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진원(真願)
【정견망】
1. 실수로 다른 공간에 들어가 고질병을 치유
절강성에 덕림(德林)이라는 스님이 있었다. 젊을 때 서주(舒州) 여행을 갔을 때 길에서 어떤 사람이 호미를 들고 한 장이 넘는 땅을 정리하는 것을 보았다. 주변 십리에 인가가 없어서 이상하다고 여겨 그 사람에게 물었다. 그 사람이 말했다.
“과거에 내가 서주에서 동성(桐城)으로 갔는데 가다가 여기에서 갑자기 병에 걸려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수풀 속에 누워 조금 기다리다 깨어났는데 이미 해가 졌죠. 사방을 둘러봐도 아무도 없었고 호랑이 울음소리만 들려 속으로 여기서 죽나보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떤 사람이 말을 타고 내 앞에 나타났는데 모습이 장군 같았으며 적지 않은 군사를 데리고 있었습니다. 장군은 말에서 내린 후 자리에 앉았습니다. 잠시 후 그가 두 병사를 부르더니 말했습니다. ‘내일 그를 동성에 보내야 하니 이 사람을 잘 보호하게.’
말을 마치고 말을 타고 떠나갔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습니다. 남은 두 병사만 나를 지켰습니다. 내가 억지로 일어나 그들에게 묻자, 그들이 대답했습니다.
‘저분이 모(茅)장군님으로 늘 밤에 나와서 호랑이 사냥을 합니다. 당신이 해를 입을까 염려해 특별히 저희를 보내 보호하게 하신 것입니다.’
나는 자세히 묻고 싶었지만 너무 힘들어 다시 누웠습니다. 내가 깨어났을 때 해는 이미 떠 있었고 병사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는 일어나 길을 걸었는데 병이 없을 때처럼 두 다리가 매우 경쾌했습니다. 그래서 모 장군을 만난 지방에 그를 위해 사당을 지어 제사를 지내려는 것입니다.”
덕림 스님은 서주에 가서 10년을 머물렀으며 돌아올 때 다시 보니 마을에 도처에 모장군의 사당이 세워져 있었다. <계신록>
출처: 《계신록(稽神錄)》
역주: 계신록은 북송 시기 서현(徐鉉)이 쓴 소설집이다.
2. 다른 공간에 없는 곳이 없다
우리 이 공간 외에도 사실 무수한 다른 공간이 있다. 평행공간 역시 우리의 사유로는 근본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공간이다. 대부분 공간의 생명층차는 모두 우리보다 높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모장군의 공간층차는 우리 공간과 거리가 아주 가깝다.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하늘에 올라가도 전설 속의 신선이 없다고 하는데 사실 그들은 일반적으로 우리 공간층차보다 높은 다른 공간에 존재한다. 신은 없는 곳이 없지만 다만 인류가 모르는 공간에 존재할 따름이다.
원문위치: http://www.zhengjian.org/node/27049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