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연(了緣)
【정견망】
손오공은 72가지 변화를 얻은 후 묵묵히 연마하며 자유롭고 즐겁게 지냈다.
어느 날, 조사가 모든 문인(門人)들과 삼성동(三星洞) 앞에서 저녁 경치를 즐기며 놀고 있었다.
조사가 물었다.
“오공아, 일은 다 이루었느냐?”
오공이 대답했다.
“사부님의 바다와 같은 은혜 덕분에 제자의 공부가 완비되어 이미 안개 속에 올라 날아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조사가 그에게 한번 날아보라고 시켰다. 손오공은 재주를 부려 몸을 한번 솟구치더니 연이어 재주넘기를 하며 땅에서 대여섯 장(丈) 높이로 뛰어올라 구름을 밟고 갔다. 한 끼 밥 먹을 시간쯤 지나서야 겨우 삼 리(里) 남짓한 거리에서 돌아와 앞에 서더니 팔짱을 끼고 말했다.
“사부님, 이것이 바로 날아올라 구름을 타는 것입니다.”
조사가 웃으며 말했다.
“이것은 구름을 탄다고 할 수 없고, 겨우 구름을 기어올랐을 뿐이다.”
손오공은 재주넘기를 하면서 땅바닥을 스치듯 날아도 겨우 그 정도 높이였고, 반나절을 가도 삼 리 정도밖에 가지 못했으니, 구름에 기어올랐다고 할 수도 없었다.
조사는 구름을 타는 이점을 설명했다. 하루면 사해팔황(四海八荒)을 유람할 수 있고, 오고 가는 것이 자유로우며,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엉덩이를 한번 들썩하면 도착하는데,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의 공부였다.
오공이 말했다.
“이건 어렵습니다, 참으로 어렵습니다.”
조사가 말했다.
“세상에 어려운 일은 없고 오직 마음이 있느냐가 문제일 뿐이다.”
그렇다! 마음을 먹은 사람이 더 많이 얻는다. 소위 ‘능숙한 사람에게는 어렵지 않고, 어려운 사람은 능숙하지 못하다’는 말이다. 사부가 편파적인 마음으로 가르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당신의 접수 능력이 그 정도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많이 가르쳐도 담지 못한다. 어려움은 바로 당신이 실을 수 있는 그렇게 큰 마음이 없다는 데 있다.
기회는 늘 준비된 사람에게 돌아간다. 처음 몰래 법을 전수한 것을 제외하고, 이 두 번의 시험은 모두 여러 사람들 앞에서 직접 지도한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저 구경거리로 여길 뿐, 아무도 이 기회에 사부에게 더 가르쳐 달라고 청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모두 오공의 목표가 장생(長生)임을 알고 있었는데, 그 목표가 너무 높아 그들이 눈에는 바라볼 수는 있으나 도달할 수는 없는 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것이 그다지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했고, 심지어 오공이 해낼 거라 믿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사부가 오공을 지도하는 것을 그저 구경거리로 여겼을 뿐이다.
시험 삼아 물어보자, 자고로 장생불로(長生不老)를 이룬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
이들은 스스로를 잘 알고 있었으며, 자신들을 그 드문 소수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심지어 감히 생각조차 못 하는 일을 어찌 쟁취할 수 있겠는가. 속인 마음을 지니고 수련한다면, 장생은 하늘에 오르기보다 더 어렵다. 그러나 속세를 벗어나려는 마음(出塵之心)을 가지고 수련한다면, 장생은 이치상 당연한 일이 된다.
이 세상의 어려운 일들은 모두 당신이 마음 먹고 극복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쉬운 일들은 모두 마음을 써서 했기 때문이다. 스스로 정한 목표가 다르니, 이루고자 하는 소원 역시 다를 수밖에 없으며, 그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그러므로 마음속으로 시기하고 남이 잘되는 것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은 모두 무능한 무리들의 무능한 행위이다. 입만 열면 “어디를 가든 나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일수록 실은 이 마음이 부족한 것이다.
당신의 마음이 남을 용납하지 못하는 소인배의 마음인데, 어찌 그 하늘처럼 큰 조화(造化)를 담을 수 있겠는가. 도둑이 고기를 먹는 것만 보면서 도둑이 매 맞는 것은 보지 못하는 격이다. 지불하는 노력이 다른데, 어찌 같은 결과를 얻겠는가. 사람은 속일 수 있어도 하늘은 속일 수 없다. 수련의 일은 절대적으로 공평하다. 스스로 남보다 못하다고 느낀다면, 오직 안으로 찾는 한갈래길만이 있을 뿐이다. 다른 생각은 모두 비뚤어진 마음이고 삿된 생각(歪心邪念)이니, 빨리 끊어내야 한다.
오공이 감히 장생을 염원할 수 있었던 것은 천담(天膽)을 삼킬만한 담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세상에 온 목적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고 있었다. 목표를 정하자마자 즉시 행동으로 옮겼고, 바다를 건너 밝은 스승을 찾아 나섰다. 스승을 찾은 후에는 백방으로 기연(機緣)을 붙잡아 법을 구했으니,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마음이 있는 사람의 인연에는 굴복하는 법이다.
그래서 조사가 구름을 타는 신비하고 오묘함을 설하는 것을 듣자, 오공은 즉시 기회를 잡고 올라탔다.
“사부님, 사람이 되려면 철저해야 합니다. 아예 큰 자비를 베푸시어 이 구름을 타는 법을 한꺼번에 제게 전수해 주십시오. 절대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짧은 몇 마디 말이지만 사다리를 놓고, 또 높은 모자를 씌워주고, 결심까지 표시했다. 노 사부는 흡족하여 온몸이 편안하고 정신이 맑아졌으며, 마침내 큰 자비를 베풀어 더 좋고, 손오공에게 더 적합한, 보물처럼 숨겨두었던 근두운(觔斗雲)까지 꺼내주었다. 손오공 역시 영리하여 구결을 얻자마자 사부가 가르쳐준 동작 요령대로 즉시 시험했다. 과연 재주넘기 한 번에 십만 팔천 리를 날아갔다. 십만 팔천은 천지(天地)의 수이며, 일념이면 온 우주를 주유하여 천지에 통하고 이르지 않는 곳이 없다는 것을 암시한다.
여러 사람들이 이를 보고 모두 즐거워하며 웃었다.
“오공이 복을 얻었다! 이 법을 익히면 남에게 보조병 노릇이나 문서 전달, 보고서 전달 등을 해주어 어디든 가서 밥벌이는 하겠구나.”
보라, 이것이 바로 격차이다. 하늘을 뒤흔들 만한 큰 재주임에도 속인의 마음으로 보면, 그저 밥벌이 수단일 뿐이고 별거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진전(真傳)을 얻지 못한 이유이다. 그들을 아무리 때려죽여도 손오공이 이 재주로 천궁(天宮)까지 쳐들어갈 것이라고는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속인의 마음을 지니고 수련한다면, 영원히 장식품에 불과하다. 기껏해야 보통 속인 마음이 문제를 일으켜 모순을 만들고 말썽을 부려서, 진정으로 수련하는 사람들을 단련하고 정화시키는 반면 교사가 될 뿐이다. 남들은 수련해 올라갔는데, 당신은 여전히 제자리에 맴돌며 속을 끓이니, 그 머리는 사고(思考)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밟히라고 있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버리지 않으면 수련이란 하늘에 오르기보다 더 어렵다.
하지만 진수제자에게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하늘에 오르는 것이 얼마나 번거로운가. 집착을 제거하고 네 머리 위를 올라가듯이,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히 나아가면 수련이 더 견고해지지 않겠는가?
같은 사부에게 배우고 같은 법을 수련하지만, 심성(心性)이 다르기 때문에 천차만별의 어떤 심성이든 다 나타난다. 남은 어려움 속에서 승화하지만, 당신은 어려움 속에서 저울추가 되어 사람의 마음에 천 근의 무게를 달고, 반면교사가 되어 다른 사람의 깨달음을 일깨운다. 수련해 올라가지 못하고 길을 막고 문제를 일으키니, 진정으로 수련하는 사람이 당신을 밟지 누구를 밟겠는가? 수련의 일은 사양할 필요가 없으며, 난이 닥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누가 깨달으면 누가 얻는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8576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