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清風)
【정견망】
유한통(劉漢通)은 명말(明末)의 명의로, 경동(京東 역주: 북경 동부) 지역에서 명성이 높았으며 ‘경동신의(京東神醫)’라 불렸다.
한번은 유회순(劉懷順)이란 관리의 병을 치료한 적이 있다. 그의 배가 점점 커지고 식욕이 끝이 없었으며, 아무리 먹어도 배가 고팠다. 유한통은 이 병의 원인은 복부에 있는 대주충(大蛀蟲)이란 큰 기생충이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장기간 탐오하고 술과 음식을 많이 먹어 뱃속에 “대주충”이 번식한 것이다. 이 기생충은 숙주가 섭취한 음식을 먹고 사는데, 또 영성이 있어서, 숙주의 영양을 섭취할 뿐만 아니라 숙주가 아무리 많이 먹어도 허기를 느끼게 한다. 그럼 숙주의 배는 점차 솥처럼 부풀어 오르고, 결국 피를 쏟으며 사망하게 만든다.
유한통은 비상(砒霜 역주: 한약 살충제의 일종으로 미량으로도 효과가 뛰어난 반면 부작용이 너무 커서 웬만한 의사는 쓰기 힘든 약이다) 반 근을 처방했는데, 극심한 독성을 이용해 단번에 모든 기생충을 박멸하고자 했다. 기생충이 굶주린 상태에서 비상을 섭취하면 (먼저 환자를 이틀간 굶긴다) 기생충을 효과적으로 박멸하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유회순은 두려움 때문에 비상을 여러 번 나눠서 복용했다. 첫 번째 소량 복용 후 기생충 몇 마리를 토해냈지만, 남은 기생충들은 죽지 않았다. 결국 스스로 남은 비상을 다 복용했지만 기생충이 더 이상 비상을 먹지 않자 중독으로 사망했다. 유회순의 죽음은 신의(神醫)가 병증과 치료 원리에 대해 정확히 판단했음을 실증한다.
이것은 명대의 특이한 사례로 수련의 관점에서 볼 때 몇 가지를 볼 수 있다.
첫째, 유한통은 투시 공능이 있었다. 그는 관리의 복부 속 기생충을 실제로 보았는데, 이는 화타가 조조의 뇌에 있는 종양을 본 것과 유사해서 오늘날 이해하는 것처럼 경험에 기반한 판단이 아니다. 그는 또한 어느 정도 숙명통 공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이 관리가 완전히 의사를 믿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그가 일부 비상을 복용한 후 연루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구실을 대고 자리를 떠났다. 고대의 진정한 의가(醫家)들은 매일 가부좌를 했는데, 이는 수련의 선정 상태와 매우 가깝다. 유한통은 자신의 근기가 좋아 공능이 좀 나온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둘째, 사람은 각자 운명 있다. 이 관리는 부패했고 너무 큰 업을 지었다. 이제 그를 거둘 때가 되었다. 따라서 겉으로는 그가 의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미 정수(定數)가 있는 것이다.
셋째, 이는 수련에도 통찰을 주는데 즉 믿음[信]의 중요성이다. 유회순은 유한통의 처방에 대해 반신반의했기 때문에 결국 죽었다. 마찬가지로, 수련인이 사부의 법에 대해 반신반의하면 정과(正果)를 성취할 수 없다. 속인의 관점에서 보면 이 관리의 의심은 아주 이치가 있어 보인다. 비상은 극독이라 독약을 먹는 것은 자살 행위임을 누구나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한통은 층차가 그보다 높았고, 이런 상황에서 약을 쓰는 것이 옳음을 알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사부의 설법은 속인 층차보다 높은 것으로 만약 속인의 이치나 심지어 현재 우리 층차에서 가늠한다면 많은 경우 이해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수련인으로서 우리는 반드시 믿음을 선택해야 한다.
고대 신전문화(神傳文化)의 많은 사례들은 사실 모두 수련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지만, 다만 현대인이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한 이야깃거리로 여길 뿐이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994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