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혜원(慧元)
【정견망】
《서유기》는 한 부의 신화(神話)이야기로 수련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전에 어떤 친구가 아주 의미심장한 질문을 했는데 그것은 바로 손오공이 오행산에 눌렸을 때 왜 날아다니는 곤충이나 새로 변신해 탈출하지 못했는가 하는 것이다. 손오공은 몸에 72가지 변화술을 지니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왜 탈출하지 못했을까?
1. 여래가 오공을 잡다
《서유기》 제7회에 보면 여래가 손오공을 잡은 후 아난과 가섭을 시켜 손오공을 오행산으로 눌러놓고 그 위의 네모난 바위 위에 ‘옴마니반메홈’이란 6글자 진언을 붙이게 하자 손오공이 꼼짝 못하고 제압당한다.
사실 이 내용을 해석하기란 그리 쉽지 않은데 신화(神話)의 기점에 서고, 신(神)의 기점에서 보아야만 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모든 생명은 혼백(魂魄)이 존재하는데 여래가 잡은 것은 사실 오공의 신체가 아니다. 여래는 사실 오공의 혼백을 붙잡은 것으로 그 어떤 변화술도 혼백을 떠나서는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2. 여래가 육이미후를 잡다
58회에서 여래는 또 다른 신불(神佛)이 해결하지 못한 가짜 손오공 육이미후를 제압한다. 여기서는 발우를 이용해 간단히 잡아버린다. 여래가 발우를 들자 본상(本象)인 육이미후가 드러난다. 여기서도 분명히 드러나는데, 사실 여래가 진정으로 잡은 것은 육이미후의 혼백이었다. 변화술을 사용한다 해도 본상인 혼백의 모습만은 바뀌지 않기 때문에 혼백을 잡으면 그 어떤 변화술도 작용을 일으키지 못하는 것이다.
3. 오행 중에 있지 않은 손오공
사실 여기에는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손오공이 오행산 아래에 눌릴 때 그는 이미 오행을 벗어나 윤회 속에 있지 않았고, 보리조사는 손오공이 이미 삼계를 벗어나게 했다.
그렇다면 오행산으로는 오공을 잡아둘 수 없으며 진정으로 그를 누른 것은 바로 여래의 6자 진언(眞言)이었다.
중국 신화이야기는 바로 이런 식이라 사람의 이해로는 흠집투성이지만 신(神)의 입장에 서서 이해하면 일체가 다 아주 조리가 정연함을 발견할 수 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43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