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각(李覺)
【정견망】
허진군(許真君)은 이름이 손(遜)이고 자가 경지(敬之)이며 여남(汝南 오늘날 하남성 주마점 일대) 사람이다. 조부는 허염(許琰)이고 부친은 허숙(許肅)인데 대대로 지극한 도(道)를 흠모해왔다. 그의 일가친척 중 많은 이들이 동진(東晉) 조정에서 높은 벼슬을 지낸 명문이다.
허진군은 스무 살 때 대동군(大洞君) 오맹(吳猛)을 스승으로 모시고 《삼청법요(三清法要)》를 전수받았다. 향리(鄕里)에서 효렴(孝廉)으로 천거되어 촉 땅 정양(旌陽 지금의 사천성 덕양시 일부) 현령에 임명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진나라 황실이 어지러워지는 것을 보고 관직을 버리고 동쪽으로 돌아왔다.
이때부터 스승인 오군(吳君)과 함께 강남(江南) 일대를 떠돌아다녔다. 마침 왕돈(王敦 266-324년 동진의 권력자)이 반란을 일으켰는데 두 사람이 그의 포악함을 그치고 진 황실을 보존하기 위해 거짓으로 대나무 부적을 만들어 왕돈을 알현할 것을 청했다.
하루는 허진군이 곽박(郭璞)과 함께 왕돈을 기다렸는데 왕돈이 화가 난 채로 두 사람을 만나서는 말했다.
“내가 어젯밤에 꿈을 꾸어 해몽을 부탁하려 하는데 가능하오?”
진군(真君)이 말했다.
“대장군께서 상세히 말씀해보십시오.”
“내가 꿈에 나무를 가지고 위로 올라가 하늘을 찔렀는데 제위(帝位)를 선양받는데 문제가 없겠는가?”
“이 꿈은 불길합니다.”
“상세히 듣고 싶으니 말해보시오.”
“나무가 하늘을 찌르는 형상은 바로 미(未)자가 되니 명공(明公)께서는 함부로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 진(晉)의 운이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왕돈이 화를 내며 곽박에서 다시 점치게 했다.
그러자 곽박이 말했다.
“명공께서 만약 거사하시면 머지않아 화(禍)가 닥칠 것입니다. 만약 무창(武昌)에 머무르시면 수명을 헤아릴 수 없을 겁니다.”
왕돈이 크게 화를 내며 말했다.
“경의 수명은 얼마가 되겠소?”
“오늘로서 끝입니다.”
왕돈이 무사에게 곽박을 끌어내 형장으로 보내게 했다.
이때 두 진군(真君)은 마침 왕돈과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허진군이 술잔을 들보 위로 던지자 술잔이 들보 사이를 빙빙 돌면서 날아다녔다. 왕돈 등이 술잔을 쳐다보는 사이에 두 사람은 이미 몸을 숨겼다.
허진군은 이에 남쪽으로 진(晉)의 관문을 나와 여강(廬江) 나루에 도착해 뱃사공을 불러 종릉[鍾陵 지금의 강서성 진현進賢현]에 가려고 했다.
뱃사공이 말했다.
“제게 비록 배는 있지만 배를 몰 사람이 없으니 태울 수 없습니다.”
두 사람이 말했다.
“내가 직접 몰 테니 자네는 그저 태워주기만 하면 되네.”
그러면서 말했다.
“자네는 배안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깊숙이 몸을 숨기고 있어야 하네. 만약 배가 급히 지나가는 느낌이 들어도 숨어서 보아선 안 되네.”
배가 위로 솟구쳐 물가를 떠나 허공을 타고 구름 속으로 들어갔다.
허진군이 단정히 앉아서 담론하는 사이에 배는 순식간에 여산 금궐동(金闕洞) 서북쪽 자소봉(紫霄峰) 정상에 도착했다.
허진군이 잠시 동굴에 들어가려 하자 배가 수풀을 가볍게 스치면서 시끄러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소리가 너무 이상해서 뱃사공이 몰래 훔쳐보니 두 마리 용(龍)이 누군가 자신을 보는 것을 알고 자소봉 꼭대기에 배를 둔 채 가버렸다.
허진군이 사공에게 말했다.
“자네가 우리와 약속을 어겨 두 용을 놀라게 하는 바람에 배를 만길 산봉우리에 두고 그냥 갔네. 나는 지금 다른 진인(真人)들과 함께 요망하고 해로운 것들을 제거하고 쓸어내야 하기 때문에 잠시 이곳을 떠나 강호를 다녀야 하네. 자네는 이미 배를 잃어버렸으니 걸어서 인간 세상에 돌아가든지 아니면 이곳 자소봉에 은거하며 여산을 돌아보는 게 좋겠네.”
그리고는 그에게 영초(靈草) 먹는 방법을 알려주고 종적을 숨기는 지선(地仙)이 되는 술법을 가르쳐주었다. 이 때문에 후세에 “배가 지나간” 신전문화(神傳文化)의 흔적을 남겨놓았다.
허진군이 예장(豫章 지금의 강서성 남창 일대)에서 위엄 있게 생긴 한 젊은이를 만났는데 자칭 ‘신랑(慎郎)’이라 했다. 진군이 그와 대화를 나누다 그가 사람이 아니란 사실을 알아챘으나 잠시 돌아보는 사이에 젊은이가 떠난다고 했다. 진군이 그의 정체를 간파하고 문인(門人)들에게 말했다.
“방금 본 젊은이는 교룡의 정령[蛟蜃之精]이다. 내가 강서(江西)지방에서 발생한 홍수 피해를 생각해보니 그를 죽이지 않으면 다시 달아나 숨을까 걱정이구나.”
교룡의 정령은 진군이 자신의 정체를 알아본 사실을 알고는 용사주(龍沙洲) 북쪽에 숨어 황소로 변신했다. 허진군은 도안(道眼)으로 이를 관찰한 후 제자인 시대왕(施大王)에게 말했다.
“저것이 황소로 변했으니 나는 검은 소로 변신하겠다. 어깨에 수건을 두를 테니 그것을 표식으로 삼거라. 만약 소가 함부로 덤비면 검으로 베어라.”
그리고는 변신해서 떠났다. 잠시 후 과연 검은 소가 황소를 향해 달려갔다. 시대왕은 검으로 황소를 공격해 왼쪽 넓적다리를 찔렀다. 황소는 성 서쪽 우물 속으로 달아났다. 허진군이 변신한 검은 소가 우물 속으로 따라갔다. 정령은 우물을 타고 담주(潭州 지금의 호남성 장사시)로 돌아가서는 다시 사람으로 변했다.
이에 앞서 교룡의 정령이 미소년으로 변신했는데 총명하면서도 부유했다. 당시 담주 자사 가옥(賈玉)에게 예쁜 딸이 하나 있어 좋은 사위를 짝지어주고자 했다. 정령이 이를 알고 많은 재화와 보물을 사용해 가옥과 가까운 이들에게 뇌물을 주고 마침내 사위가 되었다. 이후 정령은 아내와 함께 관아에 살았다. 교룡의 정령은 매년 봄과 여름 사이에 강호 여행을 떠났고 늘 수만 가지 진기한 보물과 재화를 가져오곤 했다. 그리하여 가옥의 친인척은 물론 심지어 하인들까지 모두 정령 덕분에 부자가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빈손으로 돌아와서는 중간에 강도를 만났다고 하자 가족들이 모두 탄식했다. 이때 손님 접대를 맡은 이가 말했다.
“성이 허(許)씨 자가 경지라는 도사가 사군(使君 자사에 대한 존칭)을 뵙고 싶다고 찾아왔습니다.”
가옥이 급히 나가서 만나자 허진군이 말했다.
“듣자하니 사군께서 훌륭한 사위를 맞이하셨다고 하니 잠시 뵙기를 청합니다.”
가공(賈公)이 신랑(慎郎)에게 나오라고 하자 신랑이 두려워 병을 핑계 대며 모습을 숨기려 했다. 그러자 진군이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강호의 해로운 요물인 교령의 정령이 어찌 함부로 모습을 감추려 하느냐.”
이에 정령이 모습을 나타내 당(堂) 아래로 나오자 아전과 병사들에게 살해당했다. 진군은 또 그의 두 아들을 불러내 물을 뿜자 두 아들 역시 작은 교룡으로 변했다. 아내 가(賈)씨의 몸도 변하려 하자 부모가 진군에게 간청해 살려달라고 했다. 이에 신부(神符)를 주어 구해 치료해주었다.
그리고 가 씨 집 아래를 몇 장 파게 했다. 진군은 세차게 넘쳐오는 강물을 막을 수 없어 순식간에 집이 곧 물에 잠길 것을 알았다.
이에 가옥에게 말했다.
“그대 집의 골육들은 하마터면 물고기 밥이 될 뻔했소. 지금 빨리 이곳을 떠나되 잠시도 지체하지 마시오.”
가옥이 급히 집을 옮기자 순식간에 관사가 무너지고 흰 물기둥이 솟아올랐다. 지금도 그 흔적이 뚜렷이 남아 있다.
허진군은 동진 효무제(孝武帝) 태강(太康) 2년(374년) 8월 1일 홍주(洪州) 서산(西山)에서 일가족 42명과 함께 집을 뽑아 하늘로 올라갔다. 오직 돌로 만든 함(函)과 약 빻는 절구, 수레바퀴 및 진군이 사용하던 비단 휘장이 구름 속에서 그가 살았던 집으로 떨어졌다. 고향 사람들이 이곳에 유유관(遊帷觀)을 지어 그를 모셨다.
(《십이진군전(十二真君傳)》)
【평가】
1. 위만 알고 권력만 알면 자신을 해친다
허진군과 오진군 두 사람과 곽박은 위로는 하늘의 뜻에 따르고 아래로는 민심에 도달해 천명(天命)에 순응해 왕돈의 반란을 멈추고 진나라 황실을 보존하려 했다. 그들은 각기 다른 각도에서 여러 차례 대장군 왕돈에게 진상(真相)을 알렸다. 고층 생명은 또 꿈의 형식으로 왕돈에게 반란이 성공할 수 없음을 보여주었다. 곽박은 또 하늘이 왕돈을 멸하는 역사적인 배치를 왕돈에게 알려주었지만 왕돈은 끝내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반란을 일으켰다가 비참한 결말을 맞는다. 그것을 멸망시키려면 먼저 반드시 그것을 미치게 한다는 말이 있다.
지금의 천하 대세 역시 과거 역사의 재현이다. 파룬궁 수련인들이 입이 닳도록 진상을 알렸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이에 대해 파룬궁(法輪功) 창시인 리훙쯔(李洪志) 대사는 《2005년 샌프란시스코법회설법》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들은 안 된다. 나는 방금 이런 한마디를 했는데, 당신들이 절반의 사람들을 구할 수 있어도 큰 공을 이루었다고. 다시 말해서, 아주 많은 사람은 당신들이 구할 수 없다. 아주 많은 사람은 구도 될 수 없는데, 이 역시 사실이다. 그러나 구도 될 수 없는 그런 사람들 때문에 당신이 더는 사람을 구하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 안 되며, 여전히 계속해야 한다. 게다가 이 일은 아직 최후에 도달하지 않았기에 결론을 내릴 수 없다. 매 하나의 생명에 대해 말하자면 그에게 아직 기회가 있는지 없는지 이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정체 형세의 변화에 따라 그도 변할 수 있다. 현재 이것은 또 단지 과정 중의 표현일 뿐이다.”
절반의 중국인이 얼마나 되는가? 수억 명에 달한다. 생각해보면 마음이 아프다. 이에 대해 우리는 그 어떤 사람이나 단체에 대한 은원(恩怨)도 내려놓을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이 말을 들어야 한다! 신(神)은 가명・필명・아명으로 탈퇴성명을 할 수 있다고 했으니 이 얼마나 편리한가? 삼퇴(三退)하면 평안을 지킬 수 있고 또 일원 한 푼 손실보지 않으며 그렇다고 명예가 손상되지도 않는다.
2. 진군은 반란을 돕지 않는다
속담에 남의 뇌물을 받거나 도움을 받으면 원칙을 지키기 어렵다고 했다. 곽박은 비록 왕돈의 모사(謀士)였고 허진군과 오진군 두 진군은 귀빈으로 모두 왕돈의 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작은 이익 때문에 대의(大義)를 저버릴 순 없었다.
오히려 곽박은 담담히 자신의 수명이 “오늘로 끝입니다”라고 받아들였고 두 진군은 기미를 알아채고 일찌감치 떠났다. 이는 때를 아는 자가 영웅임을 알려준다. 만약 그들이 작은 은혜에 얽매이고 일시적인 권세를 탐했다면 분명 왕돈 사건에 연루되어 지옥에 떨어졌을 것이다.
진군은 깊은 수련의 기초가 있기에 작은 일에서 큰 것을 볼 수 있었다. 또 현묘한 해몽과 별자리에 대한 이해를 통해 왕돈에게 거듭 선택할 기회를 주었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자 제때 몸을 빠져나왔다. “진인은 반란을 돕지 않는다”라고 할 수 있다.
3. 인연 있는 사람을 지혜로 구하고 난잡한 귀신은 모조리 제거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볼 문제는, 진군이 몸을 숨기는데 왜 배가 필요했을까? 사실은 바로 뱃사공을 구도하기 위한 것이다. 즉 세인이 이해할 수 있는 형식으로 선가(仙家)의 법술을 쓴 것이다.
배를 자소봉에 버린 후 사공이 몰래 보게 했다. 미리 속인사회 형식에 부합해 알려주었기 때문에 뱃사공도 진군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실수를 했지만 오히려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되어 지선(地仙)이 되었다. 이처럼 진군은 큰 지혜로 사람을 구도했지만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우리는 마땅히 진군을 본받아 진상을 알릴 때 기미를 알고 움직여 사람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해야 한다.
중공 사령(邪靈)은 일관되게 인의(仁義)를 가장해 원래 백성의 것을 가져다가 자신의 것으로 삼고는 선량한 민중들이 망각하게 했다. 매번 거대한 재난이 닥치면 구제 중에서 재난의 원인을 망각하고 중공에 대해 감격의 눈물을 흘리게 하는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험지(險地)에 빠져 자칫하면 물고기 밥이 되게 했다.
교룡의 정령이 미소년으로 변신해 많은 사람을 속였지만 진군의 ‘도안(道眼)’을 속일 수는 없었다. 천변만화해도 마(魔)가 한 자 올라가면 도(道)는 한 장 높아지니 그것이 어디로 도망갈 수 있겠는가! 우리 역시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천목(天目)으로 본 법을 어지럽히는 귀신들을 깡그리 제거해 중생이 구도 받는 데 유리하도록 늘 정념을 잊지 말아야 한다.
4. 수련은 그 안에 있고 귀위(歸位)는 머지않다
이 어지러운 역사의 큰 연극 속에서 사람마다 모두 자신의 위치를 놓고 있다. 수련자는 이 연극 속에 있고 어려움 속에 은혜와 원한이 있다. 어지러운 세상의 억울하고 원한을 모두 해결해 “집을 뽑아” 하늘로 올라가는 방식으로 “온가족”을 구도해야 한다. 여기에 나오는 “돌함, 약 절구, 수레바퀴, 비단휘장” 등의 것들이 하늘로 올라가다가 다시 땅에 떨어진 것은 세인들에게 문화와 유적으로 남겨 참고할 수 있도록 제공한 것이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529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