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샤오 정리
【정견망】
낭관(郎官)이란 고대 중국의 관직명으로, 고정된 정원이 없으며, 보통 시종관이 조서에 따라 행동한다. 청나라 가경 연간, 조정의 한 부에서 한 낭관이 평소 명예와 이익에 무관심하여 매사에 양보하기를 좋아했으며, 특히 책상에 엎드려 경서나 사서 읽는 것을 좋아했다. 이런 성격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자주 출근하지 않고, 때로는 부에서 열리는 회의조차 결석하게 되었다.
그날 밤 그 낭관은 돌아가신 아버지가 꿈에 나타나 말했다:
“내일 관아에 꼭 출근해야 한다.”
그는 깨어난 후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개의치 않고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다시 꿈에서 아버지가 엄하게 그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아내에게 꿈의 일을 이야기하며 이상한 일이라고 놀라워했다. 아내는 “그건 이상할 게 없습니다. 당신이 그저 이상하게 느낄 뿐이지요. 낭관이 관아에서 당직을 서는 것은 당연한 의무입니다. 부군께서 하늘의 별 따기라고 생각하는 게 이상한 일이지. 어르신께서 이미 당신에게 명시하셨는데 왜 예외적으로 관아에 가지 않으십니까?”
그 낭관은 아내의 말을 듣고 관아로 출근했다. 그가 도착했을 때, 동료들은 이미 다 도착해 있는 것을 보았다. 당시 이 관아를 관리한 사람은 대학사(大學士, 즉 중당), 종실(宗室) 녹강(禄康)이었다. 녹강의 벼슬 이력에 따르면, 그가 관리한 것은 아마도 호부일 것이다.
그 낭관이 출근하던 날 마침 녹강이 일이 있어서 호부에 도착하게 되었다. 그 낭관이 드물게 출근하자 관아의 한 소년이 그를 보고 놀리며 말했다: “당신은 오늘 아마 중당께 축하드리러 왔겠지요? 그 낭관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중당에게 무슨 기쁜 일이 있는지 급히 물었더니, 소년은 아무렇게나 한 가지 일을 말하며 둘러댔다.
잠시 후, 녹강이 호부에 도착하자, 여러 낭관들이 차례로 중당과 인사를 나누었다. 인사할 때, 아버지가 그에게 출근하라는 꿈을 꾼 한 낭관만이 녹중당에 축하를 전했다. 녹중당은 그를 낯설어 다른 부서의 관리인 줄 알고 겸손하게 답례했다. 그 낭관이 급히 그러면 안된다고 당황하여 급히 손을 흔들다 녹중당의 조복의 끈을 건드려 끈이 끊어져 구슬이 온 바닥에 흩어졌다. 녹중당은 크게 노하여 이름을 물어 본 뒤에야 자기 부서의 낭관임을 알고 더욱 분개하였다.
“내가 조회에서 돌아온 다음에 다시 따지겠다!”
날을 마치고 녹중당은 그의 이름을 계속 중얼거리며 분연히 떠났다. 모든 사람이 소년을 책망했고 소년도 몹시 황공하여 그 해결책을 찾으려했다. 그는 녹중당과 친분이 있는 한 관리를 찾아가 그에게 그 낭관을 조정으로 데려가 녹중당이 조정에서 퇴근할 때까지 기다리게 해달라고 했다.
녹중당은 조정에서 퇴근한 뒤 그 낭관을 가리키며 말했다:
“정말 그의 덕을 봤다.“
사람들은 그가 무슨 뜻인지 모르고, 모두 그의 옆에 엄숙히 서 있었다. 녹중당은 그제서야 자초지종을 밝혔다.
“어느 성은 지부의 자리에 결원이 생겼는데 조정에서 새로운 관리를 파견해야 한다. 황제께서는 호부에 적합하고 재능 있는 낭관이 있는지 물으셨다. 그러나 당시 나는 여러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기에 오랫동안 대답할 수 없었고, 마음속에는 그 낭관의 이름만 있어서 나도 모르게 그의 이름을 말하게 되었다. 황제께서는 이미 성지를 내려 그에게 지부 직책을 수여하셨다.“
그 낭관은 즉시 녹중당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두 사람은 이전의 갈등을 완전히 해소했다.
이 이야기는 다시 한번 사람의 관록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무리 분주히 쫓아다니며 빌붙어도 소용없다. 그러나 그 낭관은 세상을 떠난 부친이 아들에게 미리 알린 것도 그의 운명에 이런 관록이 있기 때문이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5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