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견망】
양연소 [지청(志清)/에포크타임스]
일무천(一畝泉)은 본래 서당박(西塘泊)이라 불렸으며, 보정(保定) 8경 중 하나인 계거환청(鷄距環淸)의 발원지다. 옛날에는 그 주변 수십 리 안에 샘줄기가 그물처럼 밀집해 있어 보정시의 주요 수원지 중 하나였기에 보정의 어머니 샘으로도 불렸다.
일무천 마을의 풍경은 시와 그림처럼 아름다워 강남(江南)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았으며, 역대로 수많은 문인과 명사들이 이곳에 살았다.
그런데 이 일무천의 기원은 더욱 신기하다. 현지 백성들은 이 샘이 북송의 명장 양연소가 장창으로 찔러서 나온 것이라고 말한다. 장창으로 어떻게 물을 솟게 했을까? 그것은 현지에 천년 동안 전해 내려오는 양연소 삼전악룡(楊延昭三戰惡龍)의 전설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다.
교룡(蛟龍)의 악행
현재 하북성 경내 보정시는 북송 전기에는 보주(保州)에 속했으며, 송나라와 요나라가 교전하던 전선이었다. 이곳은 수량이 풍부하고 풍경이 아름다워 마치 변방의 강남과 같았기에 많은 백성이 모여 평안히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교룡 한 마리가 나타났다. 교룡은 이곳의 풍광이 아름다운 것을 보고 강에 자리를 잡았는데, 시간이 흐르자 악행을 저지르기 시작했다. 이 용은 수백 년의 도행(道行)이 있어 이미 사람 모습[人形]으로 변할 수 있었다. 용은 사람의 형상으로 나타나 현지 백성들에게 어린아이를 제물로 바칠 것을 요구했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홍수를 일으켜 마을을 잠기게 했다. 마을 어부들이 의협심을 발휘해 이 악룡을 제거하고 마을 사람들을 보호하려 했으나, 실력 차이가 너무 커서 도리어 악룡의 먹이가 되고 말았다. 현지 백성들은 어쩔 수 없이 눈물을 머금고 집을 높은 곳으로 옮겨야 했다.
그러나 교룡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다시 홍수를 일으켜 부근을 온통 바다로 만들었으며, 미처 피하지 못한 백성들이 무수히 죽거나 다쳤다. 이때 마침 양연소가 변방을 순찰하다가 이곳을 지나게 되었다. 그는 백성들의 눈물 어린 호소를 듣고 즉시 근처 수군 대채에 전령을 보내 수전에 능한 관병 한 부대를 불러들여 악룡 포획에 나섰다.
얼마 후 인원과 선박 등 장비가 갖춰지자 양연소는 장수들을 이끌고 전선을 몰아 강에서 교룡과 마주쳤다. 양연소가 먼저 창을 들고 맞섰고 장수들도 일제히 달려들어 화살을 쏘고 그물을 던지며 창으로 찔렀다. 수십 합의 격전이 벌어졌으나 이상하게도 악룡은 도검이 통하지 않았고 오직 양연소만이 상처를 입힐 수 있었다. 싸움이 평행선을 달리자 양연소는 거짓으로 틈을 보이며 뒤로 물러났다. 교룡이 피 냄새를 맡고 뒤쫓아오자 그는 몸을 돌려 양가창법의 절기인 회마창(回馬槍)을 휘둘렀다. 교룡은 피할 겨를도 없이 배에 커다란 상처가 나 혈투를 벌이며 강바닥으로 가라앉았고 다시는 떠오르지 않았다. 기슭에서 지켜보던 백성들이 달려와 양연소와 장수들에게 감사를 표했으나, 양연소는 악룡이 죽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군사들과 함께 잠시 마을에 머물렀다.
북송 곽충서(郭忠恕) 《설제강행도(雪霽江行圖)》. (대북 고궁박물관 제공)
다음 날, 과연 악룡이 다시 나타나 난동을 부렸다. 이 용은 사람의 모습으로 변해 마을 사람들에게 매일 아이 두 명을 바치라고 협박하며, 그러지 않으면 더 큰 재앙을 내리겠다고 위협했다. 소식을 들은 양연소가 다시 관병을 이끌고 나섰다. 용은 물속으로 뛰어들며 양연소에게 포효했다. “너와 나는 아무런 원한도 없는데 왜 기어코 나를 죽이려 드느냐! 양연소, 네가 나를 너무 심하게 핍박하는구나!”
그러자 양연소가 부릅뜬 눈으로 꾸짖었다.
“이 못된 짐승아! 네가 식욕을 채우려 백성을 살해했으니 이는 하늘의 이차가 용납하지 않는다. 어서 항복하지 못할까!”
말이 끝나기 무섭게 교룡이 큰 파도를 일으켜 전선을 뒤엎었고 양연소도 거대한 물결에 휩쓸려 강바닥으로 빠졌으나, 그는 신속하게 수면으로 헤엄쳐 나와 전선 갑판 위로 뛰어올랐다. 악룡이 다시 습격해 오자 양연소는 양가창법으로 응수했고, 교룡에게 상처를 입힌 뒤 허리춤의 보도(寶刀)를 뽑아 교룡의 허리를 두 토막 냈다. 용은 다시 물속으로 가라앉아 자취를 감췄다.
전투가 끝난 후에도 양연소는 악룡이 다시 살아날까 염려하여 방심하지 않았다. 그는 처소로 전령을 보내 태조 황제가 하사하신 갑옷과 보검을 가져오게 했고, 병사들에게는 백성들의 뒷수습을 돕게 했다. 자신은 홀로 백마를 끌고 제방에 앉아 정좌한 채 신명(神明)께 요괴를 물리칠 힘을 달라고 기도했다.
오십 리를 잠류해, 악룡이 영원히 사라지다
또 다른 날, 사악한 교룡은 더욱 광포해졌다. 기운이 크게 상했다는 핑계로 백성들에게 매일 아이 세 명을 바치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때 황제가 하사한 은갑옷과 보검이 도착했다. 양연소는 이 악룡의 도행(道行)이 예사롭지 않음을 알고 장수들에게 백성들을 돌보게 한 뒤 따라오지 말라고 명했다. 그는 혼자 무장을 갖추고 하사받은 보검을 찬 채 평소 쓰던 소영점금창(素纓蘸金槍)을 들고 백마를 타고 강가로 나가 악룡을 찾았다.
양육랑. (천외객/정견망 제공)
얼마 지나지 않아 강에서 악룡의 종적을 발견했다. 악룡은 양연소를 보자 본모습을 드러내며 달려들었다. 이때 광풍이 몰아치고 거친 물결이 하늘을 찔렀다. 양연소가 탄 백마도 백룡(白龍)으로 변해 양연소를 태우고 맞서 싸웠다.
악룡의 진짜 신체는 이전보다 몇배나 거대해졌다. 몸집의 우세를 이용해 양연소를 한입에 삼키려 했으나, 그가 입은 하사받은 호신 갑옷이 워낙 견고하여 악룡의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도 소용이 없었다. 그러나 진신(真身)이 드러난 악룡의 회복력은 이전보다 훨씬 강해 양연소가 여러 차례 상처를 내도 금세 아물었다. 둘은 수없이 합을 겨루었으나 승부가 나지 않았다.
한참 싸우던 중 양연소는 기지를 발휘해 백룡의 힘을 빌려 땅에서 수 장 높이로 솟구쳐 올랐다. 그리고 온 정신을 집중해 평생의 힘을 다해 소영점금창을 교룡의 배를 향해 힘껏 던졌다. 창은 번개처럼 용의 배를 관통했고, 꼬챙이에 꿴 것처럼 교룡의 몸을 강바닥에 고정해 버렸다. 양연소는 즉시 보검을 뽑아 용의 머리와 사지를 잘라 근처 제방 위로 던져버렸다.
여전히 안심할 수 없었던 양연소는 호령했다. “오십 리를 잠류하여 악룡의 흔적을 영원히 없애라!” 그는 물속으로 뛰어들어 소영점금창을 붙잡고 다시 강바닥을 내리꽂았다. 그러자 교룡의 몸체가 요동치며 아래로 파고들더니 곧 조용해졌고 악룡은 완전히 사라졌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용이 이 강 아래로 오십 리나 되는 잠류(潛流, 지하로 흐르는 물줄기)를 뚫어놓았고, 마지막에 물이 거세게 뿜어져 나와 샘을 형성했다. 이 샘물이 바로 후세에 유명해진 일무천이다.
용의 해악을 뿌리 뽑은 후 양연소와 장수들은 이곳 백성들에게 불법을 믿고 선을 행하도록 가르쳤으며 지방도 날로 번창했다. 천백 년 동안 끊이지 않고 솟아난 이 샘물 덕분에 산천의 경치는 예전보다 더욱 아름다워졌고 백성들은 이를 보정의 어머니 샘이라 불렀다. 양연소가 악룡과 세 번 싸운 영웅 전설 또한 현지 민간에서 천여 년 동안 구전되어 내려오고 있다.
후세 문인은 《영보정일무천(詠保定一畝泉)–보정의 일묘천을 읊다》라는 시를 지어 이 이야기를 기록했다.
서당박에서 교룡이 나타나 사술(邪術)을 펼치네.
바람을 일으키고 물세를 빌려 아이를 약탈해 먹는구나.
중생들 화를 입어 황망히 문을 걸어 잠그는데,
연소가 군대를 이끌고 말을 달려 변방을 순찰하다
참혹한 광경 목격하니 의분이 가슴에 사무쳤네
出蛟西塘泊,孽龍施邪術。
掀風借水勢,強掠幼童吃。
眾生遭禍害,惶惶閉家宅。
延昭領軍來,馳馬巡關塞。
目睹此景慘,義憤填心魄。
보검 휘둘러 요괴 베고 창으로 사악함을 찌르네.
창 찌르며 호령함은 백성을 위해 교룡을 제거함이라.
오십 리를 잠류하니 악룡의 자취 영원히 끊겼네.
이후로 강물은 땅속으로 오십 리를 흘러가,
다시 샘구멍에서 나와 일무천을 이뤘다네.
誅妖揮寶劍,滅邪梃槍刺。
邊戳邊喝令。爲民除蛟逆。
潛流五十裏,孽龍永絕跡。
從此界河水,地底行半百。
再從泉眼出,彙成一畝泉。
그러나 양연소가 악룡을 벤 지 천여 년이 지난 후, 중공이 문화대혁명을 일으키면서 역사와 문화의 도시였던 보정도 순식간에 큰 피해를 보았다. 북악묘(北嶽廟), 진국선사(鎮國禪寺), 명복석굴(明伏石窟), 와불사(臥佛寺) 등 명승고적이 파괴되었고 수만 명이 무력 충돌에 휘말려 목숨을 잃었다. 일무천의 물 또한 문화대혁명 이후 말라버려 더 이상 흐르지 않게 되었다.
참고 사료:
양가장외전(楊家將外傳) 허베이소년아동출판사 1986년 출간 자오윈옌(趙雲雁) 수집 정리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8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