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구진(邱真)
【정견망】
우리는 어려서부터 견우직녀 전설을 들으며 자랐다. 민간의 소설이나 영화 곳곳에 다 나온다, 특히 견우성과 직녀성이란 이름도 이 때문에 붙은 것이다. 여기서는 당나라 때 대장군 곽자의(郭子儀)가 직녀를 보았다는 이야기를 해본다. 사실인지 여부는 독자들 스스로 생각해보기 바란다.
《신선감우전(神仙感遇傳)》의 기록에 따르면 곽자의는 당나라 화주(華州) 사람으로 일찍이 사막 국경을 지키던 병사였다. 나중에 군수품 조달을 위해 경성(京城 장안)에 갈 때의 일이다. 은주(銀州)에서 십여 리 떨어진 곳에서 폭풍이 일어나 사방에 모래가 날렸고 천지가 암흑이 되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그래서 옆에 빈 집으로 들어가 머물렀다.
이날 밤 집 좌우에 붉은 빛이 보여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공중에 화려한 수레 한 대가 천천히 하늘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수레 위에서는 비단 장막 안에서 한 아름다운 여인이 아래를 굽어보고 있었다. 곽자의는 급히 무릎을 꿇고 절을 올리며 축원했다.
“오늘이 7월 7일이니 당신께선 분명 천상의 여신선인 직녀(織女)님이 분명합니다. 청컨대 제게 부귀와 장수를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러자 선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신은 커다란 부귀와 장수를 누릴 수 있을 겁니다.”
말을 마친 후 수레가 천천히 하늘로 올라갔다. 그 선녀는 줄곧 곽자의를 보고 있었으며 한참이 지나서야 사라졌다.
곽자의는 나중에 여러 차례 전공(戰功)을 세워 관직이 높아져 크게 부귀해졌으며 혁혁하게 이름을 널리 떨쳤다. 당나라 대종(代宗) 대력 연간 곽자의는 하중(河中)을 지킬 때 중병에 걸렸고 부하들이 크게 걱정했다. 곽자의는 어의와 막료 왕연창(王延昌), 손숙(孫宿), 조혜백(趙惠伯), 엄영(嚴郢) 등을 불러놓고 그들에게 말했다.
“내가 비록 중병에 걸렸지만 나는 결코 죽지 않을 것임을 안다.”
이어서 그는 과거 은주에서 직녀를 만난 일을 들려주었다. 이에 모두들 안심했고 또 그를 축하해주었다. 나중에 그는 관직이 태위(太尉 군 최고사령관) 겸 상서령(尙書令 재상)에 이르렀고 ‘상부(尙父)’라 불리며 90세까지 살았다.
그렇다면 직녀는 왜 곽자의 앞에 나타났을까? 사실 곽자의의 큰 부귀영화는 필연적인 것으로 자기의 복에 따른 것이다. 그럼에도 직녀가 그에게 나타난 원인은 아마 곽자의가 신을 믿고 윤리를 어기는 일을 하지 않으면 필경 관직과 책임이 더욱 커지고 영향도 커짐을 일깨우려 한 것이다. 역사상 수많은 신들이 출현한 것 역시 아마도 이런 원인 때문일 것이다.
[역주: 《신선감우전》은 오대 시기 두광정(杜光庭)이 편찬한 신선들에 관한 소설책으로 나중에 정통 《도장(道藏)》에 편입되었다.]
원문위치: http://www.zhengjian.org/node/2648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