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생(道生)
【정견망】
8. 산괘(算掛)와 측자(測字)
주역에 담긴 함의는 대단히 커서 세간 만사만물(萬事萬物)의 발전과 변화를 포함하며 과거와 미래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예측에도 이용할 수 있다. 문자와 주역의 기전과 이치는 서로 통하기에 문자를 사용해서 예측할 수 있으며 자고로 늘 측자[測字 역주: 글자를 하나의 상(象)으로 보고 이를 풀이해 미래를 예측하는 술수의 일종]가 있었다.
사실 이런 것들은 모두 ‘상(象)’과 ‘역(易)’의 이치에 대한 운용이며 우주 만물의 과거・현재 ・미래가 모두 그 속에 포함되어 있다. 아래에서는 몇 가지 사례를 들어 보다 직관적으로 이해해보자.
당대(唐代) 장열(張說)의 《양사공기(梁四公記)》에 “양무제가 사복(射覆)”한 일화가 나온다. 여기서 ‘사(射)’는 추측한다는 뜻이고 ‘복(覆)’은 덮어 감춘다는 뜻이다. 즉 ‘사복(射覆)’이란 어떤 물건을 감춘 후 다른 사람더러 역경의 점괘(占卦)를 사용해 무슨 물건인지 알아맞히게 하는 일종의 게임이다.
양무제(梁武帝) 천감(天監) 연간에 한번은 무제가 사람들과 사복을 하면서 여러 관리들과 함께 점을 쳤다.
당시 태사(太史)가 막 쥐를 한 마리 잡았는데 이 쥐를 몰래 상자 속에 숨겨놓고 이렇게 “감춘” 것을 무제에게 바쳤다. 무제가 점을 쳐서 괘를 뽑아보니 본괘(本卦)는 수산건(水山蹇) 괘[위는 감괘(坎卦) 아래는 간괘(艮卦)]에서 두 번째 효를 제외하고 나머지 5괘가 모두 동(動)하는 괘가 나왔다. 즉 화뢰서합(火雷噬嗑) 괘[위는 리괘(離掛) 아래는 진괘(震卦)]로 변했다.
무제는 자신이 점을 친 후 곧 다른 신하들에게도 점을 치게 했다.
무제와 다른 여덟 명의 대신들이 각자 점사(占辭)를 써서 부들방석 위에 올려놓았는데, 괘틈(罣闖)도 참여했다. 괘틈이 무제에게 아뢰었다.
“성인(聖人)께서 점을 치는 것은 상(象)을 이용해 사물을 분별하려는 것인데 황상께서는 이미 괘를 뽑으셨으니 다시 점을 칠 필요가 없습니다. 부디 황상께서 뽑으신 괘로 예측하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무제가 이를 허락하자 괘틈이 무제가 뽑은 괘에 근거해 점사를 골라서 쓴 후 부들방석 위에 놓고 뒤로 물러났다.
이렇게 모두 점을 치고 나서 상자 뚜껑을 열어 누구의 점이 가장 정확한 지 여러 사람들이 쓴 점사를 읽어보게 했다
먼저 무제의 점사다.
“먼저 건괘(蹇卦)를 얻고 나중에 서합괘(噬嗑卦)를 얻었으니 이는 일이 발생한 시진(時辰)을 말하고, 건괘의 아래는 간괘(艮卦)고 위는 감괘(坎卦)니 이는 그것의 괘상(卦象)을 말한다. 감괘의 괘상에는 어둠이나 숨어 있거나 훔치는 것이 포함되는데 이와 대응하는 12지의 동물은 쥐다. 때문에 안에 든 것은 쥐다. 이것은 건괘가 대표하는 시간에 나타나 몰래 활동하며 물건을 훔치는데 왜냐하면 서합괘로 변하기 때문이다. 서합괘의 괘상에는 형벌, 악을 응징하는 것이 들어 있으니 붙잡힌 것이다.
그런데 서합괘 효사를 보면 네 효에는 허물이 없고 한 효는 어려워도 곧음을 지키면 이롭다(利艱貞)고 했으니 이 다섯 효는 도둑질과 아무런 관련이 없고 오직 6효만이 ‘형틀에 매여 귀를 못 쓰게 된다(荷校滅耳)’는 흉한 점사가 있다. 이것은 도둑질을 하다 재앙을 당한 것이라 이 쥐가 죽은 것이다.”
무제의 점사를 읽은 후 여러 신하들이 소리 높여 만세(萬歲)를 외쳤다. 무제 역시 자신의 점이 적중한 것에 대해 득의양양했다.
이어서 나머지 다른 여덟 대신들의 점사를 읽어보니 각종 설이 분분했지만 하나도 적중하지 못했다.
마지막에 괘틈의 점사를 열어보니 역시 적중했지만 무제의 점사와는 좀 달랐다.
괘틈은 점사에서 이렇게 풀이했다.
“지금 시간은 마침 왕상(王相)에 속하는 길일(吉日)이니 분명히 살아 있는 쥐다. 괘상이 건괘에서 서합괘로 변했으니 즉 상괘(上卦)는 감(坎)에서 리(離)로 변하고 하괘(下卦)는 간(艮)에서 진(震)으로 변한 것이다. 그런데 감(坎)은 어두운 상이고 리(離)는 광명한 상이며, 간(艮)은 정지한 상이고 진(震)은 움직이는 상이다. 즉 어둠에서 광명으로, 정지에서 움직임으로 변한 것이다. 쥐는 본래 어두운 곳에서 몰래 활동하며 낮에는 조용한데 지금 한낮에 활동하는 것으로 변했으니 그 속성상 반드시 잡혔을 것이다. 이는 사건 및 배후의 이치를 설명해준다.
또 팔월은 오행에서 금[金 역주: 음력 8월은 지지로 유월(酉月)로 오행에서 금에 해당한다]으로 금이 왕성한 달이다. 그런데 금이 자(子)를 낳으니, 쥐가 임신한 것이다. 또 금(金)을 대표하는 수는 4이니 쥐는 반드시 4마리일 것이다. 리(離)는 해가 되는데 태양이 정오를 지나면 곧 서쪽으로 기운다. 리괘 3효 상사(象辭)에서 ‘해가 서쪽으로 걸려 있으니 어찌 오래갈 수 있겠는가.’라 했고 또 4효 효사(爻辭)에서는 ‘갑자기 오는지라 불태우고 죽으며 버림받는 모습이다’라고 했다. 때문에 태양이 서쪽으로 진 후 쥐가 죽을 것이다.”
괘틈이 살아 있는 쥐라고 점친 것은 무제보다 더 정확했다. 그러자 문무백관이 깜짝 놀라서 그에게 좀 난처한 질문을 했다.
“그대의 점사에 따르면 쥐가 네 마리라고 했지만 지금 상자 안에는 한 마리뿐인데 이는 어떻게 된 일인가?“
그러자 괘틈이 대답했다.
“쥐의 배를 갈라보시기 바랍니다.”
무제는 원래 독실한 불교 신자라 살생을 좋아하지 않았고 그저 자신이 정확하게 점치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했다. 해가 서쪽으로 질 때, 그 쥐가 정말 죽었다. 그제야 비로소 사람을 시켜 배를 가르게 했다. 그러자 정말 뱃속에 세 마리 새끼를 품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일화를 통해 우리는 고인(古人)이 어떻게 상(象)과 역(易)의 이치를 운용해 예측에 활용했는지 알 수 있다. 또한 겨우 간단한 괘상 하나로 이렇게 많은 정보와 이치를 읽어낼 수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이는 또한 괘상이 사건을 기록하는 데 사용될 수 있고 또 아주 큰 내함(內涵)이 있지만, 다만 운용하는 상(象)이 너무 크고 너무 모호해서 일반적인 지혜를 가진 사람들은 똑똑히 알 수 없다는 것을 설명한다.
때문에 나중에 역리(易理 역의 이치)를 참조해 문자(文字)를 창조하게 된 것이다. 세상에서 문자가 드러내는 상은 더욱 작고 더욱 구체적이라 세간 만물에 대응하기 때문에 만사만물을 아주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 동시에 또 상(象)을 남겨서 보다 높고 보다 큰 내함과 의경(意境)을 운용할 수 있게 했다.
여기서는 측자(測字)에 관한 또 다른 예를 하나 들어보자. 《홍루몽》에 아주 재미 있는 측자 이야기가 있다.
주인공 가보옥(賈寶玉)이 소중한 옥을 잃어버리자 가씨 집안의 집사 임지효(林之孝)가 거리에서 노점을 차리고 측자(測字)하는 류철취(劉鐵嘴)를 만나 점을 쳤다. 임지효가 글자를 뽑으니 ‘상(賞)’이 나왔다.
그러자 류철취가 “뭘 잃어버리셨습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자를 풀이해주었다.
‘상(賞)’이란 글자는 위에 ‘소(小)’가 있고 아래에 ‘구(口)’가 있으니 이는 입에 물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물건이니 필경 구슬이나 보석일 겁니다. 또 ‘상(賞)’자 아래 ‘패(貝)’가 있는데 아무리 분해해도 ‘견(見)’이 되지 않으니 이는 물건이 보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때문에 ‘상(賞)’의 윗부분을 ‘당(當 전당포란 뜻)’으로 해석하고 빨리 전당포에 가서 물건을 찾아보게 했다. 또 ‘상(賞)’에 ‘인(人)’을 더하면 곧 ‘상(償)’이란 글자가 되니 전당포를 찾아가면 사람이 있을 것이고 사람이 있으면 다시 찾을 수 있으니 이것이 돌려받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여기서 또 다른 측자에 관한 유명한 민간 전설 하나를 예로 들어보자.
전설에 따르면 대명(大明) 말년 이자성의 난이 발생할 무렵 사례감(司禮監) 태감 왕덕화(王德化)가 숭정제(崇禎帝)를 모시고 미복으로 갈아입고 자금성을 나가 측자로 점을 쳐서 화복(禍福)을 물어보았다.
숭정제가 맨 처음 입에서 나오는 대로 ‘유(有)’라고 하자 측자(測字)선생에게 대명(大明)의 국운(國運)을 점치게 했다.
그러자 측자 선생이 크게 놀라며 말했다.
“‘유(有)’자의 위(𠂇)는 ‘대(大)’에서 한 획이 모자라고 아래(月)는 ‘명(明)’의 절반이니 대명 강산은 이미 절반을 잃었습니다!”
숭정제가 급히 말을 바꿔 ‘유’가 아니라 ‘우(友 역주: 유와 우는 중국어 발음이 같다)’라고 했다.
그러자 측자 선생이 또 말했다.
“우는 ‘반(反)’에 머리가 나온 것이니 반란군이 곧 쳐들어올 것입니다.”
숭정제가 크게 화를 내며 다시 말을 바꿔 지지의 ‘유(酉)’라고 했다.
그러자 측자 선생이 더욱 놀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는 ‘존(尊)’자에서 위로는 머리가 없고 아래로는 발이 없으니 존자(尊者)인 제왕이 위험합니다.”
숭정제는 놀라서 돌아갔고 얼마 후 틈왕(闖王) 이자성이 북경에 쳐들어오자 숭정제는 스스로 목을 매 자살했다.
위에서 괘를 이용해 점을 치는 것과 글자를 이용해 점을 친 사례를 비교해보면, 이치가 서로 같음을 알 수 있다. 단지 글자를 사용하느냐 아니면 괘상을 사용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이는 중화문자와 주역팔괘가 서로 통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해준다.
중화문자와 주역팔괘는 모두 상(象)을 사용하는데, 이것은 신(神)이 사람에게 전해준 지혜로, 신령(神靈)의 경계와 대응해 서로 감응하기 때문에 신(神)과 통할 수 있다. 상(象)과 상(象) 사이에는 또 둘 씩 서로 합해 아래 한 층의 상(象)을 만들어낼 수 있는데 이 과정이 바로 ‘역(易)’으로 우주만물의 발전변화를 망라하고 과거・현재 및 미래의 일체 정보를 포함하기 때문에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정보는 모두 상(象)속에 감춰져 있기 때문에 이런 지혜가 있어야지만 비로소 그 모습을 드러낼 수 있으며 그것을 읽어낼 수 있다. 만약 이런 지혜가 없고 이런 경계(境界)에 도달하지 못했다면 이 경계의 정보를 읽어낼 수 없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바로 ‘천기(天機)’가 된다.
이는 마치 역사적으로 전해져 내려온 수많은 예언들과 같은데, 가령 중국 역사상 남겨진 10대 예언들 즉 《건곤만년가乾坤萬年歌》, 《마전과馬前課》, 《장두시藏頭詩》, 《추배도推背圖》, 《황벽선사시黃櫱禪師詩》, 《매화시梅花詩》, 《소병가燒餅歌》, 《금릉탑비문金陵塔碑文》, 《보허대사예언步虛大師預言》, 《무후백년계武侯百年乩》나 서방의 《제세기》나 성경 《요한계시록》 등은 모두 수백 년 내지 천년 이후 발생할 큰일에 대해 정확히 예언했음을 기본적으로 입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예언들은 모두 수수께끼 형식이라 막상 일이 발생하기 전에는 거의 누구도 해석해내지 못하며 나중에 일이 생긴 후 대조해 보고 나서야 풀어낼 수 있다. 왜냐하면 천기는 함부로 누설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지혜와 층차가 없으면 고층차의 일을 아는 것을 절대 허락할 수 없다.
인류의 역사는 모두 잘 배치된 것으로 인간 세상 이곳은 우주의 무대로 최종적으로 우주 대희(大戲 큰 연극)를 공연하기 위해 포석을 깐 것이다. 지금 큰 연극은 이미 시작되었다. 당신과 나는 극 속에 있고, 이 시기에 사람마다 반드시 자신을 위해 미래를 선택해야 한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397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