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진(李道真)
【정견망】
6. 치국삼보(治國三寶)
중화 역사의 발전을 전체적으로 돌아보고 필자는 치국의 도(道)를 세 가지 층면(層面)에서 분리해 치국의 삼요소로 귀납했는데 그것은 바로 도(道), 술(術), 기(器)인데 또 치국 삼보(三寶 세 가지 보배)라 할 수 있다.
도(道)는 심법(心法)으로 생명에 내재하는 내원한 자동운행기제에서 내원하며 형태도 없고 실체도 없다(無形無實).
술(術)이란 수단으로 외재적이고 인위적인 수단・방법이며 형태는 있지만 실체는 없다.
기(器)란 국가기구로 표면적인 행정조직기구를 말하는데 완전한 실체(實體)다.
가령 사회의 인심도덕 등 내재하는 심법(心法)이 바로 도(道)의 범위에 속한다면 그것은 가장 근본적으로 자발적으로 사람의 언행을 단속한다.
예(禮)・악(樂)・형(刑)・법(法) 등 외재적인 수단은 술(術)의 범위에 속하며 그것은 도(道)의 층면 밖에 있으며, 인위적인 수단으로 사람의 언행을 규범하고 단속한다.
군대, 정부기구와 행정부문 등은 모두 기(器)에 속하는데 그것은 표면의 실체기구로 인류사회와 완전히 동일한 층면에 있어서 가장 직접적으로 인류사회에서 작용할 수 있는데 바로 법령・제도 등의 수단을 강제로 집행할 수 있는 보장이다.
그러므로 도(道)가 가장 밑층에 있는 일체의 근본이라면, 술(術)은 중층(中層)에서 반드시 도(道)라는 이런 기초 위에 건립해야 하며 동시에 또 기(器)란 이런 형체 위에 부착되어야 실제로 시행하고 집행할 수 있다. 기(器)란 가장 표층의 실체기구로 국가의 형체이며 일체 치국수단을 실제로 시행한다. 삼자의 관계를 개괄해서 말하자면 “도에서 술이 이뤄지고 술로 기를 세운다”(因道成術,以術立器).
이 삼자는 완전히 서로 다른 층면에 있지만 상호 영향을 주고 상호 연계되어 서로 간에 하나가 자라면 다른 것이 줄어드는 관계가 있다.
황도(皇道)는 도(道)로 나라를 다스리기에 완전히 무위의 다스림을 시행해 그 어떤 인위적인 수단으로 백성의 생활을 간섭하지 않으며 아울러 무슨 정부행정기구가 근본적으로 필요하지 않다. 그러므로 진정한 도가치국(道家治國)은 오직 도만 있을 뿐 술(術)이나 기(器)를 강조하지 않는다. 이는 치국에서 가장 높은 경계(境界)다.
제도(帝道)는 도를 깨달아 덕을 세움으로써 덕으로 나라를 다스린다. 초기에는 인위적인 수단에 의지해 백성을 간섭하고 이끌어 천하가 덕의 표준으로 돌아가게 함으로써 후천적인 무위의 다스림을 실현한다. 그러므로 제도치국(帝道治國)은 술(術)에 의지할 수 있는데 또한 상대적으로 간단한 정부기구를 만들어 기본적인 법령과 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 때문에 제도치국에서는 도를 중시하되 술과 기를 보조로 한다.
왕도(王道)는 예악(禮樂)에 의지해 나라를 다스리는데 인의(仁義)를 시행하고 착한 사람을 상주고 악한 사람을 벌주기 때문에 국가기구가 이미 완벽하게 건립되어 있다. 그러므로 왕도치국은 도(道)에 의지하긴 하지만 술(術)을 중시하고 기를 보조로 한다.
패도(霸道)는 거짓으로 인의(仁義)를 빌리지만 실제로는 무력(武力)이란 강제적인 수단을 사용해 천하를 위력으로 복종시키기 때문에 강대한 국가기구에 의지한다. 때문에 패도는 기(器)를 중시하고 술에 의지하되 도는 거짓이다.
치국삼보(治國三寶)에 관해서는 보다 많은 법칙과 내함이 있지만 이에 대해서는 뒤편에서 구체적으로 논술한다.
일출(溢出)법칙
치국삼보 중에서 도와 술, 기 사이에는 일종 일출(溢出 흘러넘침)관계가 존재한다. 이는 필자가 만들어낸 개념으로 치국의 도가 발전하는 핵심이다.
그렇다면 일출법칙이란 무엇인가? 간단히 예를 들어 말해보겠다. 물은 본래 지하수의 형식으로 지하의 수맥을 흐르는데 자연의 도(道)를 순종하고 받든다. 지하수맥 속에서 자동으로 순환하고 정화되어 형체도 없고 자취도 없지만 사물을 소리 없이 적셔준다. 하지만 지하 수맥이 파괴되어 막히면 더는 이렇게 많은 물을 받아들일 수 없게 되고 상응하는 지하수는 곧 지표로 나와 땅이 물에 잠기게 하는데 이렇게 되면 재난이 생긴다. 이때 지하 수맥이 순환하는 도를 따라서 지면에 하천과 호수를 만들어 흘러넘친 물을 자연의 도(道)로 되돌아가도록 이끌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지표에서는 계속해서 순환하고 정화(淨化)하며 만물을 적셔 주어 재난이 발생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자연환경이 끊임없이 파괴되고 악화됨에 따라 지면의 하류(河流)가 또 서서히 막히거나 또는 길이 변하면 흘러넘친 물을 강줄기(河道)로 흘러가게 해서 대지가 물에 잠기는 홍수의 재앙이 생기지 않게 된다. 이때 강줄기를 소통시킬 필요가 있으니 강줄기를 따라 제방을 수리하거나 새로 만들어 물이 강에서 흘러넘쳐도 여전히 제방에 의해 가로막히고 계속해서 강줄기를 따라 운행해 재난이 발생하지 않게 한다.
그런데 환경파괴가 갈수록 더 심각해짐에 따라 홍수도 갈수록 커지는데 제방 역시 상응해서 더욱 높아져야 한다.
마찬가지 이치로 인류는 초기에 심령(心靈)이 순진무사(純真無邪)해서 천하는 자연히 도속에서 운행되었고 모든 것이 조화롭고 완벽했다. 이는 마치 물이 지하 수맥에서 자동으로 운행하는 것과 같다.
그러다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후천적인 오염 때문에 인류의 심령이 갈수록 순진하지 않게 되자 이에 대도(大道)에서 벗어나 각종 사심과 탐욕이 생겨났다. 대도는 더 이상 사람마음을 완전히 제약할 수 없게 되었고 일출(溢出 흘러넘침)이 생겨났다. 마치 수맥이 파괴되어 지하수가 지표면으로 흘러넘치는 것과 같다. 이렇게 대도에서 벗어나 제약받지 않고 흘러넘친 부분은 곧 사회에 재난을 가져다 주는데 이에 각종 범죄와 전쟁이 큰 면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인류사회의 아름다움과 조화도 타파된다.
이에 제(帝)는 천지 사이에서 대도(大道)를 깨닫고 대도를 본받아 덕(德)을 수립했으며 이를 통해 천하 인심을 교화(敎化)함으로써 도에서 흘러넘친 부분을 제약하고 사회가 다시 조화롭게 돌아가도록 했다. 이는 마치 지하 수맥이 순환하는 도를 본받아 지표 위에 하천과 호수를 만들어 지표로 흘러넘친 물을 제약하는 것과 같다.
사회 인심이 계속해서 발전하고 오염됨에 따라 백성들은 대도(大道)에서 갈수록 더 멀어졌고 이에 다시 일출(溢出)이 생겨나 보다 복잡한 사회문제와 재난을 만들어냈다. 이에 왕도(王道)가 출현하는데 왕이 예악(禮樂)으로 백성의 언행을 교화하고 규정하며 인의(仁義)를 시행해 도덕에서 일출된 부분을 제약하자 천하가 편안해졌다. 이것은 마치 물이 강줄기에서 흘러넘치면 강줄기를 소통시키고 강줄기를 따라 제방을 쌓는 것과 같다.
하지만 자연환경이 갈수록 심하게 파괴됨에 따라 홍수는 갈수록 더 커지는데 어느 날인가 강줄기가 바뀌고 제방이 무너지면 큰 재앙이 나타날 것이다. 이때는 끊임없이 제방을 튼튼히 하면서 또 높이를 높여야 하는데 이에 패도(霸道)가 출현한 것이다.
물을 다스리는 이 치수(治水)과정은 사실 나라를 다스리는 치국(治國)과정과 같은 것으로 그것들은 공동으로 하나의 핵심법칙을 표현하는데 이것이 바로 일출법칙이다.
다시 말해 내층(內層)의 기제로는 완전히 이 한 층을 제약할 수 없을 때 곧 일출이 생기는데, 만약 일출된 부분이 그 어떤 제약도 받지 않는다면 재난(災難)이 생겨난다. 때문에 반드시 밑층 기제의 기초 위에 한 층 외층(外層)의 기제를 세워 일출된 부분을 제약해서 재난의 확산을 방지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일출법칙이다.
이 과정이 발전함에 따라 조화와 평형은 갈수록 더 심각하게 파괴되고 일출의 기세가 갈수록 더 심해져서 최후에 인류는 단지 가장 표층(表層) 기제에 대해 끊임없이 공력을 들이고 끊임없이 강화하며 완벽히 할 수밖에 없다. 최종적으로 얻는 결과는 표층기제가 장차 모든 사람이 다 지쳐서 죽게 만들고 막다른 길로 걸어가도록 발전하는데 즉, 표층기제가 철저히 망가져서 대훼멸(大毁滅)이 생긴다.
이 과정이 바로 ‘역(易)’의 과정이며, 구우주의 만사만물이 성주괴멸(成住壞滅)이란 큰 숙명 속에서 윤회하는 과정이다. 그럼 인류가 어떻게 해야만 이런 결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다음 문장을 보기 바란다.
하늘에 순응해 세를 이용(順天借勢)
대우(大禹)가 물을 다스린 이야기는 누구나 다 아는데 그는 오행(五行)과 수성(水性 물의 본성)에 순응하고 지형에 의지해 세력에 따라 유리하게 이끌고 소통해서 인도하는 방법으로 마침내 홍수를 바다로 끌어들이는 자연적인 순환을 만들었다. 이렇게 13년의 시간이 걸려 치수에 큰 성공을 거뒀다.
반면 우의 부친 곤(鯤)의 치수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오행과 수성에 위배해 제방으로 물을 에워싸는 방법으로 물을 다스렸는데 물이 땅보다 높아지면 제방을 더 높이 쌓았다. 결과적으로 물의 기세는 막으면 막을수록 더욱 거세졌고 결국에는 제방을 무너뜨려 큰 면적으로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곤이 9년간 치수했지만 아무 효과도 없었고 오히려 백성들에게 무궁한 재해만 안겨주었다.
이것이 바로 두 가지 부동한 방식이 만들어낸 효과이다. 하나는 물의 선천적인 내재특성에 순응해 세력에 따라 유리하게 이끌어 그것이 도(道)로 돌아가게 해서 재해를 없앴다면 다른 하나는 외재적인 강제력에 의지해 인위적인 수단으로 물 자차에 본성에 대항했고 그 결과 보다 큰 재해를 초래했다.
이는 사람이 천도(天道)를 거슬러서 움직여서는 안 되며, 외재적인 힘은 영원히 내층(內層)의 기제를 이길 수 없고, 인력(人力)은 영원히 천도를 위배해서 대항할 수 없으며 내층의 기제로 갈수록 에너지가 더욱 강대해짐을 설명한다. 천도에 순응하면 곧 천도 에너지의 도움을 받아 근본적으로 일체를 개변할 수 있다. 그러므로 치국은 반드시 천도에 순응해야 하며 도(道)의 힘에 의지해야만 성공할 수 있고 근본적으로 일체를 개변할 수 있다. 그렇게 하지 않고 외력에 의지해 강제로 개변하려 하면 단지 표면만 개변할 수 있을 뿐이며 아울러 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해 멸망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솝 우화 중에 이것을 아주 잘 설명해주는 한 가지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북풍(北風)과 태양이 지상에 있는 사람의 옷을 누가 먼저 벗길지 대결했다. 북풍은 자신의 힘이 강한 것만 믿고 미친 듯이 강한 바람을 일으켜 강제로 사람의 옷을 벗기려 했다. 하지만 바람이 강해질수록 사람은 도리어 옷을 더 단단히 움켜잡았고 결국 강한 바람으로 사람을 쓰러뜨릴 수는 있었지만 옷을 벗길 수는 없었다.
반면 태양은 그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열기를 발산해 대지를 따뜻하게 만들었다. 그러자 지상도 서서히 따스해졌고 기온이 점차 올라가 사람 역시 더운 것을 느껴 곧 자신이 입은 옷을 하나씩 벗었다.
천도를 존중하고 따르며 내층의 기제에 순응하면 생명이 내층(內層)에서부터 시작해 안에서 밖으로 자원(自願)적으로 개변하게 만들 수 있다. 이것이 가장 근본적이고 철저한 개변이며 이것이 바로 도(道)의 에너지를 빌리는 것이다.
외층(外層)의 힘으로 개변을 강제하면 생명의 내층을 건드릴 수 없으며 단지 내층에서 점점 더 심각한 일출이 나와 결국 훼멸로 나아갈 뿐이다. 부동한 층면(層面)의 기제(機制)는 단지 그것이 존재하는 층면만 건드릴 수 있을 뿐, 외층의 기제는 영원히 내층의 기제를 건드릴 수 없지만 내층 기제는 오히려 근본적으로 미시적인 곳에서부터 외층 기제를 개변할 수 있다.
이 장은 필자가 중화 역사 속에서 정제해낸 치국의 지혜다.
원문위치: https://zhengjian.org/node/242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