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춘
【정견망】

청동 조각상의 기단에는 “Let Us Beat Swords Into Plough Shares”라고 새겨져 있는데, 중문의 대의는 ‘주검위리(鑄劍爲犁)’다. (공유 영역)
뉴욕 유엔 본부에는 ‘주검위리(鑄劍爲犁 칼을 녹여 보습을 만든다)’라는 이름의 청동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조각상 속의 남자는 한 손에는 망치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칼을 고쳐 만든 보습을 들고 있다. 이는 전쟁을 종결하고 살인 무기를 생산 도구로 바꾸어 전 인류를 복되게 하려는 인류의 아름다운 숙원을 상징하며, 세계 각국 인민들이 천백 년간 갈망해 온 평화에 대한 위대한 꿈을 대표한다.
제1차 세계평화대회 개최를 기념하기 위해 소련 조각가 예브게니 부체티치(Yevgeny Vuchetich)가 이 청동 조각상을 창작했다. 그리고 1959년 당시 소련 정부가 유엔에 기증하여 영구 기념물로 남겼으며, 지금까지도 유엔 빌딩 앞 광장 정원에 놓여 있다.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이미 2500년 전 공자(孔子)와 그의 세 제자가 미래의 뜻을 담론할 때 ‘주검위리’의 원대한 이상을 제시했으니, 역사에서는 이를 ‘농산언지(農山言志 농산에서 포불를 말하다)’라 부른다.
《공자가어•치사제팔(孔子家語•致思第八)》에 따르면, 공자가 북으로 농산(農山)에 유람할 때 자로(子路), 자공(子貢), 안연(顏淵)이 곁에서 모셨다.
공자가 사방을 멀리 바라보며 탄식하며 말했다.
“여기서 생각을 지극히 하면 이르지 못할 곳이 없구나. 너희 각자의 뜻을 말해보아라. 내가 장차 선택하리라.”
자로가 나아가 말했다.
“저는 달과 같은 백우(白羽)와 해와 같은 적우(赤羽)를 얻고, 종고(鍾鼓) 소리가 위로 하늘을 진동하며, 기치가 어지러이 아래로 땅을 뒤덮기를 원합니다. 제가 한 무리를 당해 적을 대적한다면, 반드시 천 리 땅을 물리치고 깃발을 뽑으며 적의 귀를 벨 것입니다. 오직 저만이 이를 능히 할 수 있으니, 두 사람이 저를 따르게 해주십시오.”
공자가 “용맹하구나!”라고 했다.
자공이 다시 나아가 말했다.
“저는 제(齊)나라와 초(楚)나라가 광활한 들판에서 합전(合戰)하게 하여, 두 진영이 서로 마주 보고 먼지가 서로 맞닿으며 칼날을 세워 교전하려 할 때, 제가 흰 옷과 흰 관을 쓰고 그 사이에서 설파하여 이해관계를 추론하고 나라의 근심을 풀기를 원합니다. 오직 저만이 이를 능히 할 수 있으니, 저 두 사람이 저를 따르게 해주십시오.”
공자가 “변재(辯才 변론하는 말재주)가 있구나!”라고 했다.
안회(顏回)는 물러나 대답하지 않았다.
공자가 “회(回)야! 이리 오너라. 너는 어찌 홀로 원하는 바가 없느냐?”라고 물었다.
안회가 대답하기를 “문무(文武)의 일은 두 사람이 이미 말했으니, 제가 무엇을 말하겠습니까?” 했다.
공자가 “비록 그러하나 각자 너의 뜻을 말해보아라. 소자(小子)야 말해보아라.”라고 했다.
이에 안회가 대답했다.
“제가 듣기로 훈초(薰蕕, 향풀과 고약한 풀)는 같은 그릇에 담지 않고, 요(堯)임금과 걸(桀)왕은 같은 나라에서 다스리지 않으니, 이는 그 종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명왕성주(明王聖主)를 얻어 보좌하며, 오교(五教)를 펴고 예악(禮樂)으로 인도해, 백성들이 성곽을 수리하지 않고 해자를 넘지 않게 하며, 칼과 창을 녹여 농기구를 만들고, 소와 말을 들판에 풀어 기르며, 집집마다 이별의 근심이 없고 천 년 동안 전쟁의 환란이 없기를 원합니다. 그리되면 자로는 그 용맹을 펼 곳이 없고, 자공은 그 변재를 쓸 곳이 없을 것입니다.”
공자께서 늠연히 말씀하시기를 “아름답구다, 덕(德)이여!” 하셨다.
자로가 손을 들고 “선생님께서는 어느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라고 물었다.
공자는 “재물을 손상하지 않고, 백성을 해치지 않으며, 번잡한 말을 하지 않은 것은 곧 안씨(顏氏)의 아들이 가졌구나.”라고 했다.
이처럼 현대 유엔의 ‘주검위리’ 청동 조각상이 표현하는 함의는 중국 옛사람의 ‘주검극이위농기(鑄劍戟以爲農器, 칼과 창을 녹여 농기구로 만들다)’의 뜻과 비슷한 함의가 있다.

《공자성적도》 중 ‘농산언지’. (공유 영역)
사실 중국 고대의 여러 역사 문헌 속에서 이 이야기는 다른 세 가지 버전이 더 존재한다.
첫째는 《한시외전•권칠(韓詩外傳•卷七)》이다. 공자가 경산(景山) 위에서 유람할 때 자로, 자공, 안연이 따랐다. 공자가 “군자는 높은 곳에 오르면 반드시 시를 짓는다. 얘들아 각자 원하는 바를 말해보아라. 내가 너희를 일깨워주리라.” 했다.
자로가 말하기를 “저는 긴 창을 휘둘러 삼군을 휩쓸고, 뒤에는 굶주린 호랑이가 있고 앞에는 원수가 있을지라도 교룡처럼 용솟음쳐 나아가 두 나라의 재난을 구하기를 원합니다.” 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용사로구나!” 하셨다.
자공이 말하기를 “두 나라가 난을 겪고 장사들이 진을 치며 먼지가 하늘을 덮을 때, 저는 한 자의 무기도 한 말의 식량도 가지지 않고 두 나라의 난을 풀겠습니다. 저를 기용하는 자는 존속할 것이요, 저를 기용하지 않는 자는 망할 것입니다.” 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변사로구나!” 하셨다.
안연은 원하지 않았다. 공자가 “회야, 어찌 원하지 않느냐?” 하자 안연이 말하기를 “두 분이 이미 원하셨기에 감히 원하지 못하겠습니다.” 했다.
공자가 “다르다, 뜻은 각자 일이 있는 법이다. 네 소원을 말해보아라, 내가 너를 일깨워주리라.” 하셨다.
안연이 말하기를 “작은 나라를 얻어 보좌하기를 원합니다. 임금은 도로써 제압하고 신하는 덕으로써 화하게 하며, 군신이 한마음이 되고 안팎이 서로 응하게 하겠습니다. 열국 제후들이 의를 따르고 풍속을 향하지 않음이 없으며, 장정들은 달려와 나아가고 노인들은 부축받으며 이를 것입니다. 가르침이 백성에게 행해지고 덕이 사방 오랑캐에 베풀어지면, 병기를 버리고 사방 문으로 모여들지 않음이 없을 것입니다. 천하가 다 영구한 안녕을 얻고 벌레들까지도 각자 그 본성을 즐기며 어진 이를 등용하고 능력 있는 자를 부려 각자 그 일을 맡게 할 것입니다. 이에 임금은 위에서 편안하고 신하는 아래에서 화합하여, 팔짱을 끼고도 무위(無爲)로 다스려지며 동작이 도에 맞고 종용히 예에 맞을 것입니다. 인의를 말하는 자는 상을 주고 전투를 말하는 자는 죽일 것입니다. 그러하면 자로가 어디로 나아가 구하겠으며, 자공이 무슨 난을 풀겠습니까?” 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성사(聖士)로구나! 대인(大人)이 나오면 소인이 숨고, 성자(聖者)가 일어나면 현자(賢者)가 엎드리는 법이다. 회가 집정한다면 자로와 자공이 어찌 그 능력을 펼치겠느냐!” 하셨다.
둘째는 《한시외전•권구(韓詩外傳•卷九)》이다. 공자가 자공, 자로, 안연과 융산(戎山) 위에서 유람했다.
공자가 탄식하며 말씀하시기를 “너희 각자 뜻을 말해보아라. 내가 살펴보리라. 유(由, 자로)야 너는 어떠하냐?” 하셨다.
“달과 같은 백우와 해와 같은 적우를 얻고, 종고를 치는 소리가 위로 하늘에 들리고 아래로 땅에 꽂히게 하며, 장수가 되어 이를 공격하게 하신다면 오직 저만이 할 수 있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용사로구나! 사(賜, 자공)야 너는 어떠하냐?” 하셨다.
“소복에 흰 관을 얻어 두 나라 사이를 사신으로 가는데, 한 치의 병기와 한 말의 식량도 가지지 않고 두 나라를 형제처럼 친하게 만들겠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변사로구나! 회야 너는 어떠하냐?” 하셨다.
대답하기를 “어물(鮑魚)은 난초(蘭茝)와 같은 상자에 담지 않고, 걸왕과 주왕은 요임금과 순임금과 같은 때에 다스리지 않습니다. 두 사람이 이미 말했으니 제가 무엇을 말하겠습니까?” 했다.
공자가 “회에게 비루한 마음이 있구나.” 하시자,
안연이 말하기를 “명왕성주를 얻어 보좌하여, 성곽을 수리하지 않고 해자를 파지 않으며, 음양이 조화롭고 집집마다 넉넉하고 사람마다 풍족하게 하며, 창고의 병기를 녹여 농기구를 만들기를 원합니다.” 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대사(大士)로구나! 유야 이리 오너라, 구구한 네가 무엇을 공격하겠느냐? 사야 이리 오너라, 편편(便便, 말 잘하는 모양)한 네가 무슨 사신을 가겠느냐? 원컨대 관을 쓰고 너의 재상(宰)이 되고 싶구나.” 하셨다.
셋째는 《설원•지무(說苑•指武)》이다. 공자가 북으로 유람하여 동쪽으로 농산에 오르니 자로, 자공, 안연이 따랐다. 공자가 탄식하며 말씀하시기를 “높은 곳에 올라 아래를 굽어보니 사람의 마음을 슬프게 하는구나. 너희 각자 뜻을 말해보아라, 내가가 듣고자 하노라.” 하셨다.
자로 말하기를 “달과 같은 백우와 해와 같은 적우를 얻고, 종고 소리가 위로 하늘에 들리며 기치가 나부껴 아래로 땅을 뒤덮을 때, 제가 군사를 일으켜 공격한다면 반드시 천 리 땅을 물리칠 것이니 오직 저만이 할 수 있습니다. 저 두 사람이 저를 따르게 해주십시오.” 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용사로구나! 분분(憤憤)한 자로다!” 하셨다.
자공이 말하기를 “저는 제나라와 초나라가 넓은 들판에서 합전해 두 진영이 상당하고 기치가 마주 보며 먼지가 서로 맞닿아 교전하려 할 때, 제가 흰 옷과 흰 관을 쓰고 칼날 사이에서 설파하여 두 나라의 환란을 풀기를 원하니 오직 저만이 할 수 있습니다. 저 두 사람이 저를 따르게 해주십시오.” 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변재 있는 선비로구나! 선선(仙仙, 춤추듯 가벼운 모양)한 자로다!” 하셨다.
안연만이 홀로 말하지 않자 공자가 “회야 이리 오너라, 너는 어찌 홀로 원하는 바가 없느냐?” 하셨다.
안연이 말하기를 “문무의 일은 두 사람이 이미 말했으니 제가 어찌 감히 참견하겠습니까!” 했다.
공자가 “네 마음이 비루함에 가담하지 않는다면 다만 말해보아라.” 하시자,
안연이 말했다.
“제가 듣기로 어물과 난초는 같은 상자에 담지 않고 요, 순과 걸, 주는 같은 나라에서 다스리지 않는다 했습니다. 두 사람의 말은 저의 말과 다릅니다. 저는 명왕성주를 얻어 보좌하여, 성곽을 수리하지 않고 해자를 넘지 않으며 칼과 창을 단련해 농기구를 만들어 천하에 천 년 동안 전쟁의 환란이 없게 하기를 원합니다. 이와 같으면 자로가 어찌 분분하게 공격하며 자공이 또 어찌 선선하게 사신을 가겠습니까?” 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아름답구나 덕이여! 요요(姚姚, 크고 높은 모양)한 자로다!” 하셨다.
자로가 손을 들고 묻기를 “선생님의 뜻을 듣고 싶습니다.” 하자,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원하는 바는 안씨의 계책이다. 나는 의관을 갖추고 안씨의 아들을 따르고 싶구나.” 하셨다.

공자의 《슬경유비(瑟儆孺悲)》 고사는 “성인은 무위의 일에 처하고 말 없는 가르침을 행한다”는 노자의 말과 부합한다. (공유 영역)
[역주: 슬경유비란 공자가 제자 유비(孺悲)를 대할 때의 일화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거문고를 타서 유비에게 경고를 주었다는 뜻이다]
성인의 말씀은 모두 그 제자나 후인들이 기억이나 전설에 근거해 정리한 것이기에 반드시 문자상의 차이가 있다. 상술한 네 가지 버전은 비록 각기 차이가 있고 표현하는 언어도 같지 않으나, 구조적 순서와 주제는 기본적으로 일치한다. 모두 ‘공문삼걸(孔門三傑)’이 각자의 인생 포부를 진술하는 것을 통해 유가(儒家)의 예치(禮治)와 인애(仁愛)를 중심으로 한 사회 윤리 도덕 관념을 보여준다.
공문의 세 큰 제자 중 자로는 용맹으로 유명하고, 자공은 변재에 뛰어났으며, 안회는 덕으로 승리했으니, 말하자면 자로는 공(功)을 세웠고 자공은 말(言)을 세웠으며 안회는 덕(德)을 세운 것이다. 이는 공문 제자들이 공업을 세우려는 웅대한 소망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유가의 인의(仁義)로 나라를 다스리려는 위대한 이상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안회가 덕으로 성왕을 보좌하고 예악으로 나라를 다스려, 백성들이 안심하고 살며 즐겁게 일하고, 병기를 농기구로 바꾸어 전쟁의 불길로부터 멀어지며, 노인은 봉양을 받고 어린이는 의지할 곳이 있으며 사회가 안녕하고 천하가 태평하기를 뜻한 것은 곧 ‘주검위리’의 정치적 주장이다. 이는 오늘날 세계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는 데 일정한 현실적 의미가 있다.
원문위치: https://www.zhengjian.org/node/274927
