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견망】
4. 외도(外道)설복과 사신의 방문
태자는 마부 찬다카를 궁궐로 돌려보낸 후 홀로 자신감을 갖고 생로병사를 해결할 법을 찾으러 바르가바 선인이 있는 숲으로 들어갔다. 가보니 일부 고행자들을 봤는데 나뭇잎과 껍질 풀 등으로 옷을 입고 불에 익힌 음식을 먹지 않으며 오직 풀과 나무의 꽃과 열매만 먹었다. 또 어떤 이들은 물을 숭배하고 불을 숭배하며 해와 달을 숭배하고 하늘을 숭배했다.
어떤 이들은 하루에 한 끼만 먹거나 이삼일에 한 끼만 먹으며 스스로 굶주리는 법을 행했고 또 어떤 이들은 발가벗고 가시 위에 눕거나 진흙위에서 누웠고 또 물속이나 뜨거운 불 속에 눕기도 했다. 하지만 모두 이로울 게 없었고 무의식적이며 맹목적인 수련이었다.
태자는 이렇게 고행으로 복을 구하는 행위는 결코 진정한 해탈의 도를 깨달은 게 아님을 알았다. 이에 계속해서 알라라 선인이 있는 북쪽으로 갔다.
한편 왕궁에서는 이튿날 궁인들이 태자가 사라지고 또 마부 찬다카와 준마 칸타카마저 보이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태자가 이미 성을 나가 출가했음을 알았다. 이에 궁궐이 떠들썩하게 한바탕 곡소리가 울려 퍼졌다. 특히 정반왕과 파사파티 이모, 야수다라 태자비는 너무 슬픈 나머지 혼절했다.
나중에 찬다카가 말을 끌고 돌아오자 모두들 와서는 그를 꾸짖었다. 찬다카가 큰 소리로 울면서 간언했지만 궁인들을 이해시킬 수 없었다. 결국 어찌할 도리가 없는 상황에서 찬다카는 태자가 여러 사람에게 전하라고 권고했던 말을 전했다. 이렇게 말하면서 태자가 벗어 준 보물을 대왕과 왕비에게 바쳤다. 사람들이 태자의 뜻은 사람의 힘으로 만회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더 이상 찬다카를 괴롭히지 않았다.
정반왕은 야수다라 비에게 몸을 잘 간수해 뱃속의 아기를 길러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또 태아의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너무 슬퍼하지 말라고 했다. 또 한편으로는 아들에 대한 정이 간절해 자신이 직접 태자를 찾아 나서려 했다. 왕사(王師)와 대신(大臣)이 이 말을 듣고 급히 와서 함께 대왕에게 간언하며 자신들이 왕을 대신해 태자를 찾아 함께 돌아오겠노라고 했다.
정반왕도 이에 찬성해 왕사와 대신에게 빨리 태자를 찾아오라는 칙령을 내렸다. 두 사자는 왕의 유지를 받들어 사람들을 이끌고 끊임없이 말을 몰아 바르가바 선인이 고행하던 숲을 찾아갔다. 숲에 들어가 선인을 만난 이들은 태자의 행방을 물었다.
선인이 대답했다.
“태자께서는 우리가 닦은 도에 만족하지 못하여 북쪽 라자그리하로 알랄라(阿羅邏) 선인을 찾아 떠났습니다.”
대신들은 이 말을 듣고는 곧 숲을 떠나 많은 고생을 무릅쓰며 북쪽 라자그리하로 달려갔다. 절반 정도 이르렀을 때 마침 태자를 만났다. 태자는 마침 어느 큰 나무 아래에서 조용히 가부좌를 틀고 있었다.
왕의 칙명을 받든 두 사자가 좌우로 물러나 공손히 다가가 태자에게 절을 하고 인사를 한 후 궁중 사정을 자세히 들려주며 속히 환궁할 것을 권했다. 하지만 태자는 결연히 돌아가길 거부하면서 그들에게 인간 세상의 생로병사의 고통에 대해 설명하고 자신은 해탈의 도를 찾지 않고서는 절대 환궁하지 않겠노라고 했다.
대신들이 이 말을 듣고는 말했다.
“태자님의 말씀도 확실히 대단하긴 하지만 도를 닦는다고 해서 반드시 산속에 있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환궁하신 후에도 도를 닦을 수 있습니다.”
태자가 대답했다.
“내가 착수한 공부는 마땅히 숲속에서 닦아야 합니다. 그대들은 아바마마께 가서 내가 만약 도를 이루지 못한다면 절대 돌아오지 않겠노라고 전하십시오.”
말을 마치고 작별하고 일어나더니 표연히 북쪽으로 떠났다. 두 대신은 어쩔 수 없이 조용히 궁으로 돌아가서 대왕에게 사실대로 알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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