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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선득도전(八仙得道傳)》 제51회: 성벽을 메우는 맹세는 마침내 이루어지고 새로운 환희와 좋은 일은 헛되이 되다

무구도인(無垢道人)

【정견망】

그러자 철괴선생은 종리권에게 말했다.

“이건 또 네가 짐작한대로다. 네가 이렇게 추측하기를 좋아한다면, 내가 다시 한번 시험해 보겠다. 너는 그 후예가 그녀와 마찬가지로 죄를 지었는데, 바로 범기량의 전신으로 두 사람이 함께 속세로 귀양간 것이 아니겠느냐?”

​종리권은 잠시 생각지도 않고 웃으며 대답했다.

​”제자의 어리석은 견해에 따르면 후예는 결코 범기량의 전신이 아니며, 더욱이 항아와 함께 인간계에 내려올 필요가 없습니다. 어떻게 아느냐고요? 그 후예는 죄가 극악무도하여 옥제에 의해 죄의 판결을 받았고, 그를 5천 년 동안 구금한 후에야 원래 별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허락했습니다. 천명이 정해져 있는데 어찌 되돌릴 수 있겠습니까. 게다가 맹강녀 부부는 스승님의 은혜를 받들어 저승으로 보내져 인간계로 전생했고 스승님은 이미 그의 출생을 준비했으니 부부의 앞날이 매우 밝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후예와 같은 악마가 어떻게 다른 운명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맹강녀는 확실히 항아가 인간 세상에 내려온 것이지만 범기량은 다른 사람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사람의 무슨 내력이 있는지? 어떻게 맹강녀와 2대째 부부가 되었는지는 제자가 알 수 없습니다. 또 하나의 명확한 증거가 있습니다. 수천 년 동안 지금까지 우리는 아직도 달 속에 있는 그 큰 사바나무, 나무에 매달린 밥바구니, 나무 밑에 쪼그리고 앉은 한 사람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분명히 스승님이 말씀하신 후예 이야기입니다.

또한 후예는 좌천된 후 지금까지 월궁 사바수 아래에서 한걸음도 떠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스승님의 말씀대로 옥제는 그에게 이 형벌을 받든 아니면 관대한 처벌을 벋으라고 명령했습니다. 업이 이미 너그러워졌는데, 어찌 다시 감할 수 있겠습니까? 오천년이 차기 전에는 흑호성관이 돌아올 가망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천년 동안에 사람들은 월궁의 사바나무 아래서 고생스럽게 나무를 톱질하는 후예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그의 자업자득입니다, 옥제의 대사면 말고 누가 그의 죄를 감하여 인간계로 내려보내고 우리 스승님의 특별한 은혜의 구도를 받아 세상을 벗어나 참 신선이 될 수 있겠습니까?”

종리권이 이렇게 논리를 펴자, 선고 등 네 사람은 다시 웃기 시작했다. 철괴선생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이 아이는 자질이 정말 총명하군. 그가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는데 이런 견해를 가지고 있으며, 사실과 딱 맞아 조금도 틀리지 않는다. 어찌 대단히 총명하지 않은가? 당시 항아는 후예의 감정에 사로잡혀 망상에 빠져 하루하루 지내고 있었는데, 성군이 어찌 듣지 못할 리가 있겠는가? 상황을 알자 자연히 진노하여 즉시 그녀를 불러들여 엄하게 훈계하고 속세에 떨어지는 벌을 내렸다. 항아는 죄가 무겁다는 것을 알고 감히 용서를 구하지 못하고 땅에 엎드려 눈물만 흘리며 묵묵히 잠자코 있었다. 성군은 차마 어쩌지 못해 운명의 기회를 엿보고는 점을 쳐보았다. 자기도 모르게 눈쌀을 찌푸리고 처연하여 항아에게 일어나라고 하고 한쪽에 서서 명령을 기다리라고 했다.

한편으로 월하노인을 궁전에 들어오라 하여 직접 인간 혼인의 일을 물어보게 했다. 궁합이 맞지 않으면 부부관계를 면할 수도 있다. 월하노인이 아뢰었다. ‘무릇 모든 일은 정수가 있으며 수가 합해야 할 것은 억지로 분리해도 안 되고, 그 중 어떤 것은 정해져 있는데, 이 약간의 명목상 관계만 있을 뿐 실제 혼인의 인연은 없습니다. 이런 명분은 오백 년 전에 이미 정해졌고 절대 도망갈 수 없습니다.’ 월하노인은 또 성군에게 아뢰었다, ‘성군께 묻겠습니다. 이 일은 항아를 위한 일입니까?’ 성군은 고개를 끄덕였다. 월하노인이 아뢰었다. ‘이 일은 일찍이 정해져 있습니다. 항아는 운명에 속세의 사람과 2대째 부부를 맺어야 비로소 근기를 세울 수 있고 영원히 신선의 반열에 오를 수 있습니다. 성군께서 그녀 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성군은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월하노인을 물러가게 하셨다. 항아를 보고 말하길 ‘너는 인간계로 쫓겨났지만 어쨌든 자업자득이다. 누가 너의 사랑의 싹이 우리 청정한 달나라를 어지럽히고 나의 엄숙한 체제를 파괴하도록 허락하였느냐? 너같은 행위는 내가 먼저 처벌하지 않으면 나중에 결국 하늘의 무거운 처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때 너는 구층지옥으로 떨어질 것이다. 네 옛 주인인 왕모가 은혜를 내린다고 해도 구할 방법이 없다. 차라리 내가 먼저 너를 위해서 벌을 내리겠다, 네가 인간계에 내려간 후에 정절을 지키는 열녀가 되거나 공덕을 더 많이 쌓을 수 있다면, 그 공으로 죄를 갚고 신선의 반열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것도 가벼운 것으로 무거운 것을 피하는 방법이다.

네가 총명하고 철이 들었다면 이런 도리를 알 것이다. 내려가서 사람이 되어라, 앞으로 좋은 결말과 좋은 앞날이 있을 것이다, 그래야 내가 너를 위해 고심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한편으로 요지에 가서 옛 주인을 만나 이 일의 원인을 보고해야 한다. 네가 입을 열기가 부끄러울 것 같으니, 내가 다시 사람을 보내 너를 데려다 주겠다. 그곳에 가면 네 옛 주인도 모르는 것이 없을 것이니, 아마 네가 스스로 진술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자신을 잘 지켜라!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너도 오래 머물 수 없다. 어서 전 밖으로 나가거라.’

항아는 명을 받들어 무릎을 꿇고 머리를 몇 번 조아린 후 부끄러움과 눈물을 머금고 궁정을 나왔다. 즉시 성군 밑에서 업무를 보는 여신선이 두 명의 관리를 시켜 그녀를 밖으로 압송하였다. 요지에 도착해서 왕모를 뵙자 왕모는 꾸짖지 않고 보낸 사람에게 분부했다.

‘돌아가서 공주를 만나뵙고 항아는 속세의 몸으로 환생해야 한다고 전하라,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공주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하라.’

온 사람은 절을 하며 감사하고 떠났다. 왕모는 즉시 서리에게 항아가 어디로 가서 태어나야 좋은지를 조사하라고 명령했다. 서리는 : 맹가 부부는 위인됨이 충실하니 좋은 딸을 얻어야 합니다. 그래서 왕모는 항아를 맹가로 보내 태에 들게하여 환생하라고 했다. 항아는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나 호송원들과 함께 요지를 떠나 천천히 중원으로 향했다.

구름을 타고 가는 중에 갑자기 한송이 청백색의 구름이 따라와 항아를 따라잡고 나란히 서서 달리기 시작했다. 구름은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시원한 아이를 둘러싸고 있었다. 항아는 그 아이가 예쁘게 생긴 것을 보고 매우 귀엽다고 느꼈다. 자기도 모르게 그를 몇 번 쳐다보았다. 뜻밖에도 아이는 매우 얌전해서 항아를 보고 웃으며 ​’누나가 달나라 대전의 항아 아가씨입니까?‘

​항아가 웃으며 말했다.

​’이 녀석아,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았니?‘

​그 아이는 기뻐하며 말했다.

​’누나, 나를 어리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내 나이가 누나보다 몇 배나 많아요.’

​항아가 웃으며 말했다.

​‘헛소리, 너는 기껏 이 정도의 어린이인데 어떻게 나보다 더 크다고 볼 수 있니?’

​아이가 히히 웃으며 말했다.

​‘내가 증거를 대면 누나가 내 아내가 되어야 한다. 증거를 댈 수 없다면 누나가 나를 때리고 욕해도 나는 욕하거나 반격하지 않을 거야, 알겠어?’

항아가 듣고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붉히며 침을 몇 모금 뱉었는데, 그가 어쨌든 아이이니 말하는 것이 무슨 장난이지 무슨 일리가 있겠는가? 더군다나 그를 다시보니 정말 사랑스러워서 그와 장난을 치며 노는것도 재미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웃으며 말했다.

​’정말 철면피 개구쟁이 같으니, 이 어린 나이에 아내를 얻으려 하다니, 네가 말을 꺼내도 부끄럽지 않다.’

​아이가 웃으며 말했다.

​’누나가 이렇게 말했으니, 바로 나의 요구를 허락한 것이다. 누나, 우리는 모두 하늘의 신선이라 말을 했으면 산같으니 함부로 굴지 마세요.‘

​항아가 웃으며 말하였다.

​`말하는 것이 이 지경이니, 설마 부모, 스승이 너를 가르치지는 않았단 말이냐?’

​아이는 작은 팔을 뻗어 항아의 옥같은 팔을 비틀더니 꽉 껴안고 조금도 긴장을 풀지 않고, 고개를 쳐들고 웃으며 말했다.

​‘누나는 내가 나쁘다고만 하고, 내 아내가 될 수 없다는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니, 매우 긍정을 하는군요. 내가 너보다 나이가 많다는 증거만 말해줄게.’

철괴가 여기까지 말하자,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은 모두 크게 웃기 시작했다. 종리권은 더욱 흥미가 있어서 손뼉을 치고 발을 구르면서 말했다.

“사부님, 보세요, 신선에도 장난꾸러기 아이가 있어요. 왜 당신들은 또 내가 장난이 심해서 싫다고 욕하세요?”

통혜는 웃으며 말했다.

​”이 사람의 장난은, 너보다 더 심해, 네가 신선이 되면, 그를 개구쟁이 선생님으로 모셔야겠구나.

철괴선생도 웃으며 말했다:

“이 아이가 바로 나중의 범기량(范杞良)이다. 아내를 위해서 이렇게 큰 손해를 보았는데도 너희는 그를 치켜세우는구나.”

이어서 또 말했다.

“그때 항아가 의문을 품고 이해하지 못한 것은 바로 이 아이에 의해 팔을 비틀렸을 때, 그 팔은 마치 쇳덩어리 물건에 걸린 것 같아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자기도 모르게 말했다.

​’얘야, 어떻게 이렇게 힘이 세니? 빨리 손을 놓아라, 더 이상 당기면 내 팔 부러지겠다.’

​그러나 아이가 어찌 그리 순순히 따를까,

​’좋은 누나, 내 말이 옳다는 것을 인정하지요? 빨리 고개를 끄덕여요, 그럼 나는 손을 놓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내가 미안하지만 힘을 쓸 거야.’

항아는 그저 그를 보고 웃기만 했지, 앞으로의 이해득실을 어떻게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가 정말 힘껏 끌어당기면 괜히 고생만 할 것이니 정말 수지가 맞지 않는 일이다. 다행히 고개만 끄덕이면 되는데 도대체 뭐가 안될거 있느냐? 그래서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얘야, 좀 편하게 해주면 안돼? 빨리 그 증거를 말하지 않고 뭐해?

네 말이 틀리면 그 때는 주의해. 내가 너를 두 배로 벌하여 다음번에는 헛소리와 거짓말로 사람을 속이는 것을 경고하겠다.‘

​아이는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손을 놓았다. 항아는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져서 고개를 돌려 길을 재촉하고 더 이상 그를 상대하지 않았다. 급한 아이는 서둘러 따라와서 또 그녀의 손을 끌었다.

항아는 그가 무공을 쓸까 두려워 멈추고 고함을 질렀다.

​’너는 남을 잘 속이면서도 해야할 말 한마디도 하지 않고 오로지 네 마음대로만 하려고 하니, 정말 어찌 이럴 수가 있느냐!‘

​아이는 이제서야 자신이 적각대선(赤脚大仙)의 형제인 피발선인(披发仙人)이라고 말했다. 천성이 장난꾸러기라 형의 비위를 맞추지 못했지만, 형도 장난꾸러기였다. 많은 도우들이 그를 보고 모두 소란을 피울까 봐 두려워했다. 하필 그 어린 동생이 장난을 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가르침에 굴복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두 마디를 듣자 항아는 웃음을 금치 못했다.”

​철괴선생은 여기까지 말하고 자신도 모르게 빙그레 웃었다. 선고, 종리 등은 당연히 더 깔깔대고 웃었다. 철괴는 ​”그때 항아(嫦娥)가 똑똑하게 말했다. 그녀가 말하였다. `너는 크게 잘못한 것이다. 네 형은 항상 너를 사랑하니, 네가 유난히 잘 되기를 바란다. 어찌 자기가 장난기가 있으면서 형제가 장난을 치는 것을 금할 수 있겠는가. 아마도 그는 네가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을 보고 그랬을 것이다. 비록 신선 반열에 있지만, 기초가 안정되지 않았으니, 열심히 수련해야 한다. 그는 일찍이 수련 성취하여 불괴의 몸이 되어 천지와 같이 오래 살 것이니 우스갯소리를 좀 해도 아무 상관이 없다. 너는 어떻게 그와 비길 수 있니, 거꾸로 또 그를 탓하는구나. 내가 네 형이라면, 너를 쫓아내지 않더라도, 적어도 너를 열댓번 때려야만 네가 잘못을 뉘우치고 새 출발할 수 있을 것 같다.’

​몇 마디 말에 피발선인은 급히 머리를 몇 번 흔들었고 어깨에 늘어뜨린 머리카락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러다 바람이 한번 불자 한 올 한 올 위로 올라가 정황이 더욱 장난스러웠다.

항아는 웃으면서 손을 뻗어 그의 머리카락을 정리하려 하였으나, 그가 후 하면서 웃으며 말하였다.

​`누나, 당신의 말은 맞지만, 저는 늘 믿지 않아요. 왜 어린애는 장난치면 안되고, 오히려 나이가 많은 사람이 마음대로 남을 놀릴 수 있어요? 이런 이치는 없다고 봅니다. 나중에 나는 형과 함께 반도대회에 갔는데, 내가 얻은 복숭아가 너무 작았어요. 왕모가 내가 어린아이라 무시한 것이라 의심되어 벌레로 변해 그녀의 정원에 가서 몰래 그녀의 복숭아를 땄어요.

​뜻밖에 왕모의 능력은 정말 대단했어요. 그녀는 그 일을 알고 또 급히 사람을 보내 나를 잡으려고 했습니다. 나는 당황하여 땅으로 뛰어내렸는데 왕모가 가장 아끼는 시녀를 차서 다치게 했습니다. 시녀가 돌아가서 울며 하소연하자, 나는 더욱 무서워져서 정원을 탈출하려고 했어요. 하필이면 나의 형이 맨발인 채로 많은 사람을 데리고 나를 잡으러 왔어요. 나는 형을 보자 오히려 간이 더 커졌어요. 죄를 인정하기는커녕 도리어 그를 한바탕 욕했죠.

​이렇게 되어 일이 커졌어요. 나는 왕모의 이런 법지를 들었습니다: ‘복숭아를 훔치는 것은 장난일 뿐이니 사정상 용서할 수 있다. 시녀를 차서 다치게 한 것은 무심코 한 짓이다. 그러나 형에게 욕설을 퍼부은 것은 윤리를 저버린 것이다. 신선 무리에 이렇게 규칙을 지키지 않는 것이 어디 있느냐?’

’한편으로는 형을 가르침이 부족하다고 엄하게 꾸짖고 다른 한편으로는 나를 속세로 떨어뜨려 내가 회개하지 않으면 축생도로 쳐넣을 것이며 한평생 벗어날 일이 없다고 했어요. ‘누나, 나 대신 생각해봐요, 이런 일에 정말 화가 나지 않겠어요! 이제 나는 돌아가서 형을 만나고 다시 인간계로 가서 이 난을 겪어야 합니다. 누나, 우리 둘이 우연히 구름 속에서 만났고 누나가 내게 시집오겠다는 인연까지 얻었으니, 이런 염복豔福이 있으면 인간계에 가서도 크게 손해 볼 게 없지요.’

​항아(嫦娥)가 웃으며 말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혼인대사를 이렇게 함부로 말하는 것이 어디 있느냐? 너는 항상 장난이 심하고 농담을 좋아해서 자꾸 사고를 친다. 엄벌을 받고 속세에 떨어지게 되었으면 마땅히 개과천선해야 한다. 도중에,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이렇게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함부로 말하다니, 네가 앞으로 또 고생을 겪어야 할 것 같다!‘

​피발선인이 듣고는 정색을 하며 큰소리로 말했다.

​’어어어, 너는 어째서 남의 혼인에 생떼를 쓰는거냐? 신선이 농담한 적 없다고 했잖아. 하물며 이렇게 큰일에 함부로 웃고 떠들어서 되겠는가? 한번 말을 했으면 평생 되돌리지 않아야지. 인간도 이런데, 선인으로서 혼인을 함부로 되돌릴 수 있겠는가?’

말하고 주먹을 뻗어 팔을 잡아 그녀가 말을 듣지 않으면 안되게했다. 항아는 마음속으로 그가 좀 두려웠고, 또 월하노인의 이런 말이 기억났다: ‘혼인의 일은 이미 500년 전에 정해져 있었다. 옳고 그름은 다 정해져 있는데, 어찌 아이들의 농담 한마디가 옳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웃음을 머금고 대답하였다.

​`네 말대로라면, 너는 나를 꼭 원하는 것이냐? ’

​피발선인은 정색했다: ‘왜 아니겠어? 솔직히 말해서, 당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다른 사람이 나와 싸우든 말든, 나는 항상 당신을 정할 것이다.’

말하는 동안에 방금 하나의 성을 지나갔다. 피발선인은 웃으며 성을 가리키며 말했다.

​’듣기 싫은 소리 좀 하겠다. 설령 너 때문에 누군가가 나를 이 성으로 데려가서 나를 생매장한다 해도, 나의 이 원혼은 너를 놓아주지 않을 거야.’

​항아는 그가 여기까지 말하는 것을 듣고보니 비록 반은 농담으로 하는 말같았지만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 게다가 그는 이렇게 생기가 넘치고 영리해서, 원래 일찍이 애모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그는 아이여서, 어쨌든 결혼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나중에 그가 자신의 신분을 밝힌 것을 듣고 보니, 과연 맨발 대선과 피발 대선의 형제가 있다는 말을 오랫동안 들었는데, 그들의 자격과 신분이 모두 부러웠다. 마음속으로 또 약간의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때 그가 혼사를 청하고 또 이렇게 간절한 애정을 드러내는 것을 보자 더욱 큰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마음으로 조용히 생각하며 숙고하며 뒤척이고 있을 때, 그 피발선인은 또 그녀의 가느다란 손을 꽉 잡고 조용히 물었다:

​’누나, 내가 그렇게 말했는데 너는 아직도 내가 진심이 아니라고 의심하니? 솔직히 말해서, 누나가 속세에 내려온 후 여자로서 남자에게 시집가지 않는 법이 어디 있겠어요? 어쨌든 시집갈 건데, 나와 이런 우연의 일치인 천생연분을 맺는 게 어때요?’

​항아는 자기도 모르게 수줍어하며 말했다.

​‘사실대로 말할게. 나는 원래 달나라의 시녀로 선반에 올라 자유롭게 소요하고 있었다. 단지 일념의 자비로 인해 횡포한 전 남편을 그리워하여 하늘의 계율을 범했고 그 때문에 저승으로 가야했다. 다행히 성군께서 은혜가 깊어 인간세상으로 떨어지라고 명령하셨다.

​이것은 눈앞의 일인데 아직 한 발짝도 처리하지 못했다. 지금 너와 만남은 구름길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네 몇 마디로 멋대로 평생을 정하는구나. 비록 혼인 대사는 500년 전에 월하노인의 장부에 기록되어 있지만, 나는 누가 내 남편인지 모른다. 그 사람이 너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만약 다른 사람이 있다면, 우여곡절과 마의 겁난을 더하지 않겠느냐? 바로 이전의 죄가 채 가시기도 전에 새로운 죄악이 또 심어지는 것이다.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나 대신 생각해 줘.’

피발선인은 웃으며 말했다: ‘신선 반열에 오래 있으면서 이 혼연姻缘이라는 두 글자도 모르다니. 인연이라는 것은 연缘이다. 인연이 있는 사람은 천리밖에서 있어도 붉은 실로 묶을 수 있다. 인연이 없는 사람은 만나서 대면해도 우여곡절이 많다. 지금 너와 나는 뜻밖에 운로에서 우연히 만났고, 또 말이 잘 통하니, 이런 것이 전 인연이 아니면 무엇이냐? 이전의 인연이 있으면, 바로 혼연姻缘이다. 내가 보기에 이런 혼연은 하늘이 만들어준 좋은 인연이라고 할 수 있어. 그렇지 않다면, 왜 너와 나는 하나는 극동, 하나는 극서, 하필이면 동시에 좌천되어 가는 도중에 만났을까? 세상 혼연에 이런 교묘한 일이 그리 많습니까? 누님, 저를 허락하지 않으면, 제가 감히 헛소리를 하겠습니다, 누님이 속세에 가면 같은 선반에서 좌천된 인재를 찾을 수 없는 말할 것도 없고 다만 이렇게 좋은 인연이 살짝 어긋났다고 하면, 이 죄명도 예전에 당신이 하늘의 계율을 범했던 것과 비슷할 것입니다.’

​항아가 듣고 자기도 모르게 ‘체’ 하고 웃으며 말했다.

​‘말은 잘하는군. 이왕 좋은 인연을 말했으나 어떻게 잘못되겠어? 이건 네가 헛소리를 하는 게 아니야. 좋아, 좋아, 네가 매우 성심성의껏 말하니, 나도 너에게 응낙하겠다.’

​피발선인 크게 기뻐하며 서둘러 물었다.

​’누나, 이 말을 믿을 수 있어, 마음이 변하지 않을 거지?’ 항아가 웃으며 말했다. ‘이왕 허락했는데 어떻게 변심하겠니?’

​그 둘은 여기까지 말하고 막 큰 강을 건넜는데, 이 강의 왼쪽이 산이었다. 항아는 산하를 가리키며 ​’나는 네가 이렇게 사랑하는 것을 인정했으니 어떻게든 너에게 시집가겠다. 설령 누군가가 나를 산에서 물속으로 던져넣는다 하더라도 나는 결코 절개를 바꾸지 않을 것이다!’

​두 사람이 이렇게 언약을 맺고 각기 길을 떠나 각기 태에 들어 환생하러 갔다.

​이치대로라면, 그 두 사람의 혼인은 정말 천생연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둘 다 죄를 지어 떨어졌으니, 하늘의 계율은 피할 수 없다. 형벌을 일찍 받으면 하루라도 죄를 빨리 갚을 수 있다. 부부가 잘 어울려서 검은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산다면 고생하러 온 것이 아니라 속세에 와서 복을 누리려고 온 것이다. 그래서 범과 맹의 결혼은 비록 성취했지만, 단지 희망만 있을 뿐, 결국 헛된 명성에 불과했다.”

철괴선생은 이 범·맹의 비참한 역사를 다 말했다. 통혜는 ​”그들의 혼사는 이미 경화수월(景花水月-환영)이 되었는데 왜 그런 참형을 받아야 하나요.”

​철괴는 탄식했다.

​”그건 말할 필요도 없어. 어쨌든 그들은 너무 자숙하지 않아서 화를 불러왔고 고통을 금방 잊었다. 도중에 만나서 진지한 말은 하지 않고 오히려 먼저 약혼을 했다. 이것은 모두 하늘의 노여움을 사는 일이다. 천도는 공교롭게도 그 두 사람이 스스로 달갑게 받기로 한 형벌로 그들의 몸에 실시하여 그들의 맹세에 응했다. 그러니 공교롭고 공정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모두가 듣고 두려워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하선고가 물었다.​

“진나라 황제가 이렇게 포악한데 어찌 아직도 업보가 없습니까?”

​철괴선생은 대소하며, ​”산중에서 불과 며칠이지만 세상에서는 벌써 여러 해가 지났다. 자네들이 동굴에 은거해 있으면서 어떻게 세상의 큰 변고를 알 수 있겠는가? 지금 영정은 이미 저승으로 돌아가 심문을 받고 있는 중이다. 그의 아들 호해가 왕위를 계승하여 2세 황제로 불리고 있다. ‘망진자호亡秦者胡’의 예언은 머지않아 실현될 것이다.”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서야 활짝 깨달았다.

​”알고보니 진나라를 망친 자는 호(亡秦者胡)란 말은 호해를 가리킨 것이었군요. 우리조차 짐작할 수 없는데 진황 본인이 어찌 자기 아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어요?”

철괴는 웃으며 말했다.

​”진나라 황제가 어떻게 죽었는지 아는가?” ​하고 묻자 모두 경악하여 말하였다.

​”제자들이 마침 가르침을 청하려 하고 있었습니다.”

​철괴가 막 대답하려는데 석실 밖에서 맹렬한 바람이 휙휙 불더니 순식간에 또 조용해졌다. 철괴 선생은 웃으며 ​”비비, 나가봐. 네 양 사형이 왔구나.”

온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싶으면 다음 회를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