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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문이사(奇聞異事): 거짓 맹세로 소로 환생해 빚을 갚다

글/ 안심(安心)

【정견망】

청나라 건륭(乾隆) 연간에 사천 성도(成都)에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남(藍)모와 구(邱)모였다. 남씨는 집이 가난해서 늘 구씨에게 돈을 빌리곤 했다. 구씨는 매우 의리가 있어서 자신에게 있는 돈을 다 도와주었을 뿐만 아니라 차용증이나 증인 등 아무런 증거도 남기지 않았다.

그러다 구씨가 죽은 후 그의 아들이 남씨를 찾아와 부친이 빌려준 돈을 갚으라고 했다. 그러자 남씨는 자기가 돈을 빌린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고 차용증이 없다면서 갚기를 거절했다. 남씨는 자신이 빚을 지지 않은 것을 드러내기 위해 신령에게 이렇게 맹세했다.

“제가 만약 양심을 속이고 구씨의 돈을 갚지 않았다면 다음 생에 축생으로 태어나 빚을 갚겠습니다.”

오래지 않아 남씨도 죽었고 또 한동안 시간이 흘렀다. 구씨 아들 집에서 암소가 송아지를 하나 낳았다. 송아지 등에 하얀 털이 있었는데 아주 분명하게 남씨의 이름처럼 보이는 무늬가 있었다. 이 일이 사방에 전해졌고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무리 지어 찾아왔다. 남씨 아들도 이 소문을 듣고 달려왔다. 그러자 송아지가 그를 보고는 즉시 몹시 슬프게 울기 시작했다.

남씨 아들은 송아지 등에 있는 무늬를 보고는 매우 슬퍼져서 이 소가 자기 부친이 전생한 것임을 확신했다. 이에 자신이 사서 키우려 했다. 구씨 아들도 마음이 흔들리긴 했지만 전에 부친이 의리로 도와준 일과 남씨가 배신한 것을 떠올리며 상대가 아무리 애원해도 들어주지 않았다.

나중에 남씨 아들이 강제를 소를 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 송아지는 기회만 있으면 구씨 집에 돌아가 일을 하곤 했다. 남씨 집에서도 방법이 없어 그저 구씨의 집에 돌아가도록 놔두는 수밖에 없었다.

이 송아지는 구씨 집에서 성장한 후 채찍을 아예 사용하지 않아도 열심히 일했다. 근면함이 다른 소보다 월등히 나아 모두들 칭찬했다. 인근 마을 사람들이 모두 이 일을 알고 남씨의 맹세가 영험해서 그가 정말로 소로 전생해 빚을 갚으러 왔다고 했다.

만일 현세(現世)의 징벌이 없는데 맹세가 정말 영험하다고 하면 사람들이 믿기 어려울 것이다. 빚을 지고도 떼먹거나 신의를 배신하는 사람들은 어려움을 당할 때마다 도처에서 도움을 구하지만 막상 갚을 때가 되면 온갖 핑계로 발뺌하거나 심지어 맹세마저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누가 알았으랴! 무형의 맹세야말로 유형의 계약임을. 맹세를 했다면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상응하는 징벌을 받게 된다. 하늘의 그물은 성글게 보여도 그 누구도 빠뜨리지 않는다.

맹세에는 갖가지 종류가 있다. 진짜도 있고 가짜도 있으며, 분명한 것이 있고 흐리멍덩한 것이 있으며, 남을 돕고 향상하려는 것이 있고 남을 해치고 자기도 해치는 것이 있다. 우리는 자세히 가리고 신중하게 선택해야만 인생은 비로소 방향을 잃지 않을 수 있고 한 걸음 한 걸음 좋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자료출처: 《추등총화(秋燈叢話)》

 

원문위치: http://www.zhengjian.org/node/266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