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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국대도(治國大道) 9: 예치모형

이도진(李道真)

【정견망】

9. 예치모형(禮治模型)

이 장에서 우리는 유가의 예의치국(禮義治國)에 의거해 형성된 기제(機制)인 즉 유가 예치(禮治) 모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예기•예운》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그러므로 성인(聖人)이 천하를 한 집안으로 여기고 이를 통해 온 나라를 한 사람처럼 되게 한 것은 주관적으로 억측해서 한 게 아니라 반드시 인정(人情)을 알고 그 의로움(義)을 환히 알며 그 이로움(利)을 잘 알고 그 환란(患)에 통달한 후에야 비로소 해낼 수 있는 것이다.”

“무엇을 인정(人情)이라 하는가? 기뻐하고(喜), 화내고(怒), 슬퍼하며(哀), 두려워하고(懼), 아끼고(愛), 미워하며(惡), 욕심내는(欲) 이 7가지 감정이 바로 인정이다.

무엇을 사람의 의로움(義)이라 하는가? 부모의 자애, 자녀의 효도, 형의 우애, 아우의 공순(恭順), 남편의 은혜와 의리, 아내의 순종,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은혜를 베풀고,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순종, 임금의 어짊, 신하의 충성 이 10가지 사회관계의 준칙이 바로 사람의 의로움이다.

성신(誠信)을 중시하고 화목을 유지하는 것을 사람의 이로움(利)이라 한다. 서로 다퉈 빼앗고 서로 죽이는 것을 사람의 환난(患)이라 한다.

그러므로 성인이 예(禮)로써 칠정(七情)을 소통하고 열 가지 의로움을 지키며, 사람의 이로움을 숭상하고, 다투어 빼앗음을 제거함에, 예(禮)를 제외하면 다른 더 좋은 방법이란 없다. 오직 예(禮)로써 할 뿐이다. 식욕(飮食)과 성욕(男女)은 사람의 가장 큰 욕심이다. 죽음과 없어짐 그리고 가난과 고뇌는 사람이 가장 혐오하는 것이다. 이 가장 큰 욕망과 가장 큰 혐오가 사람이 가장 걱정하는 두 가지 큰일이다. 매 사람마다 모두 마음은 뱃속에 있으니 표면으로 추측해내기란 아주 어렵다. 사람의 아름답고 추악한 생각은 모두 마음속 깊이 감춰져 있어 겉에서는 누구도 보아낼 수 없으니 이런 것들을 통일적으로 다스리자면 예(禮)를 제외하면 다른 방법이 없다.” [47]

여기서 성인은 온 나라를 하나의 집안으로 보고 온 백성을 한 사람으로 만든 후에 예로 다스린다. 이렇게 해서 하나의 미묘한 치국모형을 만들어내는데 일체 복잡한 것을 간단하게 만들어 정연한 질서를 만들어낸다. 이 모형은 한 집안을 다스리는 것을 통해 온 나라를 다스리는 것에 대응할 수 있고 한 백성을 다스리는 것을 통해 온 백성을 다스릴 수 있다.

다시 말해 이 모형 및 배후에 연대된 기제를 통해 온 나라를 하나의 집안에 대응시키고 온 백성을 한 사람에 대응시키면, 오직 한 집안을 잘 다스릴 수만 있다면 온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고 오직 한 백성을 잘 다스릴 수만 있다면 온 백성을 잘 다스릴 수 있다.

성인은 지혜로 인성(人性)을 꿰뚫고 사회의 인심도덕을 통찰하고, 이를 통해 나라를 하나의 집으로 만들고 천하 백성을 한 사람으로 만들어 예치모형을 수립한 것이다. 이 예치모형을 한걸음씩 확대・대응시키면 개인에서 천하로 확대・대응시킬 수 있고, 가정에서 나라로 확대・대응시킬 수 있다. 이렇게 질서를 수립하면 천하가 잘 다스려지는데 도달할 수 있다.

앞 장에서 논술한 것처럼 예(禮)란 사람마다 일마다 다르기 때문에 사랑에도 차등을 두어 나눠야 하고 천하도 등급을 나눠 엄격하고 명백한 질서를 수립해 차등모형을 만든다. 그런 후 이런 질서를 통해, 차등모형을 한걸음씩 순서에 따라 확대・대응시키면 차등하는 사랑이 박애(博愛)로 변하게 하고 사(私)를 공(公)으로 전환시켜 장차 유(儒)를 도(道)로 이끌 수 있다.

서로 다른 치국사상이 수립한 치국모형은 각기 다르다. 도가(道家)에서 건립한 것이 무위의 다스림인 소국과민(小國寡民)모형이라면 유가에서 건립한 것이 바로 이런 차등점진(差等漸進)모형이다. 이는 마치 한방과 양방 이론이 겨냥하는 인체 층면 및 구조가 서로 완전히 다르지만 자신의 층면에서 각기 병을 치료할 수 있으며 구체적인 치료방식과 효과 역시 완전히 다른 것과 비슷하다.

계속해서 유가 예치모형에 대해 분석해보자.

《후한서》에서는 말한다.

“집안에서 부모에 대한 효(孝)를 나라로 확대하면 임금과 국가에 대한 충(忠)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충신은 모두 효자 집안에서 나온다.”[48]

유가 예치모형에서 나라는 무수한 집안으로 구성되며 국가(國家)라 불린다. 그러므로 국가란 거시적인 집이라 할 수 있고 집을 연장하고 확대한 것이다. 또한 집은 미시적인 국가라 할 수 있으니 국가의 기본적인 구성단위이자 기초가 된다. 과거에는 군주가 자기 집안을 다스리듯이 천하를 다스렸는데 바로 그의 집을 온 천하로 확대한 것이다. 다시 말해 이런 기제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므로 예교(禮敎)란 이런 기제를 통해 오직 집안관계를 잘 처리할 수만 있다면 그럼 이를 국가에 이르기까지 대응해서 확대할 수 있고 전체 국가도 이런 예치 기제 하에서 잘 다스려질 수 있다. 집안에서 부모에 대한 효도는 예치기제를 통해 국가 층면까지 확대시킬 수 있고 그럼 신하와 백성들이 임금과 국가에 대해 충성하게 만들 수 있다. 부모의 자녀에 대한 자애를 국가의 층면까지 확대시키면 그럼 임금이 신하와 백성을 대하고 지방관원이 백성을 대함에 자기 자식처럼 사랑할 수 있다.

때문에 고대에는 지방관을 흔히 부모관(父母官 역주: 백성들의 부모와 같다는 의미)이라 불렀다. 다른 관계들 역시 마찬가지인데 이런 것들은 모두 예치기제와 일맥상통한다. 국가를 한 집안으로 간단히 만들고 예교를 통해 국가와 집안을 같이 다스린 것이다.

《대학》에서는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를 말한다.

이것은 바로 유가의 차등점진모형을 층층마다 대응시킨 것이다. 몸을 닦는 수신(修身)이 개인차원을 겨냥했다면 장차 전체 국가와 백성을 하나의 백성으로 보고 교화(敎化)하고 관리할 수 있는데, 그런 후에 유가 예치기제를 통해 층층마다 대응시키면 천하까지 확대해 대응시킬 수 있다.

제가(齊家)란, 개인으로 구성된 가장 기본적인 사회단위인 집을 겨냥한 것이며, 치국(治國)이란 집을 통해 예치기제를 대응・확장시켜 중국(中國)이란 거시적인 차원까지 확대시킨 것이다. 평천하(平天下)란 바로 전 세계와 전 인류를 겨냥한 것으로 이는 국가보다 더욱 거시적인 차원이며 중심지국(中心之國 중국)을 통해 장차 문명을 교화하고 전 인류에게 전파할 수 있다.

그러므로 “몸을 다스린 후에 집안을 다스릴 수 있고 집안을 다스린 후에 나라를 다스릴 수 있으며 나라를 다스린 후에 천하가 태평할 수 있다.”

예치모형이란 이런 자동기제를 층층마다 대응시키면 전체 국가를 미시에서 거시에 이르기까지 일체로 관통시켜 일맥상통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일맥(一脈)이 백맥(脈)을 이끌어 부동한 층면의 전체 사회를 함께 운행시킬 수 있고 전체 사회란 유기체를 운행시킬 수 있다.

《예기‧제통(祭統)》에서는 말한다.

“효자가 부모를 모시는 것은 세 가지 일을 벗어나지 않는다. 첫째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공양해야 하며, 둘째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예에 따라 장사지내고, 셋째 장례를 치른 후 때에 따라 제사를 올리는 것이다. 제사란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계속하는 공양으로 효도의 연장이다.”[49]

유가에서는 또 “죽은 사람 모시기를 산 사람처럼 한다”는 말이 있다. 부모가 살아계실 때 하던 효(孝)를 사후까지 연속한 것이 바로 제사다. 여기서 다시 유가 차등점진모형을 연장시키면 조상에 대한 제사와 추모로 이어진다. 인류는 애초 또 천지(天地)에서 태어났고 신령(神靈)에서 내원했기 때문에 이를 더욱 연장하면 최종적으로 천지신령(天地神靈)에 대한 신앙과 제사로 승화될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제례(祭禮)다.

그러므로 《국어》에서는 “효(孝)를 말하면 반드시 신(神)에 이르고 신(神)을 밝히면 효를 실천할 수 있다(言孝必及神、昭神能孝)”라고 했다. 제례란 인간세상의 예교(禮敎)를 천지신령과 서로 연결시켜 예의 궁극적인 내함과 도덕의 원천으로 도입한 것이다.

《예기‧제통》에서는 “오례(五禮) 중에서 제례보다 중요한 것이 없다.”[50]고 했다.

제례는 궁극의 예로 온갖 예들의 근원이자 궁극적인 측면이다. 이는 인류와 천지신령을 연결하는 고리이자, 천지신령에 대한 인류의 신앙・숭경(崇敬)・감사이며 중화 천인합일(天人合一)의 핵심사상을 표현한 것이다. 이는 유가 예교기제와 천지신령이 서로 상통한 것으로 더 나아가 예의 근원을 심층(深層)의 천지신령(天地神靈)과 정신신앙(精神信仰) 층면까지 이끌어 고층의 도덕 내함을 도입하는 근원이다.

그러므로 효(孝)란 유가에서 가장 기본적인 예의로 온갖 예의는 모두 차등점진모형에 근거해 효라는 이 기점에서 연장・발전시킬 수 있다.

《좌전•문공(文公)2년》에 “효란 예의 시작이다.” [51]라고 했다.

《예기‧제통》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위로는 귀신에 순응하고 밖으로는 임금에게 순응하며 안으로는 부모님께 효도한다.”

효를 국가의 층면까지 확대하면 임금과 국가에 대한 충성이 되는데, 이는 차등점진모형을 같은 층면에서 대응하고 연장한 것이다. 효를 보다 높은 층면까지 연장하면 바로 천지신령에 대한 숭경이자 순종이며 신앙이 되는데 이것이 바로 도덕의 근원이다. 때문에 유가 예교에서는 효를 아주 중시하며 이는 유가 예의에 입문하는 기점이자 기초가 된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와 중공이 정권을 탈취한 이래 극력 중화 전통문화를 파괴해 5천여 년간 형성된 중화의 완벽된 예의를 하루아침에 망가뜨렸다. 불과 얼마 안 되는 남은 예절 또한 표면적인 껍데기에 불과해 배후의 내함과 도의를 완전히 상실해버렸다. 일찍이 세계적으로 가장 정명했던 예의의 나라였던 중국이 가장 수양이 없고 저속하며 야만적인 곳으로 몰락했고, 현재 중국인들은 도덕이 추락하고 문명이 땅에 떨어져 국제적으로도 가장 자질이 떨어지는 대명사가 되었다.

현재 중국사회에서 예(禮)란 이미 뇌물수수와 더러운 아부 및 뒷거래의 무대로 추락했고 또는 허영심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 중공에 의해 변이되어 완전히 배후의 도의란 내함을 상실한 예는 이미 걸어 다니는 시체처럼 오히려 사회도덕을 부패시키는 수단이 되어 사회 붕괴를 가속화시킬 뿐이다.

주:
47. 《禮記•禮運》:故聖人耐以天下為一家,以中國為一人者,非意之也,必知其情,辟於其義,明於其利,達於其患,然後能為之。何謂人情?喜怒哀懼愛惡欲七者,弗學而能。何謂人義?父慈、子孝、兄良、弟弟、夫義、婦聽、長惠、幼順、君仁、臣忠十者,謂之人義。講信修睦,謂之人利。爭奪相殺,謂之人患。故聖人所以治人七情,修十義,講信修睦,尚辭讓,去爭奪,舍禮何以治之?飲食男女,人之大欲存焉;死亡貧苦,人之大惡存焉。故欲惡者,心之大端也。人藏其心,不可測度也;美惡皆在其心,不見其色也,欲一以窮之,舍禮何以哉?

48. 《後漢書》載:「子曰,事親孝,故忠可移於君,是以求忠臣必於孝子之門。」

49. 《禮記‧祭統》:「孝子之事親也,有三道焉:生則養,沒則喪,喪畢則祭……祭者,所以追養繼孝也。」

50. 《禮記‧祭統》:禮有五經,莫重於祭。

51. 《左傳•文公二年》:「孝,禮之始也。」

 

원문위치: https://zhengjian.org/node/242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