들에게 이게 어찌된 일인지 물었다. 사람들이 묵묵히 아무 말도 없는데 적인걸(狄仁傑)이 말했다. “앵무새(鵡)는 폐하의 성(武)이 아닙니까? 양 날개가 부러진 것은 폐하의 두 아드님을 말하는데 현재 노릉왕(당중종 이현)과 상왕(당예종 이단)으로 있습니다. 만약 이 두 아드님을 기용하신다면 두 날개가 완전해질 것입니다.” 그의 말을 다 듣고 나서 무측천의 두 조카 무승사(武承嗣), 무삼사(武三思)는 목까지 다 붉어졌다.
나중에 거란인이 유주(幽州)를 포위하고 조정으로 격문을 보내 말했다. “노릉왕과 상왕의 지위를 회복하라!” 그래서 무측천은 적인걸의 말을 기억해내고 꿈의 해몽이 과연 영험하구나 생각하며 말했다. “짐이 태자를 세우려 하는데 누가 좋겠는가?” 적인걸이 말했다. “폐하는 안으로 현명한 아들이 있고 밖으로 현명한 조카가 있는데 누구를 선택하실 지 진지하게 고려해보시고 결국에는 폐하께서 정하셔야 합니다.”
무측천이 말했다. “짐은 물론 내 아들을 세우고 싶다. 승사와 삼사는 무엇이 좋겠는가?!” 이 말을 듣자 승사 등은 무척 두려워했으며 기회를 보아 도망갔다. 무측천은 즉시 승지를 내려 상왕 이단(李旦)을 태자로 세웠다. 이단이 대원수직을 맡아 군사를 부르기 시작했을 때 처음에는 응하는 군사가 몇 명 없었다. 나중에 태자의 덕행을 듣고 북망산 산꼭대기에 응하는 신병이 가득 몰려들어 더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런 상황을 보고 적은 스스로 물러갔다. 자료출처: 《조야첨재(朝野僉載)》
한 국가가 하늘의 뜻에 순응하면 자연히 하늘은 그를 보호한다. 무측천이 천의에 따라 황위를 이 씨에게 주자 외부의 적은 스스로 무너졌다. 아마 바로 신이 암암리에 도운 것이리라.
역주: 측천무후는 일찍이 중종 이현과 예종 이단 두 아들을 폐하고 무씨가 주인이 되는 주(周)나라를 건립했다. 본래 무씨 천하를 만들고자 했으나 말년에 생각이 바뀌어 폐위되었던 아들 이현을 다시 태자로 복권시켰다. 705년 신룡혁명에 의해 무측천이 강제로 퇴위당한 후 이현이 중종으로 등극했다. 중종 사후 동생인 이단이 예종으로 등극했고 이 과정에 큰 공을 세운 아들 이융기가 부친의 뒤를 이어 훗날 현종(玄宗)이 된다.
원문위치: http://www.zhengjian.org/node/246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