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링 정리
[정견망] 수양제 대업 연간에 타지에서 온 스님이 있었는데 태산의 사당에 가서 숙박을 부탁했다. 사당지기가 말했다. “여기는 다른 빈방이 없고 단지 신전의 행랑채밖에 없는데 그곳이라도 주무시겠습니까? 하지만 여기에 자는 사람은 많이 죽으니 매우 불길합니다.” 스님이 말했다. “그건 문제가 아닙니다.” 사당지기는 어쩔 수 없이 그에게 행랑채에 나무 침대를 설치해주었다.
밤이 되어 스님은 단정히 앉아 경을 외웠다. 대략 일경이 되자 방에서 패옥 소리가 들리며 잠시 후 태산신이 걸어 나오더니 그에게 절을 올렸다. 스님이 말했다. “여기서 잠을 잔 사람은 모두 죽었다고 하는데 설마 당신이 해친 것이오? 나는 좀 살려주시오.” 태산신이 말했다. “그 사람들은 나의 음성을 듣고 무서워 스스로 죽은 것이지 내가 죽인 것이 아니니 사부는 걱정 마시오.” 그래서 스님은 태산신에게 자리를 내주어 앉으라고 권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략 한식경이 지나자 스님이 태산신에게 물었다. “세상의 전설에 태산신은 귀혼을 다스린다고 하는데 그런 일이 있소?” 태산신이 말했다. “내가 바로 그런 직을 맡고 있습니다. 당신은 죽은 친척이나 친구중 보고 싶은 사람이 있소?” 스님이 말했다. “같은 절의 두 스님이 먼저 떠났는데 내가 좀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태산신이 그들의 이름을 묻더니 말했다. “하나는 이미 인간으로 태어났고 다른 하나는 지옥에 있는데 죄악이 매우 무거워 불러올 수 없습니다. 사부가 가서 볼 수는 있습니다.”
스님은 이 말에 기뻐하며 몸을 일으켜 나갔다. 멀리 가지 않아 한 곳에 도착하니 지옥불의 화염이 활활 타오르는 것이 보였다. 태산신은 그를 데리고 마당으로 들어가자 멀리서 한 사람을 보았다. 그는 불속에서 고함을 지르는데 말을 할 수 없었고 형체가 변하여 알아볼 수 없었으며 피와 살이 불에 타서 냄새가 심하여 보는 사람 마음이 쓰라렸다. 스님은 더 보고 싶지 않아 불쌍히 여기며 떠나자고 했다. 잠시 후 사당으로 돌아와 태산신과 앉아 물었다. “나는 불속에서 외치던 그 동료를 구하고 싶은데 가능하겠소?” 태산신이 말했다. “가능하지요. 그를 위해 ‘법화경’을 쓰면 해탈할 수 있습니다.” 얼마 후 하늘이 밝아지려 하자 태산신은 작별하고 신당으로 돌아갔다.
날이 밝은 후 사당지기는 스님이 죽지 않은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 스님은 그에게 어젯밤의 일을 말해주었고 그 동료를 위해 ‘법화경’을 한 부 썼다. 다 쓰자 표구를 하고 불경을 가지고 태산묘에 가서 머물렀다. 이날 밤 태산신은 이전처럼 나와서 반갑게 절을 하며 온 뜻을 물었다. 스님이 사정을 말했다. 태산신은 “이 일은 내가 압니다. 스님이 그를 위해 경을 썼는데 막 제목을 썼을 때 그는 이미 인간으로 탁생했습니다. 하지만 이곳이 정결하지 않으니 불경을 안치할 수 없습니다. 당신은 그를 그가 원래 있던 곳의 절에 보내기 바랍니다.” 그들은 한참을 이야기 하다가 날이 밝자 작별했다.
‘태평광기’에서
원문발표: 2019년 1월 6일
원문위치: http://www.zhengjian.org/node/2487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