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중국수련생
【정견망】
청나라 말기에 유옥청(劉玉廳)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본관은 복건이고 원래 직예총독(直隸總督)의 막료(수하)로 있다가 파직당해 천진에서 거주했다. 그는 원래 천진부의 장 씨 성을 가진 현령과 매우 좋은 사이였기에 그의 수하에서 일을 찾아 거주하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 남는 자리가 없어서 장현령은 일거리를 주지 못해 약간의 돈을 유옥청에게 생활비로 주었다.
아마 이 돈이 그리 많지 않았는지 유옥청과 그의 하인은 성내 미륵암에 임시로 거주했다. 주인과 하인 두 명은 아무 짐도 없어 상당히 곤궁해 보였다. 주인이 가진 돈이 별로 없자 하인이 절의 승려에게 밥을 구걸했다. 오래되자 스님은 하인이 밥을 구걸할 때 항상 일인분만 가져가는 것을 보고 물었다. “설마 자네 주인은 밥을 드시지 않는가?” 그러자 하인은 “저의 주인어른은 아직 잠에서 깨지 않았습니다. 만일 그분이 깨기를 기다리려면 저는 진작 굶어 죽었을 것입니다. 자비를 베풀어 남은 밥이라도 조금 주십시오.”
승려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어찌 그렇게 오래 잠을 잔단 말인가? 계속 물어보고 나서야 비로소 알았다. 유옥청은 매번 잠을 자는데 한번 잤다하면 3-5일이며 심지어 7일간 잠을 자기도 했다. 어떤 때는 깬 후 피로하여 하루를 더 자기도 했다. 그래서 늘 밥을 먹지 않았고 경성에 있을 때 바로 잠을 너무 많이 자서 파직당한 것이었다.
승려는 유옥청에게 무슨 기면병이 있는가 보다 하여 그가 이곳에서 죽을까 두려워 손님을 쫓는 축객령을 내려 그에게 멀리 떠나라고 했다. 하인은 주인 유옥청의 신체 건강을 보증하며 절대 문제없다고 했다. 그래서 그들 두 사람은 계속 남았다. 또 한참 시간이 지나자 스님은 두 사람과 친해졌고 서서히 하인의 입을 통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유옥청은 이승에서는 살아있는 사람이지만 저승에서도 관직이 있다. 그의 육체는 며칠간 자는 것 같지만 사실 원신이 육체를 떠나 저승에서 사무를 본다는 것이었다. 저승에 사건이 매우 많아 매일 거의 며칠에 한번씩 가야하며 대다수는 이승에서 법률의 제재를 피한 나쁜 사람이 그곳에서 심판을 받는 것이었다.
승려는 더욱 호기심이 일어났다. 유옥청이 깨어 있을 때 늘 그는 저승에서 무슨 관직을 지내느냐, 매일 무슨 안건을 처리하느냐 물었다. 하지만 유옥청은 대답하지 않았다. 승려가 하인에게 뇌물을 주자 하인이 말했다. “주인어른에겐 작은 상자가 하나 있는데 평소에 엄밀히 잠겨 있습니다. 아마 매우 중요한 물건이 있는 듯한데 주인이 잠이 들면 우리 한번 열어봅시다.” 그래서 유옥청이 또 잠들었을 때 그들은 몰래 상자를 열었다. 그 속에는 많은 두루마리 서류가 있었는데 그 위에는 엄하고 공정한 판결이 적혀 있었다. 승려는 몰래 이 몇 가지 사건의 판결문을 베꼈다.
첫번째 사건은 경도(京都) 어느 현의 이(李) 씨 집이 이야기였다. 아내가 아이를 낳지 못해 첩을 들인 후 아들 셋을 낳았다. 아내가 세상을 떠났을 때 큰 아들이 20살, 둘째는 19살, 셋째는 17살이었다. 세 아들은 재산을 얻기 위해 부친을 유혹하여 황야에서 살해했다. 첩은 아이들이 불효자이지만 자식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관에 보고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사실을 덮어 감추고 부친이 외출했다고 했다. 마을 사람들은 매우 분했으나 번거로움을 두려워하여 누구도 신고하지 않았다. 또 몇 년이 지나 그녀의 둘째 아들이 이웃집 딸을 아내로 취했는데 장인은 부유하고 착실했다. 이 씨 삼형제는 늘 돈을 요구하거나 재물을 사취했다. 하지만 얼마 얻지 못했다.
세 명의 불효자들은 또 상의하여 모친의 사망을 이용하여 친가를 속이고자 했다. 둘째 아들이 모친에게 독을 먹으라고 강요했고 모친이 말을 듣지 않자 큰 아들이 위협했다. “당신이 늙었으니 살아야 무슨 재미가 있겠소? 이렇게 죽으면 우리가 후히 장사 지내줄 텐데 얼마나 좋소!” 모친은 두려워 떨며 살려달라고 했다. 세 아들은 거들떠보지 않고 모친의 목을 들어 독약을 강제로 먹였다. 독약이 발작하자 모친을 둘째 아들의 장인 집에 들고 갔으며 그곳에서 죽었다.
그러자 장인 집에서 관부에 신고하자 관에서는 자살이라고 겁을 주며 세 아들을 야단치고 그들에게 모친의 시체를 묻으라고 했다. 일이 중대하므로 관원은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더 추궁하지 않았다. 당시 청나라 말기여서 관청도 부패했으므로 장인은 집에서는 이 일로 부득불 관원을 매수하지 않을 수 없었고 돈을 많이 써야 했다. 집안이 그래서 쇠락하게 되었다.
세 쓰레기는 모친을 대충 매장했고 이 일은 인간세상에서는 끝이 났다. 저승의 법률에 따르면 이 세 쓰레기의 행위는 효경(梟獍)이었다. [한서 교사지(漢書•郊祀志)에 기록에 따르면, 효(梟)는 어미를 잡아먹는 새이며 경(獍)은 아비를 잡아먹는 나쁜 짐승이다. 효경은 매우 악독한 불효를 일컫는 말이다] 나중에 능지처참해야 하며 다섯 생 동안 돼지로 태어나 칼로 몸이 잘리는 갖은 고생을 겪어야 한다. 현령은 뇌물을 받고 법을 어겼으니 사지가 해체되는 벌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사건이 많이 기록되어 있었는데 어떤 안건은 매우 번잡하여 스님은 베껴놓지 않았다. 유옥청이 깨어나서 누가 자기의 기록을 훔쳐갔다는 것을 알고 하인을 야단쳤다. 또 승려를 불러 망동을 나무라며 저승의 징벌을 받을 것이라 했다. 그러자 승려는 두려워 엎드려 용서를 구했다. 유옥청이 말했다. “당신이 천기를 누설했으니 나조차도 연루됨이 가볍지 않소. 이왕 당신이 훔쳐보았으니 더 숨겨봐야 소용이 없소. 수고스럽지만 세인들에게 알리시오, 나쁜 일을 하고 다행히 이승의 법률 제재를 피할 수 있다 하더라도 절대 저승의 징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사람은 덕을 쌓고 선행을 해야 합니다. 귀신도 모르게 나쁜 일을 한다고 착각하지 마시오.” 다음날 유옥청은 하인을 데리고 떠났는데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
고대에는 사실 저승에 관련한 기록이 아주 많았다. 유옥청처럼 저승의 직무를 맡은 사람도 나타났다. 나는 그들의 존재는 신의 안배라고 생각한다. 이를 빌어 세인들에게 경고를 한다. 정말로 저승의 지부가 있고 나쁜 짓을 많이 하면 정말 악보를 받아 지옥에 떨어진다.
자료내원 《취다지괴(醉茶志怪). 유옥청》
원문위치: http://www.zhengjian.org/node/247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