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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역사정술】 상(商) 16: 이윤 탕액을 만들다

글/ 신전문화 중국역사연구모임

【정견망】

이윤(伊尹)에 앞서 황제(黃帝)는 성쇠(盛衰)에 의혹을 느껴 음양을 변별해 기백(岐伯), 뇌공(雷公), 백고(伯高) 등과 더불어 의도(醫道)를 담론해 후세에 《황제내경》이란 거대한 저서를 남겨놓았다. 또 염제 신농씨(神農氏)는 약으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여러 가지 약초를 맛보았고 하루에 70가지 독(毒)에 중독되었고 결국 단장초(斷腸草 직역하면 장이 끊어지는 풀로 독성이 있는 한약의 일종)를 맛보다가 사망했다. 신농씨는 최초의 중약(中藥) 경전인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을 남겨놓았다. 그러다가 이윤에 이르자 그는 각종 약물을 물로 달여 탕제(湯劑)를 만들고 《이윤탕액경(伊尹湯液經)》이란 저서를 남겼다.

우리가 중약 처방을 갖고 중약방(中藥房)을 가보면 풀뿌리, 돌, 나무껍질 등을 분배해서 포장한 후 탕기에 한포를 넣고 물을 붓고 끓인다. 약재에 따라 끊이는 시간이 달라지는데 열을 가해 충분히 끓인 후 약재를 짜서 버리고 탕액을 얻는다. 또 다시 물을 넣고 두 번째로 끓여서는 코를 막고 마신다.

여기서 탕제(湯劑)란 한약을 물로 가공한 것을 말하며 “탕(湯)이란 쓸어버린다”는 뜻이다. 한약을 탕제로 복용하면 약재를 배합하기 편하고 효과가 빠르며 조작도 간편하다.

중국인들은 대대손손 수천 년간 이런 탕제를 마셔왔으니 탕제를 발명한 이윤의 공이 막대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윤이 쓴 《이윤탕액경》은 송조(宋朝)이후 실전되었고 후세의 의가들에게 대대로 큰 유감이 되었다. 다행히 최근 중의학 고서(古書) 《보행결장부용약법요(輔行訣髒腑用藥法要 이하 ‘보행결’로 약칭)》가 발견되었는데 이 안에 뜻밖에도 《이윤탕액경》의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이 책이 정리되어 세상에 알려지자 곧바로 중의학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왜냐하면 안에 들어 있는 〈탕액경법도(湯液經法圖)〉란 그림 때문인데 도표의 형식으로 인체음양오행과 의약(醫藥)의 관계를 명확히 설명하고 있다. 그림은 비록 간단하지만 의미는 아주 심오해서 《이윤탕액경》에서 처방을 구성한 법칙을 드러낸 천고의 비도(秘圖)라 불린다.

《보행결》에서는 “상나라의 성스런 재상 이윤이 《탕액경》 3권을 찬술했고 처방 역시 360수가 있었다. 상품상약(上品上藥)은 먹으면 보익(補益)하는 처방으로 120수가 있고, 중품중약(中品中藥)은 질병을 치료하고 사기를 물리치는 처방으로 역시 120수가 있으며, 하품독약(下品毒藥)은 벌레를 죽이고 사기를 몰아내는 처방으로 역시 120수다. 모두 합해 360수다. 실로 만대(萬代) 의가(醫家)의 규범이자 창생의 생명을 보호하는 큰 보배이다.”라고 했다.

원래 중국인들에게 익숙한 소위 식보(食補 음식으로 몸을 보하는 것)요법도 결국에는 이윤이 전한 것인데 다시 말해 ‘상품상약’이 그것이다.

중국인들에게 있어 의식(醫食 의약과 음식으로 약식藥食이라고도 한다)은 마치 한몸처럼 일상 생활 속에 깊이 침투되어 있다. 사실 의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는 의식동원(醫食同源 또는 약식동원藥食同源)이런 단어를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일상 생활속에서 이 개념을 실천하고 있다. 가령 후추, 백두구, 회향, 사인, 생강, 육계(肉桂 계피) 등 식재료에 사용되는 각종 조미료는 거의 다 중약(中藥)이다. 음식에 넣으면 음식 맛이 좋아질 뿐만 아니라 또 병을 제거하며 인체의 한열온량(寒熱溫涼)을 조절할 수 있다. 굳이 양생(養生)을 중시하라는 말을 할 필요도 없이 음식을 통해 이득을 얻는다.

성탕(成湯)이 이윤과 맛있는 음식에 대해 말하면서 “양박(陽樸)의 생강과 초요(招搖)의 계피”를 언급한 적이 있다. 즉, 사천 양박 지역의 생강, 초요산의 계피를 말한다. 여기에 백작약(白芍藥)과 감초(甘草), 대조(大棗 대추)를 더해서 함께 달이면 신맛과 매운맛이 조화된 ‘계지탕(桂枝湯)’이란 처방이 되는데 감기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 중국 남방의 일반 가정주부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전형적인 의식동원의 좋은 요리가 계지탕의 원류가 되는 셈이다. 전설에 따르면 이윤의 약재 조합을 장중경(張仲景)이 《상한론(傷寒論) 동한 시기 장중경이 지은 중의학 4대 경전의 하나》에 집어 넣었다고 한다.

또 다른 한의학 경전인 《침구갑을경(鍼灸甲乙經)》에서는 “이윤은 아성(亞聖)의 재주로 《신농본초경》을 활용해 《탕액경》을 만들었고 장중경이 《탕액경》을 십여 권으로 확대시켜 사용해 많은 효험을 보았다.”고 했다.

동한(東漢) 말년에 일찍이 상한(傷寒 역주: 감염 시 오한이 나는 열성 전염병)이 유행해 전 인구의 3분의 1이상이 감소했다. 당시 명의(名醫) 장중경은 상한병 치료에 특별한 효과가 있는 처방들을 한데 모아 많은 사람들을 살려냈다. 《침구갑을경》에서는 장중경의 변증(辨證)과 처방이 《탕액경》에서 근원한 것으로 보면서 중경이 이윤의 경전을 확대시켜 십여 권으로 만들었고 이렇게 사용하자 효과가 아주 좋았다고 말한다.

이윤 자신이 남긴 기록도 있다. 최근 정리되어 나온 청화간(清華簡) 《탕처어탕구(湯處於湯丘)》에 이런 내용이 있다.

“소신(小臣 이윤의 자칭)은 음식과 요리의 조화에 대해 잘 압니다. 유신씨(有莘氏)의 딸(성탕의 부인을 말함)이 드신 후 후 체내의 노폐물을 몰아내고 몸을 깨끗하게 하니 몸이 건강해졌고 피부도 매끄러워졌습니다. 또 9규가 편안해져서 도심(道心)이 밝아졌고 인후(咽喉)도 오랫동안 편해졌습니다. 성탕(成湯)께서 드시고는 ‘진실로 묘하구나! 이 도리로 만백성을 조화롭게 할 수 있겠는가?’라고 하시기에 소신이 ‘가능합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성탕과 이윤 군신간의 이 문답은 너무나 ‘중국(中國)스러워’ 아마 오직 중국인들만이 보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초기 중의(中醫)로 병을 치료할 때는 약재를 채집하는 계절이나 복약 시간 등도 모두 아주 중시했다. 왜냐하면 인체를 천지(天地)라는 큰 계통 속에서 조절했기 때문이다. 이윤은 음식을 화합해 인체가 음양의 조화에 도달하게 했다. 이를 넓히고 확장하면 “사람이 천지와 더불어 서로 참조하고 일월과 더불어 서로 대응할 수 있으니” 사람들 역시 음양평형에 도달할 수 있고 천인합일(天人合一)할 수 있으며 만민(萬民)이 화합할 수 있다.

자고로 의가(醫家)에서 받들어 모신 삼황묘(三皇廟)에서 이윤은 눈부신 지위를 차지하는데 역대 중의(中醫)에서 모시는 의성(醫聖 의학의 성인)의 하나이다.

참고문헌:
1. 《의설(醫說):원의(原醫)》
2. 《한서‧예문지》
3. 《침구갑을경》
4. 《황제내경‧영추‧세로론(歲露論)》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38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