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법제자
【정견망】
자공(子貢)이 공자에게 물었다.
“군자는 옥(玉)을 귀하게 여기고 민(瑉 옥과 비슷한 돌)을 천하게 여긴다고 하는데 이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옥은 귀하고 민은 흔하기 때문입니까?”
공자가 말했다.
“옥은 수량이 적기 때문에 귀하고 민은 흔하기 때문에 천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다. 옛날에 군자의 덕을 옥에 비유해서 말했다.”
그러면서 “옥의 허물(瑕)이 빛(瑜)을 덮지 못하고 빛이 허물을 덮지 못하는 것은 충(忠)이다”라고 구체적으로 표현했다.
다시 말해 공자는 군자의 품성이 옥(玉)과 같음을 말한다. 유(瑜)란 옥의 빛이나 광채를 말한다. 요즘 말로 풀어서 설명하자면 옥의 단점인 흠이 옥의 장점인 빛을 가릴 수 없고 반대로 옥이 빛이 난다고 해서 옥의 흠을 가릴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군자의 품격이 진실해서 속이지 않는 것과 같다.
옥은 그 자체로 비교적 투명해서 흠이 있으면 똑똑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옥은 바로 옥이라서 흠이 있다고 해서 옥이 아닌 것은 아니다. 그것은 여전히 빛나고 윤택하며 아름다운 정점이 있다. 이것이 바로 옥의 흠이 빛을 가릴 수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옥 자체가 비교적 투명하기 때문에 옥이 아무리 빛나고 윤택하며 아름다울지라도 그것의 흠 역시 똑똑히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옥의 빛이 흠을 가릴 수 없다는 의미다. 군자는 진실하고 솔직해서 남을 속이거나 자신을 속이지 않는다. 다시 말해 군자는 꾸밈이 없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여실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자공은 “군자의 허물은 마치 일식이나 월식과 같다. 허물이 있으면 사람들이 다 볼 수 있고 허물을 고치면 사람들이 모두 우러러본다.”라고 말했다. 군자는 마치 하늘에 뜬 해나 달과 같아서 잘못을 저지르면 누구나 다 알 수 있고 때문에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이때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면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또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행복하구나. 진실로 허물이 있으면 사람들이 반드시 아는구나.”
공자는 제후들 사이에서 명성을 날리던 인물이었지만 자신의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이 있으면 이렇게 기쁜 태도로 듣고 허심탄회하게 잘못을 고쳤기 때문에 흠 없이 아름다운 옥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수련인이 만약 흠이 빛을 가릴 수 없다는 것만 강조하고 오직 남들 앞에서 광채만 보여주거나 심지어 자신의 빛으로 허물을 감추려 한다면 이를 어찌 수련이라 할 수 있겠는가?
자신의 빛(장점)으로 흠(단점)을 감춘다면 끝내 흠을 제거할 수 없다. 아울러 수련이란 물을 거슬러 배를 운행하는 것으로 나아가지 못하면 곧바로 후퇴라서 수련 속에서 떨어져 내려갈 것이다.
참고자료: 《예기·빙의(聘義)》, 《공자가어·문옥(問玉)》, 《논어·자장편》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793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