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이(心怡)
【정견망】
많은 점술가가 한 사람의 일생을 상당히 정확하게 추산해 내는 것은 고대에는 그리 희귀한 일이 아니었다. 다만 어떤 이들은 사람들에게 더욱 깊은 믿음을 주기 위해, 결정적인 순간에 ‘복선’을 남겨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도 했다.
고서 《정명록(定命錄)》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장가정(張嘉貞)이 아직 출세하기 전, 몹시 가난하던 시절의 일이었다. 한 번은 성 동쪽 길에서 점을 치는 노인을 보고 가르침을 청했다. 그러자 노인은 종이 두 권을 건네주며, 그 안에는 그의 일생 동안의 관직과 봉록이 시작부터 끝까지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고 말했다. 노인은 그것을 봉인하며 절대 미리 열어보지 말고, 오직 하나의 관직 임기가 끝날 때마다 해당 부분을 열어보라고 당부했다.
훗날 장가정이 임기를 마칠 때마다 뜯어보니, 그 안의 내용은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적중했다. 시간이 흘러 기록에는 그가 모 주의 자사가 되고, 또 정주의 자사가 된다고 적혀 있었다.
그가 병이 깊어 세상을 떠나려 할 때, 그는 생각했다.
“나에게는 아직 열어보지 않은 관직 기록이 한 권 더 남아 있는데, 어찌 벌써 죽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상황이 이미 이러하니, 차라리 열어보는 게 낫겠구나.”
그리하여 마지막 권을 펼치자, 그 안에는 글자 空 자 하나뿐이었다. 장가정은 그 직후 숨을 거두었다.
사람의 일생은 이미 정해진 운명이 있는 듯하다. 관직의 승진부터 수명의 길고 짧음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모두 안배되어 있다. 그리고 마지막의 ‘공(空)’이라는 글자는 결말인 동시에, 모든 것이 결국 무(無)로 돌아간다는 깨우침이기도 하다.
단순히 점이 잘 맞는 이야기라면 그리 특별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이야기가 후세에 기록되어 전해지는 이유는 바로 그 마지막 ‘공(空)’의 한 획에 있습니다. 앞 권에서는 층층이 예언이 들어맞다가, 임종 직전에 펼친 뒷 권에서 오직 空자 하나만 있음을 발견하는 그 반전이야말로, 점술 노인의 깊은 뜻과 고명함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