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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오도(西遊悟道) 9: 남이 말하지 못하게 해서 긴고주를 쓰다

대법제자

【정견망】

《서유기》에서 손오공은 왜 긴고주(緊箍咒)를 쓰게 되었을까? 사실 여기에는 원인이 있다. 엄격히 말해서 여래 또는 관음보살이 긴고주를 씌웠다기 보다는 손오공이 “남이 말하지 못하게 해서” 스스로 긴고주를 쓴 것이다.

당승이 오공의 살생을 나무라자 화를 내며 떠나다

삼장이 말했다.

“네가 잘 제어하지 못해 사람들 흉포한 짓을 하고 하늘을 속이고 능멸했기 때문에 5백 년의 벌을 받은 것이다. 이제 사문(沙門 불문)에 들어왔음에도 여전히 전처럼 흉포한 짓을 하고 계속 살생한다면 서천에 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화상도 될 수 없다. 흉악하구나 흉악해!”

원래 이 원숭이는 남이 화내는 것을 견디지 못했는데 삼장법사가 이렇게 구구절절 따지는 것을 듣자 마음에 불이 일어나는 것을 억누르지 못하고 말했다.

“당신이 기왕 나더러 화상도 될 수 없고 서천에도 갈 수 없다고 하니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잔소리하면서 욕할 필요도 없고 내가 돌아가면 그만 아니오!”

삼장이 뭐라고 대꾸할 겨를도 없이 “손 어르신은 떠나오.”라고 한마디 하고는 근두운을 타고 떠났다.

삼장이 급히 고개를 돌렸을 때는 이미 오공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그저 야호!하는 외침만 동쪽으로 날아갔다. 홀로 남겨진 삼장은 외롭게 고개를 떨구고 한없이 슬퍼하며 원망했다.

“이놈아, 그렇게도 가르침을 못 알아듣다니! 내가 네 녀석에게 몇 마디 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흔적도 없이 돌아간단 말이냐? 그만 두자, 그만 둬, 그만 둬. 내 팔자에 도제(徒弟)가 없나 보다. 지금 그 녀석을 찾을 수도 없고 불러도 대답하지 않으니 가거라 잘 가!”

그야말로 목숨 걸고 서천에 가면서 옆 사람에게 의지하지 못하고 혼자 헤쳐 나가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2. 보살이 당승에게 긴고주를 전하다

노파가 말했다.

“동쪽이라면 우리 집에서 멀지 않으니 틀림없이 우리 집에 갔을 게요. 여기 정심진언(定心真言) 또는 긴고아주라고 불리는 주문이 있소. 스님께선 그걸 잘 암송해 머릿속에 담아두고 아무한테도 가르쳐주지 마시오. 내가 그녀석을 쫓아가 돌려보낼 테니 스님께서 이 옷과 모자를 그에게 입히고 만약 그가 말을 듣지 않으면 조용히 이 주문을 외워보시오. 그러면 그놈이 다시는 나쁜 짓을 못하고 또 감히 도망가지도 못할 거요.”

삼장이 이 말을 듣고는 고개를 숙여 감사드렸다.

그 노파는 한줄기 금빛으로 변해 동쪽으로 돌아갔다. 삼장은 이 진언을 전해주신 분이 관음보살임을 알고 급히 흙을 모아 향을 피우고 동쪽을 바라보며 정성껏 예를 올렸다. 절을 마치자 옷과 모자를 챙겨 봇짐 속에 넣고 길가에 앉아서 그 정심진언을 외웠다. 이렇게 몇 번 외고 나니 마음에 새겨져 익숙하게 외울 수 있었다.

3. 오공이 긴고주를 쓰다

오공이 모자를 쓴 것을 본 삼장이 말린 식량을 먹다 말고 조용히 긴고아주를 외자 손오공이 비명을 질렀다.

“아이고 머리야 아이고 머리야!”

사부가 쉬지 않고 또 몇 번을 외자 행자는 머리가 아파서 바닥을 뒹굴었고 금실이 새겨진 모자를 잡아 찢으려 했다. 삼장은 또 금테가 끊어질까 겁이 나 주문 외기를 중단했다. 주문을 외지 않자 아프지 않았다. 오공이 손을 뻗어 머리를 만져 보니 모자의 금테가 머리를 꽉 조여 벗겨지지도 않았고 끊어지지도 않은 채 이미 뿌리를 내린 상태였다.

오공이 귀에서 여의봉을 꺼내 테두리 안쪽에 넣고 마구 잡아당겨 보았다. 삼장은 또 그가 테를 끊어버릴까 두려워 다시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전처럼 다시 아팠는데 너무 아픈 나머지 물구나무를 서고 공중제비를 돌며 얼굴과 귀가 빨개지며 눈이 불거지고 몸이 뻣뻣해질 지경이었다. 사부가 이것을 보고는 또 차마 계속하지 못하고 주문을 멈추자 오공의 두통도 사라졌다.

행자가 말했다.

“제 머리가 아픈 게 원래 사부님이 주문을 외워서 그런 거로군요?”

삼장이 말했다.

“내가 읊은 것은 긴고경(緊箍經)이다. 어찌 너한테 주문을 걸었다는 것이냐?”

“다시 한번 읊어보세요.”

삼장이 정말로 다시 읊자 행자는 또 머리가 아팠고 그저 “그만하세요, 그만! 주문을 외니

바로 제 머리가 아프잖아요.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라고 했다.

“이제는 네가 내 가르침을 받을 수 있겠느냐?”

행자가 말했다.

“가르침을 따르겠습니다!”

“또 무례하게 굴 테냐?”

“감히 어떻게요!”

4. 수행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남이 말하지 못하게 하는데” 있다

오공은 스스로 신통(神通)이 광대하다고 자처했기 때문에 아예 당승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련인에게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바로 남이 말하게 하는 것이다. 겉으로 보면 간단한 한마디 말이지만 사실 남이 말하게 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 마음을 제거하고 수련해 올라갈 수 있다. 가령 과시심, 쟁투심 등인데 모두 이 과정에서 제거할 수 있다.

오공은 애초 자신을 단속하지 못했기 때문에 비로소 긴고주를 쓴 것으로 오공의 사람 마음이 긴고주를 자초한 것이다. 다시 생각해 보면 사람에게 신통법력이 없는 이유 역시 바로 이 때문이다. 신이 일부러 사람을 힘들게 하려는 게 아니라 사람 자신이 안되는 것이다. 법력(法力)이 있으면 쉽사리 나쁜 일을 저질러 지옥에 떨어질 수 있다. 신은 사람에게 자비롭기에 사람을 단속하는 것이다. 물론 이 안에는 또 우주 법칙이 있다.

우리가 번거로움에 부딪힐 때 자신을 한번 생각하고 제고해 올라간다면 아마도 번거로움이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주: 본문의 내용은 《서유기》 제14회에서 인용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49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